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넘어 하나의 바다에서 만난 네 명의 유영자, 그룹전 《The Swimmers》

서울 명동 금산갤러리, 7월 10일 ~7월 31일 전시

2024-07-09     정유철 기자
금산갤러리에서는 7월 10일(수)부터 7월 31일(수)까지 각기 다른 스펙트럼을 가진 신진작가 그룹전 《The Swimmers》를 진행한다. 포스터 금산갤러리

 

금산갤러리에서는 7월 10일(수)부터 7월 31일(수)까지 각기 다른 스펙트럼을 가진 신진작가 그룹전 《The Swimmers》를 진행한다.  참여작가는 김하나은, 새아리, Oliver Pearce, 전영진. 전시는 국적과 문화적 배경이 다르지만 시공간의 경계를 넘어 자유로이 헤엄쳐 하나의 바다에서 만난 네 명의 유영자들이 풀어내는 서사를 담아내고 있다. 다채로운 방식으로 작업한 작품들을 선보여 흥미로운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예정이다.

김하나은, 새아리, Oliver Pearce, 전영진의《The Swimmers》는 작가들이 지닌 개인적 서사를 하나하나 풀어내며 여러 개의 다른 문화가 만나 더 풍성한 대화의 장을 만들어낸다. 

김하나은, Dinner with an Uninvited Guest, 2024, Acrylic on linen, 60×60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하나은 작가의 페인팅에서 키워드는 ‘집’이다.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해 유년시절 살았던 집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작가가 느꼈던 상실감에서 작업이 비롯되었다. 작가에게 집이란 물리적인 거주 공간을 뛰어넘어 각자의 몸과 영혼을 담고 보관하는 ‘보석상자’와 같다.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형상들은 특정 동물과 인간 그리고 집 또는 건축물의 내외부인데 그의 작업은 궁극적으로 ‘어떻게 사라진 집의 부재에 대한 기억을 페인팅으로 재구성하며 복원하는가’이다. 실체는 사라지고 머릿속에 남겨진 기억들이 주소 속 숫자로 환원되어 잃어버린 추억을 찾아 도시를 방랑하면서 마주하는 노스텔지아와 그것과 관련된 서사에 한소끔 서정적인 감수성을 더해 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아리, Glow, 2022, Acrylic on canvas, 162 × 130 × 4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새아리 작가는 삶에서 느껴온 불안과 상처받기 쉬운 취약함과 같은 감정들을 그림이라는 틀로 재형성한다. 작가는 ‘추상이 가진 모호함’을 즐기는데, 작품이 지닌 모호성이 보는 이의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양가성이 확연하게 눈에 띄는데, 첫 번째는 아이러니하게도 작품 안에 스스로를 가두는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과정을 물감으로 풀어낸다. 또 다른 하나는 미에 대한 태도인데, 아름다움을 추구하지만 결점 없는 완벽한 미를 거부하고 작가만의 완전한 미를 추구하며 페인팅으로 구축해 나간다. 작품을 그리는 과정에서 생기는 실수조차도 기회로 여기고 하나의 재료로 전환하여 과감하고 도전적인 색을 사용하여 의도적인 실수를 만들어내며 서로 밀고 당기는 과정을 가볍고 장난스럽게 위트로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이번에 선보이는 변형추상 작업을 계기로 한정된 틀에서 벗어나 페인팅을 추가한 설치작품으로 확장하였다. 

Oliver Pearce, Midnight at Coates, 2024, Acrylic and oil pastel on canvas, 100×60cm. 이미지 금산갤러리

Oliver Pearce 작가는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한다. 작가의 작업은 서양미술사에 대한 열정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신화적 배경과 인간의 심리를 탐구한다. 미술사 속의 정경을 풍부하고 상세하게 때로는 초현실적인 서사로 바꾸어 캔버스에 담아낸다. 그의 작품 속 소재들은 다양하다. 작가는 신화적인 전통을 바탕으로 런던 작가의 집, 중세의 예술품들, 솔즈베리 대성당과 같은 건축물 그리고 그가 자란 윌트셔의 교회 등 다양한 출처에서 영감을 얻어 화폭에 쏟아낸다. 

전영진, Geometric Scenery 2402, 2024, acrylic, light molding paste on canvas, 31.8×40.9×3.0cm(6F). 이미지 금산갤러리

전영진 작가의 작품 속 풍경은 다채로운 색을 띈 기본 도형들의 기하학적 구성으로 극도로 단순하게 픽셀화한 면 분할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Canvas Play’와 ‘Painting for Painting’ 연작 시리즈를 하는데, 이는 캔버스 위에 채색되는 컬러와 면의 조화로운 향연을 관람객이 즐겁게 관찰하며 회화 자체의 본질에 관심을 기울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또한 작가의 미니멀한 풍경화는 미술사라는 시공간 속에서 회화가 어떻게 현대적으로 변화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매개체가 된다. 언뜻 보면 선과 면으로만 이루어져  적막강산처럼 보이지만 그라데이션된 색채는 빛이 되어 따스한 희망으로 스며든다. ‘Simple is the best’라는 말처럼 군더더기 없이 절제된 풍경이 회화적 실험을 더 감각적으로 보여주며 미래의 회화를 상상 가능하게 만든다.

전시의 참여 작가인 김하나은은 이화여자대학교 회화와 미술사를 전공하고 영국 런던 Royal College of Art 에서 Painting 석사과정을 마쳤다. 새아리 작가는 대구 출생으로 어릴 적 미국으로 이주한 후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회화를 공부하고 Yale School of Art에서 석사를 받았다. 컬럼비아대학교(Columbia University)에서 EdDCT박사 과정 중에 있다. 

Oliver Pearce 작가는 University of the Arts London에서 순수미술로 학사 졸업하고 Goldsmiths에서 미술사 석사와 Camberwell College of Arts에서 Fine Art 석사를 마친 후 영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전영진 작가는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학사를 마치고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후 수많은 개인전을 열고 그룹전에 참여하고 2022년 화랑미술제 특별전 ZOOM-IN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아트씬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금산갤러리((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B-103)에서 열리는 그룹전  《The Swimmers》 오프닝 행사는 오는 7월 10일(수) 오후 5시에 진행된다.  전시는 7월 10일(수)부터 7월 31일(수)까지 열리며 이 기같 오전 10시부터 18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