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곤 경남국학원이사

 경남도민일보의 끈질긴 노력으로 황성신문의 주필을 지내며 1905년 11월20일 황성신문에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으로 망국의 한을 토로했다가 결국 친일의 탈을 쓴 장지연의 서훈이 취소되었다는 뉴스에 사필귀정이라는 글귀가 생각난다.

하지만 풀리지 않은, 풀지 못한 너무나 많은 친일청산 과제는 세월이 지날수록 남북 이산가족의 한 같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비애와 슬픔과 고뇌로 대한민국을 비추는 태양을 가리고 있다.

조선의 마지막 총독 아베 노부유키(1875.11~1953.9)가 한국을 떠나며 우리의 가슴에 이런 말로 못을 박고 갔다. "우리는 패했지만 조선은 승리한 것이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민이 제 정신을 차리고 찬란한 위대했던 옛 조선의 영광을 되찾으려면 100년이라는 세월이 훨씬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민에게 총과 대포보다 무서운 식민교육을 심어 놓았다. 결국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보라! 실로 조선은 위대했고 찬란했지만 현재 조선은 결국 식민교육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온다. "

일제가 패망한지 65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한민족의 찬란했던 역사와 문화 그리고 홍익인간의 정체성을 회복했는지 냉정히 반문해보자.

경제적으로는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 누구도 부인할 수 없지만 경제를 지배하고 움직이는 정신적인 면에서는 국혼 회복은커녕 오히려 외래문화에 국혼을 잃고 문화적인 식민을 당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렇게 가다간 100년이 아니라 천년이 간들 답답할 따름이다.

그러면 일제는 왜 우리의 어떤 정신을 무엇 때문에 왜곡, 조작했는지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일제는 1910년 8월29일 강제로 조선을 점령한 뒤 데라우치를 조선의 수괴로 보냈다. 3.1 독립운동 이후 외면적으로는 온 건책을 펴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더욱더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침탈할 계획을 획책 했다. 사이토 총독은 "총칼로 지배하는 것은 그 순간의 효과 밖에 없다. 남을 지배하려면 철학, 종교, 교육, 그리고 문화를 앞 세워서 정신을 지배해야 한다."며 통치 수단을 수정한 신교육시책을 발표 한다.

또 1925년 조선사편수회를 만들어 치밀하게 조선의 역사를 조작, 왜곡하기 시작했다. 만고의 역적 이완용과 권중현은 조선사편수회 고문을 맡았다. 이완용 집안의 이병도(광복후 서울대 교수)와 신석호(광복후 고려대 교수 및 국사편찬위원장)은 이마니시 류 (今西龍,금서룡)의 식민사학을 이어받아 역사조작에 앞장섰다.

아직도 식민사관에서 헤매고 있는 일부단체에서는‘일본의 식민지 지배는 우리에게 축복이니 고마워해야 한다. 안중근, 김구는 테러리스트이며 유관순은 여자깡패’라고 가르치며 반만년의 찬란한 역사를 자랑하며 홍익인간의 지구인 정신을 펼친 통일기원국조 단군상의 목을 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동북공정’은 완료하고, ‘교과서 수정공정’을 통하여 요하문명, 홍산 문명을 이루어 낸 동이족 문명을 자신들을 황제지손(黃帝之孫)의 문화라고 왜곡 강변한다. 중국은 “한반도 진출 연구소’를 만들어 한반도의 중국 화를 통째로 시도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초등학교에서는 자신들의 역사시간은 반드시 아이들의 머리가 맑은 시간대인 오전에 배치하고 영어나 수학은 오후에 가르친다. 백발이 성성한 랍비들이 자신들이 평생을 뼛속깊이 학습한 이스라엘의 정신을 두뇌가 맑고 깨끗한 오전시간에 자신의 온 영혼을 다 쏟아 부어 손자뻘의 어린이들 한 명, 한 명의 골수에 이식시키는 것이 이스라엘의 교육이다.

우리의 교육은 국, 영, 수에서 영, 수, 국으로 바뀐 지 오래고 아이들에게는 대학입시의 부담을 줄여 준다며 국사를 필수가 아닌 선택 과목으로 학교에서 배우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느 선생님으로부터, 누구에게서 이 나라의 국혼을 이어온 정체성을 느끼고 가슴에 새기겠는가! 국경이 사라지고 세계가 지구촌으로 하나가 되어가는 이때 인류의 의식이 홍익정신, 곧 지구인의 의식으로 확대 되는 깨달음의 출발은 제 정신을 찾는 것이다. 우리의 정신은 나와 민족과 인류를 하나로 생각하는 상생의 홍익철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