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논문집 《선도문화》 제33권을 최근 발간했다. 이번 호에는 특별논문 2편, 일반논문 7편 총 9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특별논문으로 석상순 박사는 “‘한국선도·중국도교·한국도교’ 구분론: 한국선도 변형태로서의 중국도교 연구 방향 제안”에서 한국선도를 중심으로 중국도교 및 한국도교와의 상호간 개념과 영역을 비교했다.

석 박사는 “그간 한국의 선도문화에 대한 인식은 유교문화 내지 서구인 시각으로 규정되어 저급한 샤머니즘[巫]으로 폄훼받기 일쑤였으나, 오늘날 고고학적 발굴 및 연구성과는 선도문화가 샤머니즘이 아니라 고차원적인 세계관과 삶의 방식을 보여주는 신선문화·신선사상[仙]이라는 사실 및 동북아 신선문화의 시원과 전파의 주체가 한민족에게 있음을 입증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석 박사는 “한국선도는 중국도교식의 불로장생이나 신선사상과는 구별되는 독자적인 한국 고유의 사상이고 문화라는 관점이 제기되면서, ‘한국선도’와 ‘중국도교’가 갖는 차이점에 대한 인식도 자라나게 되었다. 이에 한국으로 전래·수용된 중국의 도교와 한국선도를 함께 연구하는 이른바 ‘한국도교’라고 하는 개념어도 등장하였다”고 말했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논문집 "선도문화" 제33권을 최근 발간했다. [사진 정유철 기자]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연구원은 논문집 "선도문화" 제33권을 최근 발간했다. [사진 정유철 기자]

 석 박사에 따르면 한국선도는 기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하는 수행 및 철학(사상), 역사 등을 포괄하는 한민족 고유의 사상 체계를 말한다. 반면에 중국도교는 신선장생사상을 기반으로 노장 사상 및 유교·불교와 여러 민간신앙의 요소들을 받아들여 형성된 종교이다. 전자는 삼원오행론 철학을 기반으로 성통·공완하여 홍익인간·제세이화한 연후에 조천한다는 신선문화, 곧 ‘신선공완사상’을 갖고 있다. 후자는 음양오행론 및 불로장생하여 우화등선하려는 ‘신선장생사상’을 갖고 있다. 한국선도는 선도철학의 정수를 담은 경전과 이를 바탕으로 하는 철저한 수행, 강인한 역사의식 등을 기반으로 선도사관이 형성되어 있다. 반면 중국도교는 《도장》이라는 방대한 경전을 갖고 있을 뿐 역사의식이 미비하고 사회적 실천의식도 없어서 도교사학이 형성되지 못하였다. 한국도교는 중국도교와 거의 비슷하다.

이어 석 박사는 “2000년대 초 이래 ‘한국선도’ 학문분야가 신생하여 분립하고 있다. 한국도교는 한국선도의 분립을 수용하지 않고 한국도교의 도장 편찬을 위해 한국선도의 경전 및 사서를 끌어안고 있다. 반면에 그간의 한국선도의 연구성과는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한국도교는 한국선도 연구성과를 대범하고 인정하고 한국선도의 변형태로서의 중국도교를 연구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제안 이유로 “동북아에서 시작되어 동아시아,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간 선도문화를 한국선도 및 한국도교 연구자들이 상호 조화롭게 연구하여 유라시아 전역 상고문화사가 선도적인 역사의식의 관점에서 서술되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석 박사는 “‘한국선도’의 기준에서 유·불·도 외래삼교를 위시한 서구의 사상·문화를 총체적으로 끌어안는 것이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가장 근본적인 시각이라 생각한다. 그리되면 오랜 동안의 문화사대주의 특히 중화중심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서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찾는 길이 될 것이다. 한국선도가 기준점이 되어야 함은 결코 속좁은 국수주의가 아니라 성통·공완하고 홍익인간·재세이화 하자는 바람직한 사상(철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선도문화" 제33권  [사진 정유철 기자]
"선도문화" 제33권 [사진 정유철 기자]

소대봉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은 “동아시아 선도문화 연구동향과 ‘한국선도’ · ‘한국도교’ 개념의 재검토”에서 “2000년대 이후 연구 성과가 축적되자 한국선도와 중국도교는 사상체계의 핵심적인 존재론은 물론 수행법에서도 전혀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한 고고학과의 융합연구로 연구가 깊어지자 한국선도의 연원이 무려 서기전 7000년경 흑룡강·오소리강 합류 지역의 신석기문화로까지 소급되어 서기전 4세기 이후 형성된 ‘도교’라는 용어로 ‘한국선도’를 포괄하는 것은 이치에도 어긋남을 알게 되었다”고 밝혔다.

소 정책위원은 “2000년대 이후에도 여전히 ‘한국도교’라는 애매한 용어 안에 민족 고유 사상(한국선도)과 중국에서 전래된 도교를 묶어 사용하는 연구 흐름이 있다. 그들은 고유 사상이 장생불사를 추구한다고 보기도 하고, 고유 사상의 근원을 샤머니즘으로 보기도 하였다”며 “그러나 신채호를 기점으로 100여년 축적된 민족 고유 사상에 대한 연구로 인해 존재론, 실천론, 수행법에서 중국도교와는 전혀 다른 사유체계임이 확인되었고, 역사적 연원에서도 중국도교에 훨씬 앞서는 민족 고유 사상은, 이제 ‘한국선도’라는 올바른 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논문집에는 △한국 청동기시대 제의유적의 검토-환구유구와 환상열석을 중심으로(유태용)△흑수백산지구 중기 신석기 옥석기문화의 양대 중심과 소남산문화류의 옥석기 조합(정경희)△한국 고대 웅녀(熊女) 신앙의 전개와 국모신(國母神) 관념의 변화(이장웅) △부여 분국(分國)과정 고찰(지양미)△팔만대장경 보전의 홍익생태학적 함의(임비호)△‘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총론 개정방안 연구’에 대한 비판-교육이념 ‘홍익인간’을 중심으로(이근철)△명상 체험에 관한 자문화기술지-통합적 사고 체득을 중심으로(신혜숙)라는 논문이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