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말 국가상징선양 공로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을 수상한 윤희숙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 사무국장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 윤희숙 사무국장은 5년 전 주민자치센터에서 주민 대상 문화프로그램을 만드는 실무팀장이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직원 상호 간의 소통하는 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예민한 신경으로 불면증을 겪고 불규칙한 식사로 위와 장에 문제가 생겼다. 당시 주민자치센터에서 기체조를 가르치던 강사의 안내로 선도명상수련을 하게 되었다. 차츰 건강과 마음의 안정을 되찾은 그녀는 자연스레 국학활동을 시작했다.

한번은 지역에서 열린 교육에 진행자로 참석해 교육 중 선보일 연극 배역을 갑자기 맡게 되었다. 내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으로 애가 탔지만 우려와는 달리 연극은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었다. “연극은 처음이라 부담감이 컸죠. 거듭 할수록 자신감이 생겼어요. 해보지 않고 두려워하던 것을 넘어서니 너무나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거에요. 사람이 못 넘는 한계는 없다는 걸 알게 되었죠.”

2007년 인천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삼일절 행사에 참여할 개인이나 단체를 모집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매년 인천국학운동연합 단독으로 행사를 했는데 시청 공식행사에 동참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바로 수화기를 들어 시청의 총무과 의전팀에 연락하고 만나게 되었다.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이 매년 진행하는 국경일 행사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자리 하나를 마련해 주었어요.” 행사 당일 삼일절 노래까지 끝나고 시의회의장이 무대 중앙으로 나오자 한편에 서 있던 유관순 복장의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 어린이들이 둘러섰다. 만세삼창에 따라 어린 유관순들이 손에 쥔 태극기를 흔들면서 목청껏 만세를 외쳤다. 행사 관계자들과 시민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 시청에서 주최한 광복절 행사도 참여하게 되었다. “광복절에는 태극무(太極舞)를 선보이겠다고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했어요..” 청년들이 맨발로 무대에 올라서 애국가에 맞춰 태극무를 선보이자 2천여 석이 넘는 행사장에 있던 시민들의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인천 국학활동가들과 관공서 직원들 사이에 쌓인 신뢰로 이후에 전개된 국학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은 2008년 강화군청이 주최한 첫 ‘기(氣)축제’에서 한민족의 ‘기’문화를 과학적이고 문화적으로 풀어내는 큰 규모의 행사를 했다. 이후 인천시청의 적극적인 제의를 받아 ‘2009 인천방문의 해 기념 세계 도시 축전’의 일환으로 ‘세계 기축제’를 열었다. 윤희숙 씨는 성공적으로 치러진 이 국제행사와 함께 10월에 있을 개천절 기념 ‘하늘열림큰잔치’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늘열림큰잔치’는 인천국학원과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이 10년 넘게 이어 온 행사로 최근 인천광역시청의 후원으로 시청 앞 미래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그날 고열에 시달리며 주변의 만류에도 마지막까지 행사를 지켰던 그녀는 그 후 한참 몸살에 시달렸다. “국학활동을 하면서 힘든 고비를 한 번씩 넘고 나면 기쁘고 힘이 나요. 그게 재미고 삶의 큰 행복이죠. 사람들이 그걸 경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윤 사무국장은 지난해 12월 지역사회발전과 국가상징 선양에 이바지한 공로로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인천국학운동연합이 해마다 펼치는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행사 등 많은 공익활동이 인정받은 것인데 제가 받게 되었네요.”

윤 사무국장은 “학교에 인성 교육을 들어가면 아이들에게 또래 문화가 있는데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지 알 수 있어요.” 라며 그런 아이들을 안타까워 했다. “교과서적인 도움을 주기보다 내가 경험했던 것과 고민했던 것들을 섞어 얘기하다보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감동해요. 절로 절로 한다는 말 있잖아요. 사실 얻어지는 게 더 많아요.”

인천 국학활동가들의 활약은 지역에서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알아준다. 그녀는 그게 자부심이자 감사함이다. “제게 국학을 알게 한 부부 국학활동가와 현재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 김영일 대표님 등 10년, 20년 꾸준한 저분들이 가는 길이라면 믿고 가도 되겠구나 했어요. 누군가 저를 보고 “아! 나도 저 사람처럼 되고 싶다.”는 모델이 되는 삶을 사는 것이 제 목표에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