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에 우리 조상은 김치는 어떻게 만들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한북 북콘서트가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열렸다.

한식진흥원(이사장 임경숙)은 ‘100년 전 김치이야기’라는 주제로 한식 북 콘서트를 11월 19일 개최했다.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맞이하여 열린 이 강연에서 약 100년 전에 편찬된 충북지역의 고조리서 《반찬등속》에 나오는 김치에 관해 《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김치하는 이야기》의 저자 강신혜 작가가 소개했다.

《반찬등속》은 충북지역의 고조리서로 충북 유형문화재 제381호이다. 이 책은 민간에서 고한글로 간행한 충청북도 최초의 음식 조리서로, 당시의 음식문화뿐만 아니라 언어(방언), 마을 등을 이해할 수 있는 청주를 대표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반찬등속" 표지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반찬등속" 표지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이 책은 1910년대 청주 상신동(현 행정구역: 청주시 흥덕구 강서2동)에서 거주한 강씨 문중의 며느리 밀양 손씨가 썼다고 전하는데, 붓글씨로 쓴 책이다. 책 내용은 고한글로 쓴 음식 조리법과 한자로 음식 재료 등을 기록한 문자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책의 마지막에 편지글이 붙어 있다. 음식은 김치류, 짠지류, 반찬류, 떡류, 음료, 술 등 46가지를 소개한다. 앞표지의 ‘계축 납월 이십사일’이라는 글씨로 보아 1913년 12월 24일 책을 완성한 것으로 보이며, 뒤표지에 ‘청주서강내일상신리淸州西江內一上新里’라고 지명이 쓰여 있다.

강연자 강신혜 작가는《반찬등속》에 나오는 김치 부분을 재해석하여 올해《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김치하는 이야기》(청주부엌, 2022)라는 책으로 엮어 100년 김치를 현재의 독자들에게 자세하게 소개하였다. 저자 강신혜는《반찬등속》의 원저자 밀양 손씨의 4대손으로 고손녀이다. 밀양 손씨는 저자의 할아버지의 할머니고, 편저자 강규형은 저자의 아버지의 아버지다.

강신혜 작가는 3년간 이 책을 준비하면서 절반은 도서관에서, 절반은 김치를 담그며 보냈다. 남는 시간에는 취조에 가까울 정도로 어머니와 주변 친척들의 기억을 쥐어짰냈다. 100년 전 충북지역 유일의 고조리서《반찬등속》의 저자 밀양 손씨의 후손들이 100년 전 김치를 재현하고 그 김치들을 현대적인 입맛에 맞추어 다시 담고 자신들의 김치 레시피들을 공개한 것이다.

한식진흥원은 ‘100년 전 김치이야기’라는 주제로 한식 북 콘서트를 11월 19일 개최했다. [사진 한식진흥원]
한식진흥원은 ‘100년 전 김치이야기’라는 주제로 한식 북 콘서트를 11월 19일 개최했다. [사진 한식진흥원]

강신혜 작가는 이번 강연에서 “100년 전 김치는 현재 모습의 김치와 유사한 점이 많다”라고 전하며, 이색적인 점은 “예전에는 배추보다는 무를 활용한 김치가 많았고, 찹쌀풀이나 밀가루를 쓰지 않았던 것이 색달랐다”라고 말했다. 또《반찬등속》에는 조기를 넣은 김치가 등장하는데 “내륙지역의 청주에서 어떻게 조기를 넣은 김치를 만들게 되었는지 추리하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전하였다.

마지막으로 강 작가는 “기술의 진보와 사회적 변화와 함께 김치도 진화하고 있다”라면서 “《반찬등속, 할머니 말씀대로 김치하는 이야기》가 김치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자료가 되는 것 같아 보람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강연에 참석한 한 참석자는 “음식을 배우는 학생으로서 이번 강연을 듣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라며, 구입한 책을 직접 가지고 와 작가의 친필 사인을 받기도 했다.

한식진흥원은 2022년에 선보이는 한식문화프로그램의 마지막 프로그램에 오는 12월 8일 도서《순대실록》의 저자 육경희 작가를 초청한다. 이날 육경희 작가는 맛있고 특별한 ‘순대’에 관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예약은 한식문화공간 이음 누리집에서 할 수 있으며 선착순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