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적성(赤誠, 참된 정성)으로써 조국의 독립과 자유를 회복하기 위하야 한인애국단의 일원이 되야 적국의 수괴(首魁, 우두머리)를 도륙하기로 맹세하나이다. 대한민국 13년(1931) 12월 13일 선서인 이봉창, 한인애국단 앞”

이봉창 의사가 '동경의거'에 앞서 백범 김구선생이 조직한 한인애국단에 입단하면서 작성한 선서문. 31일 문화재청은 이봉창 의사 선서문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몰로 지정예고했다. [사진 문화재청]
이봉창 의사가 '동경의거'에 앞서 백범 김구선생이 조직한 한인애국단에 입단하면서 작성한 선서문. 31일 문화재청은 이봉창 의사 선서문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몰로 지정예고했다. [사진 문화재청]

대일항쟁기 항일투쟁 역사에서 전환점을 마련했던 이봉창 의사(1900~1932)의 일명 ‘동경의거’에 앞서 이 의사가 한인애국단에 제1호 단원으로 입단하면서 썼던 선서문의 내용이다.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이 10월 31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예고 되었다.

‘동경의거’는 1932년 1월 8일 도쿄 연병장에서 육군관병식을 마치고 동경경시청 정문 앞을 통과 중이던 히로히토 일왕의 귀궁행렬을 향해 폭탄 한 발을 던졌던 사건이다. 해당 의거는 일왕의 마차로 오인한 궁내대신의 마차 앞에 떨어져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으나 제국의 심장부 동경에서 일왕의 면전에서 처음 일으킨 폭탄의거로써 정치적 반향이 컸다.

전 세계 피압박 민족에게 큰 충격과 가능성을 안겨주었는데 특히 중국인들의 항일의식에 큰 영향을 끼쳐 일제가 중국의 항일운동을 무력으로 억압하고자 1932년 제1차 ‘상해사변’을 촉발시켰다. 또한, 침체일로에 있던 상해 임시정부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주었으며, 윤봉길 의사의 ‘홍커우 공원 의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봉창 의사는 당시 현장에서 체포되어 1932년 10월 비공개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순국했다.

태극기 앞에서 이봉창 의사가 한인애국단 입단 선서문을 가슴에 붙이고 양손에 수류탄을 들고 찍은 기념사진. 서명 당일 안중근 의사의 막내동생이자 한인애국단 임원이던 안공근의 집에서 찍었다. [사진 문화재청]
태극기 앞에서 이봉창 의사가 한인애국단 입단 선서문을 가슴에 붙이고 양손에 수류탄을 들고 찍은 기념사진. 서명 당일 안중근 의사의 막내동생이자 한인애국단 임원이던 안공근의 집에서 찍었다. [사진 문화재청]

이번에 보물로 지정예고된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은 의거 27일 전에 백범 김구 선생 주도로 1931년 중국 상해에서 결성된 항일무력단체인 ‘한인애국단’에 첫 단원으로 입단하며 일본에 대한 항쟁을 다짐한 국한문혼용 선서문이다.

해당 선서문은 당시 이 의사의 의거 행적과 한인애국단의 활동, 항일투쟁 역사를 증명하는 귀중한 역사적 산물로, 윤봉길 의사의 선서문과 함께 한국 독립운동사의 소중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서명을 마친 이봉창 의사는 안중근 의사의 막내동생이자 한인애국단 임원이던 안공근의 집에서 양손에 수류탄을 들고 선서문을 가슴에 단 채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이때 찍은 흑백사진이 지금도 전한다.

문화재청은 이봉창 의사 선서문 외에도 11세기에서 12세기 만들어진 ▲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66(初雕本 瑜伽師地論 卷六十六)과 ▲ 대방광불화엄경소 권88(大方廣佛華嚴經疏 卷八十八), 조선 성종3(1472)년 인수대비의 발원으로 석가모니 탄생부터 1334년까지 고승의 전기나 일화를 담은 ▲ 불조역대통재(佛祖歷代通載) 22권 14책, 조선 초 사용한 금속활자 계미자(癸未字) 중자(中字)를 함께 사용해 인쇄한 농업경영 서적인 ▲사시찬요(四時纂要), 경주시 양동마을에 대대로 거주해 온 경주 손씨 후손 손소(1433~1484)가 하사받은 ▲손소 적개공신교서(孫昭 敵愾功臣敎書) 등 총 6점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예고 되었다.

또한, 백제 무왕 40(639)년 절대연대를 기록한 금제 사리봉영기가 포함된 백제 공예예술의 정수라 불리는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를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지정 예고 했다.

국보로 지정예고된 1점과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 보물로 지정예고된 6점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검토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