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수식물 뚜껑덩굴서 식중독균의 항생제 내성 막는 성분 발견

황색포도상구균의 항생제 내성 유발하는 생물막 90% 억제 ‘퀘르세틴’ 확인

2024-09-19     강나리 기자

- 2022년 자생식물 ‘무릇’에 이어 두 번째 확인, 무릇보다 억제효능 더 강하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담수식물 '뚜껑덩굴'에서 식중독 원인균인 황색포도상구균의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생물막 형성을 90% 억제하는 '퀘르세틴' 성분을 확인 특허출원했다. 사진 환경부.

현재 의학적 치료과정에서 항생제의 남용으로 인해 항생제를 먹거나 투여해도 내성이 생겨 항생제의 효과가 상실되는 경향이 커지는 것은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 자생 담수식물 ‘뚜껑덩굴’에서 항생제 내성을 유발하는 미생물의 생물막 형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항생물막 효능 유효성분 ‘퀘르세틴’이 최근 확인되었다.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지난 18일 담수식물 뚜껑덩굴의 추출물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에서 50% 이상의 항균 활성과 더불어 90% 이상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뚜껑덩굴 추출물의 농도에 따른 항생물막 활성 효능. 추출물을 처리하지 않은 경우 생물막이 형성되어 청색으로 나타나며 뚜껑덩굴 추출물의 EA분획물을 처리한 경우 농도에 비례해 생물막 형성이 억제되어 적색으로 나타난다. 사진 환경부.

세균의 생물막은 미생물들이 서로 밀집해 형성하는 보호막으로, 미생물들이 서로 영양분을 공유하고 외부 유해환경(항생제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생물막 내부에 미생물들은 항생제가 침투하기 어려운 밀집된 환경을 형성해 항생제가 미생물에 도달하기 어렵게 함으로써 그 효과가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내성 균주의 발생을 촉진한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자연계에 널리 분포된 세균으로 대표적으로 식중독을 비롯해 봉와직염, 화농성 근육염 등 연부 조직 감염과 화농성 관절염, 화농성 골수염, 중이염, 폐렴, 심내막염 등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현재 황색포도상구균 감염시 항생제로 페니실린계, 베타 락탐계열, 카바페넘계, 세팔오스포린계 등을 사용하는데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페니실린에 내성이 생긴 지 이미 오래다.

페니실린, 메티실린 등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황색포도상구균은 더 강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으로만 치료할 수 있어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생물막 형성 원인균으로는 황색포도상구균 외에도 충치균, 칸디다알비칸스 균, 여드름균 등이 있다.

"항생제 내성으로 더 강한 항생제 개발, 결국 한계에 부딪힐 것"
자생식물을 통한 내성 유발 생물막 억제성분 연구 가치 밝혀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생물소재 연구부 황병수 선임연구원은 “항생제에 대해 내성이 확인되면 의학계에서는 더 강한 항생제, 또 다른 계열의 항생제를 계속 개발하여 치료약으로 내놓고 있지만 언젠가는 그 한계가 찾아올 것”이라며 “자생식물을 통한 항생제 내성 완화 연구가 의미 있다. 앞으로는 의약품에 생물막을 억제하는 약도 동시에 투여해야 항생제 효능이 100% 발휘될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한해살이 자생식물 '뚜껑덩굴'의 꽃. 7~8월에 개화한다. 사진 환경부.

이번에 생물막 억제효능을 확인한 ‘뚜껑덩굴’은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와 남부지방에 자생하는 제비꽃목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주로 습한 연못가, 하천변에 서식하는 약용식물이다. 열매는 ‘합자초(合子草)’라 부르는데 전통의학에서 빈혈을 멈추게 하고, 해독기능이 있는데 특히, 뱀독을 해독시켜주며 열을 내려주는 해열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에 앞서 2022년 자생식물 ‘무릇’에서 황색포도상구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효능을 발견해 발표한 바 있다. 이때 무릇의 뿌리와 구근 추출물로 처리한 황색포도상구균은 처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생물막 형성이 75% 이상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한편, 연구진은 뚜껑덩굴 추출물의 생물막 형성 억제효능에 대한 특허 출원을 올해 7월 완료하고, 항생물막 효능이 있는 유효성분 퀘르세틴(Quercetin)을 최근 확인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강태훈 이용기술개발실장은 “이번 연구로 담수식물의 생리활성을 깊이 분석해 항생제 내성 완화 등의 응용 가치를 확인했다”며 “이번 발견이 우리가 직면한 보건 문제를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가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