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초월한 석조 문화유산,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특별전

2022-03-23     김경아 기자

국립부여박물관은 사비고고학연구회와 공동으로 5월 8일(일)까지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특별전을 개최한다. 예로부터 백제 땅에는 보령 납석과 익산 황등석과 같이 품질 좋은 돌 산지가 많았다.

그래서 백제에는 좋은 돌을 찾아내는 눈과 돌의 성질을 이해하는 능력, 섬세한 손기술을 지닌 장인이 많았고, 덕분에 돌을 활용한 다양한 문화가 발달해서 돌로 만들어진 빼어난 문화유산도 많다.

깊은 땅 속에 박혀서 
아무도 침노하거나 제압할 수 없으며, 
천지와 더불어 
시작과 끝을 같이 하는 존재, 돌                                                       

 -고려 말 학자 이곡 '석문石問' 중에서 

고려 말의 학자 이곡 '석문石問' 중에서 [사진=김경아 기자]

전시는 '백제인들이 돌을 어떻게 다루었나'를 주제로 '돌을 조각하다', '돌을 조립하다', '돌을 다스리다'라는 내용으로 구성하여, 생활 속의 돌문화와 석조 테크놀로지를 살펴본다.

국립부여박물관의 '백제인, 돌을 다스리다' 전시회[사진=김경아 기자]

1부 '돌을 조각하다'에서는 백제권의 풍부한 돌 산지와 돌을 가공한 도구, 돌 조각의 주요 과정과 함께 생활 속에서 사용한 다양한 돌 조각품을 보여준다. 

백제 시대의 돌은 부여, 논산, 보령, 예산, 공주, 익산 등에서 두루 채취 되었는데, 주로 화백색 화강암, 납석, 흑색 사암, 활석, 편암, 담홍색 화강암 등이었다. 

쇠 정 끝을 날카롭게 다듬는데 주로 사용된 '숫돌' [사진=김경아 기자]
 돌을 매달아 무게를 다는 '저울 추' [사진=김경아 기자]
8엽의 연꽃무늬를 연속으로 파내어 만든 '마루끝장식' [사진=김경아 기자]
윤태중 석공예 명인이 돌을 다루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사진=김경아 기자]

2부 '돌을 조립하다'에서는 조립 블록과 같이 돌에 난 홈과 턱으로 구성된 건축 자재, 돌과 돌을 결구結構하는 데 쓰인 장치들을 보여주며, 3부 '돌을 다스리다'에서는 뛰어난 석조기술로 만든 불상과 탑을 전시한다. 그중에서도 거대한 바위 사면에 불상을 새긴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은 3D 스캔과 프린팅 작업으로 원형을 재현해 눈길을 끈다. 

양다리를 올려 가부좌한 부처의 모습을 조각한 '선각불좌상' [사진=김경아 기자]
부여 부소산에서 출토된 불상의 머리 [사진=김경아 기자]
납석으로 만들어진 '부여 군수리 석조여래좌상' [사진=김경아 기자]
3D 프린팅으로 재현한 '예산 화전리 석조사면불상' [사진=김경아 기자]

전시는 국립부여박물관 기획전시관에서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문화가 있는 날' 주간의 토요일은 밤 9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