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때 아이가 입는 옷에 복을 기원하는 장식을 수놓아 두르던 돌띠. [사진 비움박물관]
돌잔치 때 아이가 입는 옷에 복을 기원하는 장식을 수놓아 두르던 돌띠. [사진 비움박물관]

우리 선조들은 일상에서도 복 사발에 음식을 담고 복주머니를 만들고 복 병풍을 걸었다. 돌잔치를 할 때 아이 옷에 장수와 부귀 등 복을 기원하는 장식을 수놓은 돌띠를 둘렀다. 또한, 망자의 상여에는 마지막 길을 안내하고 위로하며 나쁜 기운을 물리치며 명복을 비는 나무인형 ‘꼭두’로 장식했다.

탄생부터 죽음까지 삶 전반에서 복을 기원하고 복을 짓던 우리 선조들의 전통문화를 엿볼 수 있는 특색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지역 내 다양한 민속품을 통해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려온 비움박물관과 협업해 오는 12월 1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지역박물관교류전 ‘福을 짓다’를 진행한다.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오는 12월 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비움박물관과 협업해  '복을 짓다' 전시를 한다. [사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광주역사민속박물관은 오는 12월 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비움박물관과 협업해 '복을 짓다' 전시를 한다. [사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전시는 ▲1부 복을 빌다 ▲2부 복을 짓다 ▲3부 복을 받다 총 3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 ‘복을 빌다’에서는 당장 먹고 사는 일을 걱정해야 했던 현실 속에서 나와 가족, 사회 구성원의 안녕을 간절히 기원했던 전통사회에서 복을 비는 일이 현재를 긍정하며 잘 살아보고자 하는 실천적 수단이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가내 평안과 안녕을 염원하던 가정신인 전통 신화 속 삼신과 조앙신, 성주신을 새긴 상을 재현되었다.

2부 ‘복을 짓다’에서는 일상 공간인 안방과 사랑방, 부엌 등에서 사용하던 복과 관련된 민속품이 전시된다. 입신양명을 꿈꾸는 선비의 사랑방 도구부터 안방 세간살이, 가족의 식복을 책임지는 식기류까지 다양하다.

가족의 장수와 식복을 기원하는 문양을 넣은 식기류. [사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가족의 장수와 식복을 기원하는 문양을 넣은 식기류. [사진 광주역사민속박물관]

3부 ‘복을 받다’에서는 태어나서 삶을 마감할 때까지 일생을 통해 다양한 모습을 찾아오는 복의 모습을 전시한다. 아이의 돌상부터 혼례 때는 신랑집에서 예물을 담아 보내는 납폐함에 ‘수복(壽福)’, 부모의 회갑례에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직접 수놓은 십장생 병풍, 상여의 ‘꼭두’까지 다채롭다.

전시에서 비움박물관이 소장한 복과 관련한 민속품 200여 점을 소개함으로써 조상들이 복을 기원하는 마음과 복을 받으려 노력하던 모습을 통해 ‘복’이 가지는 긍정적 가치를 조명하게 된다.

(시계방향으로) 복을 기원하는 문양의 다식판, 복주머니, 납폐함. [사진 비움박물관]
(시계방향으로) 복을 기원하는 문양의 다식판, 복주머니, 납폐함. [사진 비움박물관]

비움박물관 이영화 관장은 “신년을 앞두고 복주머니 체험도 많이 하는데 복을 빌던 우리 전통문화 속에는 한국인만의 독창적인 익살과 해학, 따스함과 겸손함, 그리고 사람을 존중하고 정성을 다했던 마음이 담겨있다.”라며 “예를 들면 ‘백수도(百壽圖)’가 있다. 예전 유아의 사망률이 높던 때 어머니가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치성으로 음각, 양각 등 각기 다른 형태로 백 개의 목숨 수(壽)를 수놓은 걸 보면 간절했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라고 소개했다.

백수도(百壽圖).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고자 목숨 수자를 새겼다. [사진 비움박물관]
백수도(百壽圖). 아이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고자 목숨 수자를 새겼다. [사진 비움박물관]

이 관장은 “우리나라가 경제선진국으로 성장하면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잃은 것 같다. 지금 지구적 위기 앞에서 우리 전통문화에 깃든 것이야말로 미래의 지구를 살리는 묘약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며 “우리가 물질문명을 쫓으면서 잃어버린 소중한 행복을 발견했으면 한다”라고 했다.

한편, 광주역사민속박물관 신현대 박물관장은 “옛사람뿐 아니라 우리도 일상에서 간절한 복을 빌고, 삶의 굵직한 단계마다 복을 짓기 위해 노력한다”라며 “전시를 통해 계묘년을 맞이할 더 든든한 힘을 얻고 가기 바란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