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이런 인사를 주고받는다. 설날이란 말이 ‘낯설다’는 뜻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서 선조들은 미래의, 낯이 설은 새해 인사를 할 때는 ‘새해 복 많이 지으십시오.’ 라고 인사를 했다.

이 인사말에서부터 선조들이 자신이 복을 받기보다는 먼저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홍익정신의 기본 윤리를 감지할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늘 사용하는 말을 잘 뜯어보면 우리나라고유의 사상과 문화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본인이 처음 인사한 말 중에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에도 상당히 심오한 의미가 들어있다.

‘반’이란 말에는 ‘반드시, 반했다, 반듯하다, 반들반들한’의 어원이 ‘정확한’ 뜻이 바탕에 깔린 것처럼 고대 선조들은 반을 ‘신’이라는 뜻의 인칭대명사로 썼다.

지금도 몽골에서는 ‘반’을 신이란 개념으로 사용하며 고대 몽골이나 고대 만주, 조선에서 ‘반갑습니다.’는 ‘반(신)과 같은 사람입니다.’라는 뜻으로 상대방을 배려하는 최상의 인사였다.
 
‘감사합니다’ 나 ‘고맙습니다’ 하는 말 역시 ‘감’이나 ‘고’는 ‘신(神)’을 나타내는 말이다. ‘감’은 God처럼 인격적인 신이 아닌 우주만물의 근본을 나타내는 말이며 머리의 가마는 바로 ‘감’에서 파생된 말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경전 속엔 ‘나의 뇌 안에는 이미 하늘이 내려 와 있다’는 뜻의 강재이뇌(降在이腦)라는 글이 나온다.

그래서 가마는 하늘에 신이 뇌 속으로 들어오는 곳을 이른다. ‘고맙습니다’ 의 ‘고’도 감의 옛 말 ‘고마’에서 온 말로 풍요롭고 아름다운 땅의 신을 뜻한다.귀엽고 통통한 아이를 땅꼬마라고 했듯 땅신(地神), 고마에서 곰, 검, 금이 파생되었다.

상대방을 일컫는 ‘님’자도 ‘니마’라는 옛 말로 높고 빛나는 신이다. 높고 빛나는 신 ‘니마’에서 파생된 것이 사람의 신체 중 이마이듯 우리 선조들은 하늘, 땅, 사람 모두를 같은 신격체로 보았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천지인(天地人)의 삼원사상이 정립된 것이다.

우리말은 우연히 부르기 좋게 만들어진 게 아니라 홍익인간이 되기 위한 수련을 통해 삼원사상과 자신의 본질을 성찰한 결과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쓰는‘말’은‘마음의 알’이란 뜻이다. 마음의‘마’는 사람이 태초에 표현해내는 소리로 맏딸, 맏사위처럼 처음의 참됨을 뜻하는 긍정적인 소리이고 ‘음’은 원래 움으로 ‘움’이 싹, 씨를 뜻하는 것처럼 처음으로 싹트는 것이 마음이며 이 마음의 알(아리; 밝음)이 말인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을 예전엔 이라고 썼다. 이 마음의 알맹이를 쓰는 것이 말씀이다.

장영주 (사)국학원 교육원장, 한민족역사문화공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