첫걸음부터 찌릿하다면… 족저근막염, 조기 진단과 치료 중요해

2025-08-05     강지선 기자
판교 삼성마디탑정형외과 노진욱 원장이 족저근막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 노진욱 원장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첫발을 내딛는 순간 발뒤꿈치에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잠에서 깨어 일어날 때나,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다시 움직이려는 순간 발바닥 앞쪽이나 뒤꿈치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판교 삼성마디탑정형외과 노진욱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발바닥 깊숙이 자리한 두꺼운 섬유띠인 족저근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족저근막은 체중을 지탱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보행 시 발의 아치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구조물이다. 하지만 과도하게 사용되거나 반복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근막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이 손상이 누적되면서 염증으로 이어진다"라고 했다. 

노 원장에 따르면 처음에는 아침 첫걸음에만 통증이 생기다가 점차 오래 서 있거나 걷는 중에도 불편함이 나타나고, 상태가 더 진행되면 일상적인 활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발을 딛는 것조차 고통스럽고, 보행이 무너져 허리나 무릎 등 다른 관절까지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족저근막염의 위험이 더 커진다. 샌들, 슬리퍼, 쪼리처럼 밑창이 얇고 충격 흡수 기능이 부족한 신발을 자주 신기 때문이다. 이런 신발은 발바닥에 전달되는 하중을 제대로 분산하지 못하고 오히려 근막에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쪼리는 발가락으로 끈을 잡아야 하는 구조라 근막에 지속적인 긴장을 유도하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노진욱 원장은 "장시간 서 있는 직업군, 체중이 급격히 증가한 경우, 혹은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다가 갑자기 활동량이 많아진 경우에도 족저근막염이 생기기 쉽다. 또한 평발이나 아치가 과도하게 높은 오목발을 가진 사람은 구조적으로 족저근막에 더 많은 하중이 실리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며 "진단은 비교적 간단하다. 발뒤꿈치를 누를 때 통증이 있거나, 발가락을 몸 쪽으로 젖혔을 때 통증이 유발된다면 의심할 수 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근막이 얼마나 두꺼워졌는지 확인하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치료는 대부분 수술 없이 가능하다. 족저근막염 환자의 90% 이상은 비수술적 치료만으로 증상이 호전된다. 염증이 심할 경우 약물치료나 물리치료가 이뤄지고, 증상이 지속되면 체외충격파나 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가 시행된다.

노진욱 원장은 "체외충격파 치료는 통증 부위에 충격을 가해 염증을 줄이고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간단한 외래 시술로 가능하며,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병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사치료는 초음파를 이용해 염증 부위를 실시간 확인한 뒤 약물을 정확히 주입하는 방식으로, 약물 효과를 극대화하고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다."라면서 "도수치료를 병행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치료사의 손으로 직접 진행되는 수기 치료는 발바닥 근막의 긴장을 줄이고 주변 관절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족저근막염으로 인해 바뀐 보행 습관이 무릎이나 허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기에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필수다. 굽이 높거나 낮은 신발보다는 쿠션이 충분하고 아치를 지지해주는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에는 통기성뿐 아니라 기능성까지 고려한 신발 선택이 중요하다. 하루 종일 서 있거나 많이 걷는 날에는 중간중간 스트레칭이나 휴식을 통해 발바닥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노진욱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단순한 발 통증이 아니라,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근막에 손상이 반복적으로 누적된 결과일 수 있다”며 “흔한 질환이지만 방치하면 만성화되기 쉽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수 있다. 증상이 시작됐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치료 이후에도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재발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