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울릉도‧독도 침입한 왜구 토벌한 134년의 기록, 학술조명
8월 14일, 동북아역사재단 ‘항길고택문고 속 울릉도‧독도 수토의 역사’ 학술회의 개최
조선시대 영조 때부터 고종 때까지 134년간 정기적으로 울릉도와 독도에 무단으로 침입한 일본 왜구를 찾아내 토벌한 기록을 담은 《항길고택일기》를 중심으로 학술회의가 열린다.
동북아역사재단(이하 재단)은 오는 8월 14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재단 11층 대회의실에서 독도연구소 개소 16주년 기념 학술회의 ‘항길고택문고 속 울릉도‧독도 수토의 역사’를 개최한다.
항길고택문고는 조선시대 삼척도호부(현 동해시)에 정착하여 대대로 살아온 강릉김씨 감찰공파가 소장한 방대한 규모의 문고이다. 동해‧삼척은 조선시대 중앙정부와 울릉도‧독도의 연결 거점으로, 울릉도 수토를 관할한 삼척영장의 본진이었다.
2018년 10월 25일 재단은 강릉 김씨 감찰공파로부터 고택에서 소장해 온 고서 483책과 고문서 1,072건 일체를 기증받아 연구를 진행한 바, 《항길고택일기》를 비롯해 《척주선생안》, 《척주지》 등에서 수토제의 기록이 나왔다.
수토제는 3년마다 1차례씩 삼척영장과 월송만호가 교대로 울릉도를 방문한 뒤 강원도 관찰사를 거쳐 중앙정부로 조사 내용을 보고하는 제도이다.
《항길고택일기》는 1770년대부터 1904년까지 책력에 기록한 일기로. 울릉도 수토와 관련된 내용이 다수 기록되었고, 《척주선생안》은 삼척부사의 명단이면서 그들의 자세한 행적을 기록한 것이다. 《척주지》는 19세와 20세기에 걸쳐 작성된 사찬 읍지이다.
재단 독도체험관 도시환 관장은 해당 문고의 중요성에 관해 “수토(搜討)는 수색하여 토벌한다는 의미로. 강원도 유지들이 울릉도와 독도에 들어와 있는 일본인들을 토벌 하기 위해 수토행사에 참석했던 일들을 세세히 기록했다”며 “《조선왕조실록》 등 관찬 자료에서 잘 나오지 않는 수토에 관한 기록들이 개인 문서에서 발견된 것”이라고 밝혔다.
도시환 관장은 “통상 2~3년 주기로 수토하러 갔다고 기록했는데 울진 대풍헌(待風軒)에서 모였다고 한다. 대풍헌은 바람을 기다리는 집이란 뜻이다. 울릉도와 독도로 수토하러 가려면 배에 돛을 달고 바람을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기다리던 곳”이라고 했다.
또한, “이는 조선시대 백성들이 조세 부담 등을 피하려 섬으로 이주하는 것을 막는 일명 ‘공도 정책’을 실시했어도 울릉도와 독도를 하나로 묶어 관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앙정부와 동해‧삼척 지역 간 정례적으로 시행한 해양도서 관리제도였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학술회의는 항길고택문고 중 사료적 가치가 높은 고서를 선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조강연과 주제발표, 지정토록, 종합토론으로 진행된다.
기조강연은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인 손승철 강원대 명예교수가 수토제에 관한 기존 연구 성과를 정리하고 항길고택문고 자료의 사료적 가치를 논한다.
첫 발표자 신채용 국민대학교 강사는 항길고택 주인이자 15세기 이래로 동해‧삼척 지역에서 대대로 살아온 강릉김씨 감찰공파의 역사를 조명한다. 두 번째 발표자 장정수 재단 연구위원은 고택에서 소장해온 《척주지》 등 삼척 관련 읍지를 중심으로 수토제 시행 전후 지리지 상에 나타난 울릉도‧독도의 기술 변화를 추적한다.
세 번째 발표자 신태훈 이사부독독기념관 학예연구사는 《항길고택일기》의 수토 관련 기록들을 내용별로 구분해 분석한다. 네 번째 발표자 전상욱 아주대 연구교수는 항길고택문고에 소장된 《신상정절목》을 중점으로 강원도에서 시행된 상정법의 시행을 논하고, 특히 본 자료가 강원도 내 삼척 관련 항목을 추출한 실무용 서적이었음을 주장한다.
주제 발표에 대해 임혜련 한남대 연구교수와 박범 공주대 교수, 이원택 독도학회 이사, 엄기석 조선대 연구교수가 지정토론에 나선다. 이어 발표자와 토론자 전원이 참석하는 종합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이번 학술회의는 조선정부의 해양도서 관리정책의 일환으로 정례적으로 시행된 울릉도독도 수토의 역사를 통해 면면히 이어온 한국의 독도주권 수호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