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단기 4343년(서기 2010년) 경인년은 백 호랑이띠의 해로 황금돼지띠 못지않은 길한 해라고 한다.

한스타일의 호랑이는 중국, 일본의 호랑이와는 다르다. 중국 호랑이는 둥글넓적한 얼굴, 큰 몸집에 비해 꼬리가 작고, 한국 민화속의 호랑이 위에는 한두 마리의 까치가 소나무 위에 앉아 서로 말을 거는 듯한 모습이 익살스럽고 친숙하다. 호랑이가 없는 일본은 한국형도, 중국형도 아닌 일본 특유의 그림이 형성되어 주로 대나무 숲에서 사납게 울부짖는 죽림출호竹林出虎로 그려진다. 한반도를 토끼모습이라고 희화화한 메이지유신 이후, 일본의 호랑이는 보다 사납고 강압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이에 반해 한반도가 대륙을 향하여 포효하는 호랑이 모습이라고 우리 스스로 상형화한 그림도 있다.

그런가 하면 경인년은 6.25 동란 60년이 되는 해가 되므로 국운 주기설에 의해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해라고도 한다. 그러나 개인의 운세는 개인이, 집단의 운세는 집단이 빚어내는 일상의 삶의 질과 양의 총집합이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작년 역시 우리는 쉬지 않고 변화하였다. D램? TV? 조선? 휴대폰? 자동차 등의 세계시장 점유율 사상최고를 갱신하고 반도체?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자동차? 조선 등 5대 주력상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새해 경인년에는 사상초유, 사상 최대의 원자력 건설 수주와 G 20의 국제회의도 계획 되어 있다. 따라서 국운도 이제 점차 안정을 찾고 상승 할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나라의 모든 지도자들의 사심을 버리고 더욱 큰 가치를 소망하고 심고 가꿀 일이다. 나아가 모든 국민들 역시 더 크고 밝은 의식으로, 가장 큰 망국병인 붕당적 사고방식과 무관심에서 탈피하여 모든 부분에서 주인의식을 고취해야 할 것이다. 이웃이 굶을 때 내 집만 굴뚝에 연기 피워 오름을 경계하고, 감나무 끝에 몇 개의 홍시를 까치밥으로 남겨두던 우리네의 이름다운 정이 있다. 연말연시에 이웃과 세계를 위한 정성을 모으는 선한 전통도 복을 짓는 한 방법이다.

우리의 선조들은 ‘복 많이 받으라.’는 대신, ‘복 많이 지으라.’고 인사를 하였다. ‘누군가에게 빌고’ 그 누군가가 ‘주는 복’을 앉아서 받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복을 만들어서 주고받는 존재가 바로 사람’이라는 뜻이다.

복福이란 무엇인가? 한민족의 3대 경전중의 하나인 참전계경) 에는 ‘복이란 착함으로 받게 되는 경사이니, 이에는 6문門과 45호戶가 있다.’하였다. 복이란 대문과 창문, 가릴 것 없이 쏟아져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6개의 대문(仁, 善, 順, 和, 寬, 嚴) 과 45개의 창문이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복이 들어오는 대문인 인(仁 참전계경 제233조)은 ‘어짊’ 으로 ‘인仁은 사랑의 저울추와 같으니, 사랑은 무엇이나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이에는 혹 치우치게 사랑함과 사사롭게 사랑함이 있으니, 어짊이 아니면 능히 그 중심을 잡지 못하느니라. 어짊이란 봄기운의 따스한 날씨와 같아서 만물마다 피어나고 살아 나니라.’라고 가르치신다. 나아가 ‘어짊’이라는 복의 대문 안에는 7개의 작은 복의 창이 있으니 애인愛人, 호물護物, 체측替惻, 희구喜救, 불교不驕, 자겸自謙, 양열讓劣이다.

복을 짓기 위하여서는 나와 민족과 인류를 위한 소망을 진지한 마음으로 빌어 보자. 소망을 비는 것은 마음 못지않게 장소와 시간을 잘 택하여야하는 것은 상식이다.

올해는 벽두부터 자녀들의 손을 잡고 한민족의 명소인 국학원과 독립기념관을 찾아 가보자. 많은 국민들이 찾아오는 이 두 명소는 충남 천안의 흑성산을 사이에 두고 있다. 흑성산은 유명한 어사 박문수가 생전에 자신의 무덤자리로 예정한 곳이었지만, 장차 나라의 영광이 피어날 자리이니 ‘죽어서 바라보기만 해도 영광’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묘를 20여리를 물러서 썼다는 이야기가 있다.

흑성산은 하늘의 천기와 땅의 지기가 맞닿는 곳으로 최고의 명당 중의 명당이다. 과연 흑성산 주변으로는 유관순열사, 이범석장군, 윤봉길의사, 이동녕선생, 조병옥박사, 이순신장군, 김시민장군 등 국혼을 지키신 유, 무명의 지사들이 나고, 활동하시고 돌아가신 곳으로 민족적 성지가 유난히 많다. 온 가족이 흑성산에서 해맞이를 하면서 한해 소원을 기원한다면, 2010년은 그야말로 나와 민족과 인류가 다함께 복을 짓는 대박의 한 해가 될 것이다.

장영주 | (사)국학원 국학교육원 원장,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원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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