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우수한 비보이의 나라는 한국, 독일,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으로, 그 중 한국의 비보이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970년대, 흑인들 차지였던 뉴욕의 뒷골목에 히스패닉계가 몰려들면서 자연스레 흑인과 히스패닉의 패권 다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엔 강한 비트 음악에 빠른 리듬의 브레이크 댄스의 힙합이 유행하였는데 양측은 힙합을 출 때만은 서로 공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상대 구역으로 몰려가서 기세를 올리고자 온갖 묘기로 춤을 추며 시위를 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비보이들의 '배틀(Battle)' 이란 경연대회가 된 이유입니다.

폭력 속에서 생겨났지만 공포와 슬픔보다는 평화와 창조를 갈구하고 무력감과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자유 의지가 담긴 젊음의 춤인 것입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비보이의 세계적인 경연대회, 배틀에서는 브레이크 댄스의 본고장보다도 코리아의 젊은이들이 단연 챔피언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핏줄 속의 어느 부분이 세계를 재패하게 하는 걸까요?
과연 무엇이 한국의 비보이들을 이 지구상의 청소년들의 우상이 되게 하는 걸까요?

바로 이들의 춤은 평화의 상징이며, 한 두 명의 스타가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춤이기에 ‘홍익과 평등’이라는 철학이 내재 되어 있어 한민족의 문화 코드와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열정의 춤, 신 바람나는 신명의 춤, 흥겨움의 얼바람 춤의 DNA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후한서》에는 “진한辰韓은 누에치기를 할 줄 알고 겸포를 짠다. 소나 말을 타고 다니며, 길을 가는 사람들은 서로 간에 길을 양보한다. 그들의 풍속은 노래하고 춤추며 술 마시고 비파[瑟] 타기를 좋아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노래방이 많은 곳이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서양의 춤은 허리와 엉덩이를 주로 움직여서 하단전을 활성화 하는데 비하여, 우리의 춤은 덩실 덩실 날개 짓을 하듯이 어깨와 가슴을 움직여서 중단전과 상단전을 활성화함으로써 신명을 타고 흥을 타고 노닐게 됩니다. 그것을 승유지기乘遊至氣라고 하여 나와 기, 즉 천지의 에너지가 하나가 되는 경지의 춤입니다. 이렇게 자기도 모르게 발현 되는 생명력으로서의 춤과 노래를 율려律呂라고 합니다.

율려는 음악에 쓰이는 용어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그것은 창조의 원음으로서 우주 조화의 근원을 말하며, 음양의 어울림의 체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또한, 우주만물의 배후에서 생명의 흐름을 관장하는 경이로운 질서이며 시작도 끝도 없으면서 태초부터 우주만물을 다스려온 생명 질서의 본질입니다. 이는 우주 본성에서 발원한 빛과 소리와 파장으로 율려야 말로 우주창조의 시작이며 대통일장의 근거입니다. 모든 생명체 속에 그 생명력의 실체로서 박동치고 있으므로 모든 생명의 심장을 뛰게 하고, 지구를 돌게 하고, 태양을 빛나게 하는 근원적 에너지입니다.

율려는 우주의 생명현상이며, 우주와 생명탄생의 근본입니다. 또한 율려는 생명의 3대요소인 광음파의 조화를 의미하며, 우주본성이 율려, 우주의 광음파로 발현되는 것입니다. 율려는 물질간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는 차가운 물리법칙이 아니며 만물을 감싸면서 고동치는, 생명의 온기를 가진 의식입니다. 율려는 빛과 소리, 진동으로 스스로를 드러냅니다. 이러한 율려를 따를 때 뭇 생명은 우주와 조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율려는 원래부터 모든 존재 안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므로, 우주의 질서이며 진정한 사랑이며 내면에 존재하는 창조주입니다. 우주의 생명현상을 율려라고 볼 때, 율려가 아닌 것은 없으니 율려를 찾은 상태는 우아일체宇我一體의 상태로 하늘과 땅과 인간이 조화된 상태입니다. 이런 조화로움의 상태가 평화이고, 행복이며, 절대적 기쁨입니다. 율려를 가졌을 때 조화심을 갖게 되고, 이기심 같은 작은 마음을 털어버리고 참 행복을 얻을 수 있는 힘이 나오므로 조화심 즉, 큰 사랑이 율려입니다. 율律은 천지마음이요, 려呂는 천지기운으로 율려가 있는 곳에 율동이 있습니다. 율려가 동작으로 표현되면 율동이고 사상으로 표현되면 철학이 됩니다.

율려를 터득한다는 것은 근본우주의 생명과의 만남, 창조주와의 만남을 의미합니다. 율려라는 것은 태초부터 순수한 것이고, 율려를 통해 인간의식과 만물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율려는 조화의 원리로 만물을 상생시키며 율려와 율려가 만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남으로서 세상에는 조화와 협동이 이루어집니다. 율려는 모든 인위적인 것을 내려놓고 자연스러워질 때 나타납니다. 율려의 가치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완성에 기준을 두며 신명을 이룬 사람, 즉 정신이 밝은 사람만이 참된 율려를 즐기고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인간생명의 율려는 뇌간의 원초적인 생명현상, 그로부터 일어나는 진동현상입니다. 그러므로 한국의 비보이들은 자신들이 자각을 하든 못하든 간에 이미 율려도인이며, 참 행복의 떨림인이며, 멋진 신명인神明人으로 세계를 재패함이 우연만은 아닌 것입니다.

장영주 | (사)국학원 국학교육원 원장,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원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

* 한韓스타일이란? - 한韓스타일은 세계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아 인기를 끌고 있는 한식, 한복, 한글, 한지, 한옥, 한류, 비보이 등 유형, 무형의 우리의 전통문화와 문화컨텐츠를 소개하고 역사적 의미와 우수성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