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인대 파열, 방치하면 관절염까지… 조기 치료가 관건

서울이즈정형외과 김주영 원장 “무릎 부상은 기능과 안정성까지 돌아와야 완치에 가까워"

2025-08-04     강지선 기자
서울이즈정형외과 김주영 원장. 사진 서울이즈정형외과

무릎은 걷고 앉고 뛰는 일상적인 동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관절 중 하나다. 그만큼 부상 위험도 높다. 특히 축구나 테니스처럼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거나 점프 후 착지를 반복하는 스포츠에서는 ‘십자인대 파열’ 같은 외상성 손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 중심부에 위치한 인대로, 무릎의 앞뒤 안정성을 책임진다. 대퇴골과 경골을 X자 형태로 이어주면서 무릎이 흔들리거나 어긋나지 않도록 지탱해준다. 십자인대는 전방과 후방 두 가지로 나뉘는데, 이 중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되는 일이 더 흔하다. 파열이 발생하면 무릎 안쪽에서 ‘뚝’ 소리가 나거나, 움직일 때 무언가 밀리는 듯한 불안정한 느낌이 들고, 통증과 부종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십자인대는 구조적으로 자연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그런데도 통증이 며칠 지나면 가라앉기 때문에 파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는 일이 종종 있다. 하지만 손상을 그대로 두면 관절 내 다른 구조물까지 손상이 퍼질 수 있고, 반복되는 무릎 불안정성은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열이 의심되면 빠르게 진단을 받고, 손상 정도에 따라 맞춤 치료를 받아 관절을 보호해야 한다.

부분 파열처럼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수술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가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손상 부위를 실시간으로 보면서 정확하게 약물을 주입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 조직 손상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치료 효과는 높일 수 있다. 무릎에 자주 시행되는 프롤로 주사치료도 여기에 해당한다. 고농도 포도당 용액을 손상된 인대 주변에 주입해 염증을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재생과 회복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반복적인 만성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주사 치료는 어디까지나 보존적 치료로, 인대의 상태가 경미하거나 관절의 불안정성이 크지 않을 때 적용된다. 손상 범위가 넓거나 무릎을 지지하는 기능이 현저히 떨어졌다면 관절내시경을 통한 재건술이 필요할 수 있다. 수술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MRI나 초음파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손상 부위와 정도를 면밀하게 확인하는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교대 서울이즈정형외과 김주영 원장은 “십자인대 파열은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다. 실제 임상에서는 초음파로 손상 범위를 파악한 뒤, 그에 맞게 주사치료나 재활치료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반대로 방치하거나 무리하게 움직이다가 상태가 악화되면 결국 수술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을 만큼 경험이 중요한 분야”라고 덧붙였다.

한편, 주사치료만으로 증상이 나아졌더라도 이후 재활은 꼭 필요하다. 약해진 무릎 주변 근육을 도수치료 등으로 강화하고 관절 가동 범위를 회복하는 과정이 있어야 다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젊은 연령층이라 하더라도 근력 회복이 늦어지면 회복 속도도 느려지고, 무릎 불안정감이 오래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김주영 원장은 “무릎 부상은 통증이 사라졌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기능과 안정성까지 돌아와야 완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운동을 다시 시작하더라도 갑작스럽게 무리하지 말고 강도와 시간을 서서히 늘려가야 재부상을 막을 수 있다. 스트레칭과 준비운동, 점프 동작이나 방향 전환 연습도 미리 꾸준히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