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 가족의 의사! 브레인명상 권한 남편, 지금도 ‘님’이라 불러”

[인터뷰] 브레인트레이닝센터 양천구명상치유점 남양순 회원

2025-03-21     강나리 기자
30여 년 경력의 브레인명상 베테랑 남양순 회원. 사진 강나리 기자.

“그간 브레인 명상을 해 오면서 건강에 관해서는 병원에 무조건 의지하기보다 내 몸과 마음을 스스로 컨트롤할 힘이 생겼어요. 가족에게 제가 의사인 셈이죠. 이게 모두 남편 덕분이라 지금도 남편을 ‘님’이라고 부릅니다. (하하) 제 삶의 순간순간이 감동이에요. 그러니 많은 회원이 와서 여기 명상센터를 꽉 채웠으면 좋겠어요.”

지난 18일 브레인트레이닝센터 양천구명상치유점에서 매주 화요일에 개최하는 대중 참여형 ‘브레인 비타민’ 명상 시간. 외부 공원에서 기체조, 기공체조를 경험하고 온라인 앱 ‘Zero(지로)’에 가입한 일반회원들이 들어올 때마다 유난히 챙기면서 친절하게 안내하는 베테랑 정규회원이 있었다.

지난 18일 매주 화요일 열리는 '브레인비타민' 명상시간에 참가한 외부 회원들을 일일이 챙기는 남양순 회원은 수련 중 맨 앞에서 가장 활기찬 모습으로 선배미를 보여준다. 사진 강나리 기자.

70대 남양순 회원은 올해로 30여 년 명상 경력자였다. 그는 명상을 시작한 계기를 “결혼 당시 55kg이었던 제가 아이 4명을 낳고 키우면서 40대에 43kg까지 빠졌고 심각한 건강 악화를 경험했어요.소화 불량에다가 불면증에 시달렸어요. 위내시경 검사와 한약 복용으로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죠. 그때 남편이 신문 사이에 들어있던 전단지를 내밀며 명상을 권하더군요. 너무나 힘들 때라 갈 생각을 안 했는데 어느 날 퇴근하자마자 저를 데리고 명상센터에 갔고, 본인도 함께 명상을 시작했어요”라고 밝혔다.

남양순 회원은 “금융기관에 다니던 남편은 당시 김정빈 장편소설 ‘단’을 감명 깊게 읽고 선도 명상에 깊은 관심을 가졌는데 당시 선도명상 붐이 일어나기도 했죠. 남편은 그게 허약한 저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나 봐요.”

명상을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이 좀 더 깨끗하게 보였어요. 쌓여있던 스트레스가 풀리는지 눈물이 많이 났어요. 그리고 마치 물고기가 바다를 만난 것 같았어요.”

가슴을 여는 중단전 명상 후 자기 자신과 화해하고 소통하는 명상에 집중한 남양순 회원. 사진 강나리 기자.

30여 년의 명상 여정은 남양순 씨의 인생을 바꿔놓았다고 한다. 캐나다와 중국 만리장성, 상해, 제주도 등 다양한 명상 여행을 경험했고, 홍익을 실천하는 봉사단에서 서울 지역 여성 회장직도 맡았다. 명상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그녀의 삶의 중심이 되었다.

그렇다고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정년을 앞두고 남편이 벌인 사업 때문에 자신도 바빠서 5년간 명상을 제대로 하지 못한 시기도 있었고, 55세 경 폐경을 겪으며 건강이 다시 악화되기도 했다. “폐경이 되면서 몸이 좀 안 좋더라고요. 병원에서 약을 받았지만 먹기 싫었어요. ‘자연 치유력으로 내가 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해서 다시 명상에 몰두했어요. 제가 경험한 게 있으니까요.”

더 큰 시련은 남편의 건강 악화였다. 사업을 시작한 남편은 과도한 스트레스와 음주로 인해 70세에 뇌경색이 왔다. 7년이 넘은 지금, 남편은 지팡이 없이는 걷기 어려운 상태이다.

지난해부터 남양순 씨의 소원은 "사는 날까지 사랑만 하고 살게 해주세요!"

“저는 명상을 비교적 꾸준히 해왔는데 정작 남편은 사업과 접대 때문에 하지 못한 게 너무나 안타까웠어요. 코로나 팬데믹일 때도 거리를 두고 소수 인원이 명상을 했는데 남편도 마스크를 쓰고 했죠. 하지만 따라서 하지 못했어요. 이제는 제가 열심히 해서 남편에게 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오전에는 이곳에서 명상을 하고 돌아가서 오후에는 남편을 돌보고 있죠. 남편도 원했고 좋아해요.”

최근 그는 늘 ‘사는 날까지 사랑만 하고 살게 해주세요’라는 기원을 한다고. “브레인명상을 할 수 있어 고맙고 남편에게 너무나 감사하고요.”

브레인비타민 명상시간 회원들의 잘못된 자세를 잡아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곽도윤 원장. 사진 강나리 기자.

곽도윤 원장(브레인트레이닝센터 양천구명상치유점)은 “늘 회원들에게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가정의 의사가 되시라고 했는데 누구보다 충실한 분이죠. 가족 중 누구 한 사람 아프면 집안 분위기가 무거워지는데 남양순 님은 무척 밝으세요. 그분은 늘 밝고 가벼워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남양순 회원에게 명상의 가장 큰 매력을 묻자 자신감 있게 답했다. “지금처럼 활기차게 살고 있는 것이죠. 병원에 가는 것을 싫어하는데, 병원에 안 가도 내 몸과 마음을 컨트롤할 수 있는 힘이 있죠. 자기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되는 것, 제 인생의 주인이 된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요?”

이날 중단전 가슴을 여는 명상할 때 맨 앞에서 그는 너무나 소중하게 자신의 몸을 쓰다듬고 보듬어주며 행복한 표정이었다.

“음악과 함께하는 명상을 굉장히 좋아해요. 음악 속으로 그냥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죠. 특히, 원장님이 오늘 틀어주신 ‘인생아, 고마웠다’라는 노래의 가사가 온전히 내 것이 되는 것 같았어요.”

현재 그녀는 브레인명상 오전반 반장을 맡고 있으며, 새로운 회원들을 환영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그녀의 온화한 리더십은 첫 만남에서도 느껴졌다.

30년 넘게 명상을 실천해온 남양순 씨의 이야기는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의 경험은 명상이 단순한 취미를 넘어 인생의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과 가족을 돌보는 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