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신도시서 기원전 10세기 청동기 주거지, 고려 다기 확인

신석기~조선 건물지, 무덤, 유물발굴…완전한 고려다기 세트도 출토

2018-07-26     강나리 기자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윤덕향)이 발굴조사 중인 인천 검단신도시 사업부지에서 기원전 10세기 전기 청동기 대규모 주거지를 비롯해 신석기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는 건물지, 무덤, 가마, 유물 등이 확인되었다.

인천광역시 검단신도시 사업부지에서 발견된 청동기 주거지 (위) 인천 검단지구 불로동 일대 (아래) 청동기 시대 주거지 전경. [사진=문화재청]

인천광역시 서구 마전동과 불로동 일대에 조성될 검단신도시 사업과 관련 2015년 12월부터 발굴에 참여한 호남문화재연구원은 그동안 발굴 성과를 2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신석기 주거지를 비롯해 청동기 주거지 126기, 원삼국 시대 무덤양식인 분구묘와 삼국 시대 나무널무덤(목관묘), 통일신라부터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돌덧널무덤(석곽묘) 51기, 고려부터 조선에 해당하는 나무널무덤 200여 기 등을 발굴했다. 특히 대규모 군집을 이룬 청동기 시대 주거지군과 청자 다기가 함께 출토된 고려 돌덧널무덥이 주목을 받고 있다.

검단신도시 사업부지 청동기 시대 주거지에서 나온 유물들. [사진=문화재청]

이중 원삼국 시대는 서력기원 전후부터 서기 300년까지를 일컫는 고고학적 시대구분이다.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에서는 서력기원 전후로 고구려, 백제, 신라가 이미 국가체제를 갖추었으나, 기존 학계에서 삼국의 체제정비 시기를 서기 300년으로 규정한 데 따른 역사적 공백기이다.

호남문화재연구원 한수영 책임연구원은 발굴 지역에서 신석기부터 조선까지 사람들이 살던 다양한 흔적이 나타난 데 대해 “끊임없이 사람들이 거주했다고 확인되지 않았지만 각 시대마다 사람이 살던 흔적이 나타난다. 바다와 인접하고 한강이 이어져 어로에는 적절했으나 땅에 소금기가 많아 농사를 지은 흔적은 없다.”고 했다.

29호 돌덧널무덤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참외모양(과형) 주전자 및 청자 다기 세트. [사진=문화재청]

한 연구원은 이번 발굴에서 주목할 점으로 첫째 기원전 10세기 전기 청동기 주거지가 발굴되었는데 우리 중서부지역에서는 최대 규모인 점, 둘째 29호 돌덧널무덤에서 참외모양(과형) 주전자와 청자잔, 잔받침(잔탁), 청자접시, 푼주 등 다 갖춘 청자 다기세트가 발굴된 것은 드문 사례라고 밝혔다. 이 청자 다기들은 철분 함량이 거의 없는 태토로 만들어 동그랗게 깎아낸 흔적인 내저원각(內底圓刻)이 작고 내화토(耐火土) 받침을 사용한 점으로 보아 12세기 전반 전남 강진이나 전북 부안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굴된 청동기 주거지는 구릉의 능선과 경사면에 조성되었는데, 평면형태는 가늘고 긴 사각형과 직사각형,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등 이다. 내부에는 화덕 자리와 기둥구멍, 벽도랑, 저장구멍 등이 확인되었다.

호남문화재연구원 측은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시대별 유적의 성격과 당시 생활상 등을 밝히겠다.”고 계획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