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시 목천읍에 있는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은 국학특강을 비롯해 독립운동가 동상과 어록비, 선도무예와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 여행지로 손꼽힌다

새봄 새 학기를 맞아 많은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간다. 단순히 역사유적을 찾거나 박물관, 기념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는 흥미를 잃게 마련이다. 그 가치와 역사적 맥락, 역사인물에 대한 공감을 함께하는 수학여행지로 충절의 고장 천안을 둘러보자.

천안시 목천면에 있는 흑성산은 원래 ‘검은 산(왕검산)’인데 이 산을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에서 김시민, 이동령, 이범석, 유관순, 조병옥 등 많은 구국열사가 배출되었다. ‘검’은 단군 왕검을, ‘은’은 단군할아버지의 은혜를 뜻했으나 일제에 의해 흑성산으로 개칭되었다. 풍수지리상 금계포란형(금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이며 예부터 큰 기가 함축된 명산으로 꼽혔다. 영조 때 유명한 어사 박문수도 명당으로 꼽은 곳이다. 흑성산 동쪽에는 독립기념관, 서쪽에는 국학원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국학원에서는 우리 한민족의 뿌리, 역사 흐름과 맥락을 통합적,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고 면면히 이어온 가슴 뜨거운 국혼과 구국열사의 심정을 느끼는 국학특강을 받을 수 있다. 전당 1층에는 한민족 상고전시관, 고구려특별전시관 등이 있다. 이어진 한민족역사문화공원은 우리 역사와 문화, 정신을 아우르는 인물 동상을 중심으로 주제별로 전시해 놓았다. 철쭉, 개나리, 진달래 등이 심어져 봄마다 뛰어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공원의 언덕 위 중심에는 세계 최대의 단군왕검 입상이 서있다.

▲ 자주독립을 지켜온 국난극복의 역사를 체험할 수 있는 독립기념관

우리의 홍익철학을 21세기 지구평화의 철학으로 펼치자는 의미를 담아 지구를 들고 있는 동상은 그 자체만 16m, 기단을 포함하면 33m에 이른다. 천부경 비석과 솟대, 장인들이 깎은 장승들을 지나면 신라의 대학자 최치원을 비롯해 독립운동의 아버지 홍암 나철, 백범 김구 등의 동상이 있다. 친근한 모습의 동상과 함께 그들의 심정을 담은 어록비가 있어 생생한 역사 교육이 된다. 드넓은 광장에서는 선도무예, 전통 놀이, 단체 한마음 게임, 청산리 전투, 청소년 캠프 등 다양한 체험장이 있다. (국학원 홈페이지(www.kookhakwon.org), 전화 041-620-6700).

흑성산 등산로를 넘으면 바로 그곳에 독립기념관이 있다. 민족의 자주독립을 지켜온 국난극복사에 관한 자료를 망라한 독립기념관은 1987년 광복절에 개관했다. 애국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겨레의 집, 태극기 마당, 전시관과 입체 영상관, 통일 염원의 동산, 독립군 체험학교가 있으며 선열들의 애국시 어록비 등을 관람할 수 있다.  (www.i815.or.kr. 전화 041-560-0114).

▲ 유관순 열사 초혼묘
이곳에서 차로 6분 거리에 상해 임시정부의 주석을 지낸 석오 이동녕 선생의 생가와 지난 2월 23일 개관한 기념관이 있다. 이곳을 지나 병천으로 향하는 도중 임진왜란 3대 대첩의 하나인 ‘진주대첩’의 명장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유허지가 있다. 병천에 들어서면 3·1운동 당시 어린 학생의 몸으로 만세운동에 나서 순국한 유관순 열사 사적지와 기념관 및 추모각이 있으며 뒷산인 매봉산에 열사의 초혼묘와 봉화대가 있다. 바로 인근에는 미국 유학 중 한인회, 흥사단 등을 통해 독립운동을 했던 유석 조병옥 박사의 생가도 복원되어 있다.

▲ 임시정부 주석을 지낸 석오 이동녕 선생 기념관
이외에도 백제시조 온조가 처음 도읍했다는 위례산성,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의 기반을 이룬 태조산과 대사찰 각원사, 문화재와 보물 등을 보유한 광덕사, 만일사를 비롯해 천안박물관, 직산 향교, 목천 향교 등 역사와 전통의 숨결이 가득한 유적이 많다. 역사유적들과 한민족역사문화공원, 독립기념관 관람을 연계하면 훌륭한 역사여행 코스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