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비인간의 공생 관계, 《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
옥상팩토리, 3월 26일 ~ 4월 12일 개최
옥상팩토리에서 2025년 첫 번째 콜렉티브프로젝트로 진행하여 3월 26일 개막하는 《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은 환경문제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공유하고 인간-비인간의 공생 관계를 고찰하는 전시이다.
콜렉티브프로젝트는 기획자와 작가로 구성된 콜렉티브를 지원하는 전시기획 프로젝트로, 이번 전시에는 기획자 ‘콜렉티브 오오에이’(인승혜, 이서연, 전수빈)와 김한비, 신디하, 천예지 작가가 참여한다.
세 참여 작가는 상상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기후 위기 문제와 인간-비인간 공생 관계를 다룬다. 이번 전시에는 세 작가가 2024년과 2025년 사이에 제작한 다매체 작업 11점을 선보인다.
김한비 작가는 동시대 사회 이슈를 작업 주제로 다루며, 이번 전시에서는 생태주의 관점에서 기술과 자연의 관계를 시각화한다. 연작 〈변신 중〉(2025)은 전시장 내부의 조명과 인공광을 통해 자동으로 작동하지만, 레디메이드 오브제인 ‘광합성 자아’(2025)는 반대로 태양광이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으므로 정지해 있다. 두 작업을 통해 김한비는 기술의 양면성에 주목하며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 가능성을 타진한다.
신디하 작가는 미래의 시공간에 대한 공상을 작업 주제로 다루며,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과 비인간의 건축 방식을 적용한 작업을 선보인다. ‘덧붙인 뼈’(2025)에서 작가는 산호 군락과 인간의 건축 기술을 결합해, 산호와 시멘트의 공통 물질인 탄산칼슘으로 만든 점토로 보-기둥 골조의 시멘트 구조물을 세운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과 자연, 기술이 유기적 관계를 맺는 미래의 풍경을 재구성한다.
천예지 작가는 비인간 생물의 스토리텔링을 작업 주제로 다루며, 이번 전시에서는 영상, 설치, 회화 작업을 통해 생명체 오먼트(O-ment)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신작인 ‘World: Submerged’(2025, 출품 예정)는 영상 작업으로, 환경 오염으로 인해 변화한 해양 환경에서 살아가는 오먼트와 식물의 삶을 그려낸다. ‘X-Nova’(2025)와 ‘Evolve’(2025)는 이러한 오먼트의 행성과 진화한 생명체를 제시하며, ‘O-ment’(2024)는 오먼트를 실제 크기로 구현해 가상 공간에서 현실 영역으로 소환한다. 이처럼 오먼트 생태계를 통해 작가는 비인간 관점에서 기후 변화를 바라보고, 시공간을 초월한 생명체에 공감하며 생태주의 감수성을 드러낸다.
콜렉티브 오오에이는 ‘전시 서문’에서 이번 전시의 의미를 이렇게 소개한다.
환경문제에 깔린 인간 중심적인 관점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전은 도래할 미래를 일방적으로 ‘디스토피아’ 혹은 ‘유토피아’로 규정하지 않고, 열린 공상을 통해 여러 가능성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이 과정에서 김한비는 기술과 자연의 관계를 인공광과 태양광 동력의 작업으로 형상화하여 비인간과 인간이 공생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신디하는 인간과 자연이 결합한 근미래의 산호 군락지를 공상하며 미래가 여전히 나아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마지막으로 천예지는 다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해 나가는 미지의 생명체를 표현함으로써 인류에게 다가올 기후위기를 성찰하도록 허락한다. 이처럼 세 작가는 ‘XXTOPIA’를 각자의 경험과 공상으로 채움으로써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현실에 대한, 그리고 우리가 맞이해야 할 미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미래가 하나의 정해진 답으로 규정될 수 없는 만큼, 여전히 ‘XX’에 채워질 명확한 답은 없다. 그렇기에 미래에 대한 물음은 이제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다. “당신이라면 ‘XXTOPIA’를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
《XXTOPIA: 미래에 대한 공상》은 옥상팩토리(서울 송파구 법원로4길 5 송파법조타운푸르지오시티 지하1층 B113호)에서 3월 26일부터 4월 12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