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처음으로 해피스쿨을 도입한 성남초등학교 성인제 교장

성남초등학교는 작은 학교로 학생 수도 적고 인적·물적 여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을 특성화로 극복해보고자 ‘학생이 오고 싶은 학교 만들기’ 공모까지 했지만, 별 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하던 중 뇌교육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시골학교 어린아이들에게 인류와 민족을 위한 큰 꿈을 안겨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현재 교육 현장에는 교육과 관련된 여러 가지 방법들이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다 일장일단이 있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그런데 인간의 중추적인 뇌를 가지고 뇌교육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한한 가능성이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교육에서 다수의 학생들이 소외되어 있습니다. 40명의 학생이 한 반에 있다면 일부 10% 내외의 리더들을 제외하고는 들러리가 되고 박수부대가 되고 있어요. 이런 교육은 개개인을 행복하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보다 소수의 인원이기 때문에 선생님이 학생 개개인을 보살필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때문에 우리 학교부터 소중한 인간의 존엄성 속에 모두가 승리하는 학교의 모습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긍정적 자아개념

교육학에 ‘긍정적 자아개념은 피그말리온의 효과를 가져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긍정성과 부정성이 공존합니다. 그런데 긍정적인 것만을 생각하면 기적적인 효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신념의 마력》이란 책에서도 좋은 상태를 믿고 행동하면 그대로 이뤄진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공부를 못한다고 학생을 꾸중해본 일이 없습니다. ‘무조건 자신감과 하면 된다는 신념을 가져라’라고 말합니다. 어떤 경우에서도 말이죠. 꼴등을 해도 ‘아~잘했어!’, ‘참가한 것만 해도 잘한 거야’라고 말합니다. 단점만 끄집어내면 아이의 장점까지 소멸됩니다. ‘단점을 말하지 말고 장점만을 키워라, 그러면 장점이 단점을 덮고 장점은 더 큰 에너지를 가진다’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예쁘지 않은 아이가 하나도 없답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위한 개개인의 재능 발견

인간은 날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어른들이 그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고, 기회를 못 준 것이고, 끄집어내지 못한 것이지요. 평교사 때, 전 학년 문제아들과 함께 낚시를 다니고, 등산을 가고, 닭싸움을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하다 보면 그 중에 위급한 상황에 대처 능력이 뛰어난 아이, 고기를 잘 낚아 올리는 아이, 기발한 발상을 하는 아이들을 종종 발견하게 되지요. 그 아이들을 보면서 ‘인간은 똑같다’라는 법칙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한 명, 한 명 고귀하고 소중한 아이들을 단지 어른들의 척도에 의해 서열을 매겨놓은 것뿐이죠. 교육의 가장 큰 목적은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행복한 자기 인생을 살게 하는 것입니다. 진로 교육의 기본 목적도 아이들이 스스로 행복한 자기 진로를 찾게 하는 것이죠. 어른이 ‘뭐 해라’하는 것이 아니고요.

자기 재생력을 지닌 아이들의 뇌

교육이란 말은 영어로 에듀케이션인데, 원래의 어원을 찾아보면 E는 Out(밖으로), Duc는 Throwing(던지다)이라는 뜻이라더군요. 그래서 쉽게 말하면 ‘교육’이라 함은 밖으로 던지는 것, 세상 밖으로 아이들의 재능을 던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교육은 계속 무언가를 아이들에게 집어넣으려고 했다는 것이죠. ‘외워라’, ‘이 영역 밖으로 나가지 말아라’, 그렇게 통제하고, 했나 안 했나 확인하고, 감시하고, 가둬두었단 말이죠. 인간의 천부적 재능을 끄집어내는 것이 교육인데 지금까지도 교육은 여전히 집어넣으려고만 하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틀에 아이들의 재능을 가둬둔 꼴이 된 겁니다. 하지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뇌에 자기 치유력, 자기 자생력이 있어서 아이들의 경우 여건과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분출합니다. 특히 초등교육에서는 더더욱.

초등교육에서 담임선생님이 전체적으로 1년 동안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이유 또한 아이들을 포괄적으로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교사가 갖기 위해서입니다. 결코 선생님의 교과전문지식이 부족하거나 아이들의 수준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성장발달 이론을 보면 초등교육에서 아이들의 창의성과 인성이 거의 다 형성되거든요. 아이들을 고른 분야에서 통찰할 수 있는 눈이 있어야 아이들의 특기적성을 더욱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는 것뿐만 아니라 장난하는 것, 청소하는 것, 유리 깨는 것, 도망치는 것, 노는 것, 숙제하는 것, 체육·미술·음악의 예능 영역까지 폭넓게 관찰하면서 아이의 특기적성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지요.

공교육의 문제는 교장이 바뀌면 다 바뀐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교정의 나무까지 바뀌죠. 그래서 저는 교장이 바뀌더라도 이 뇌교육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자매결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금은 교육이 지역과 함께 가야만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해피스쿨이 1~2년 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함께하면서 지역의 요구에 의해서라도 지속될 수 있는 캠페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해피스쿨 캠페인은 2010년 1월 현재 전국 250여개 학교에 보급되어 있다.

[출처] 브레인 Vol.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