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여성 캐릭터 중심의 여성 서사 애니메이션
안재훈 감독의 한국 단편문학 마지막 프로젝트 애니메이션 ‘무녀도’
김동리의 단편소설 [무녀도](1936)는 여성 중심 서사가 드물었던 1920~30년대 한국 단편소설 중 여성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한 특별한, 무녀가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아주 특별한 소설이다.
이 소설이 안재훈 감독의 한국 단편문학 마지막 프로젝트로 선택돼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피어난다. <무녀도>는 한 가족의 운명적인 갈등을 그리면서도 시대적 모순에 부딪힌 주체적인 존재 무녀 ‘모화’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다룬 입체적인 여성 서사 애니메이션으로 안재훈 감독과 2030 젊은 스태프들이 주축이 되어 자유로운 발상과 탁월한 작업능력으로 활력과 깊이를 더해가는 연필로명상하기의 신작이다.
안재훈 감독의 첫 뮤지컬 애니메이션 <무녀도>가 11월 24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매혹적인 여성 캐릭터 무녀를 중심으로 다룬 여성 서사 애니메이션으로서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무녀인 ‘모화’는 무속신앙에 충실한 직업 종교인으로, 남성들조차 허투루 대하지 못한 근대 전문직 여성이다. 하지만 미혼모인 ‘모화’는 기독교라는 새로운 종교의 등장으로 직업의 위기와 가정의 파국을 맞게 된다. ‘모화’는 서양에서 들어온 외래 종교인 기독교의 세력 확장으로 인해 위축되어간 우리 전통 신앙의 최후를 상징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영험이 점점 사라지는 시기, 무녀에 대한 인식도 함께 변하는 상황 속에서 ‘모화’가 겪어야 하는 시대적 모순은 관객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만나는 무녀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가정을 지켜야 하는 엄마이자 세상을 감당해야 하는 직업을 지닌 여성으로서 갈등을 겪는 무녀 ‘모화’의 한과 아픔이 스며든 OST, 그리고 철저히 고증된 작화를 통해 그려진 ‘모화’의 마지막 굿판이 찬란하게 되살아난다. ‘모화’의 마지막 굿판은 딸 낭이의 그림을 통해 전해진다. 그 그림이 ‘무녀도(巫女圖)’이다.
시대의 변화 속에서 소멸해가는 '무녀'와 신구세대의 운명적 갈등을 담은 <무녀도>는 ‘애니메이션계의 칸영화제’로 불리는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장편 경쟁 부문 콩트르샹 섹션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무녀도>는 오는 11월 24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