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리역사바로알기는 서울지방보훈청 후원 2022현충시설활성화사업 ‘현장과 App에서 만나는 현충시설탐방’ 프로그램을 실시하였다. 2022년 3월 1일에 개관한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현충시설로 새롭게 지정되어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고 싶어하는 장소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참가자들이 보이드 영상 임시정부 사람들의 27년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참가자들이 보이드 영상 임시정부 사람들의 27년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개관과 동시에 103주년 삼일절 기념식이 개최도 했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활동과 디지털 매체의 발달로 박물관도 인터넷을 활용하거나 VR체험을 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임시정부기념관도 보훈처에서 개발한 ‘현충시설기념관 안내App’뿐 아니라 기념관 자체App을 개발하여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했다. 또한 ‘4.11 비밀일기’라는 박물관 미션게임도 진행할 수 있다. 젊은이들에게 인기있는 방탈출 게임의 형식을 띄고 있어 박물관을 둘러보며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되는 프로그램이다. 박물관이 더 이상 전시물을 눈으로만 보거나 해설을 듣는 정도가 아니라 직접 체험하며 탐구하는 내용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참가자들이 가상현실(VR)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참가자들이 가상현실(VR)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전시물도 다양한 형식으로 꾸며져 있다. 제1관 ‘군주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입구에는 은색 구슬이 ‘임금 왕(王)’ 자에서 ‘백성 민(民)’ 자로 변하는 키네틱 아트가 펼쳐진다. 소리, 조명, 움직임 등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알게 해주는 전시물은 모든 참가자들의 눈길을 끄는 멋진 공간이다. 첫 전시물은 3.1운동으로 촉발된 대한민국임시정부 설립이지만 그 이전부터 새로운 나라 건설에 대한 의식이 있었음을 알게 해주는 기록물들이다. 이러한 지식인들의 움직임과 거족적인 3.1운동이 맞물려 임시정부가 수립된다.

현충시설 정화활동을 하는 학생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현충시설 정화활동을 하는 학생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조선과 대한제국이라는 국명을 잃어버리고 새로운 정부를 세울 때 국호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하는 독립운동가들의 에니매이션을 보면서 그 당시 상황으로 빨려들어가게 된다. 결국 백성이 주인이라는 ‘민국’을 붙인 ‘대한민국’이라는 국호가 결정되는 장면은 임정기념관의 정체성을 말해주는 듯하다. ‘왕’도 일본도 아닌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 설립되는 순간이다. 일제의 강탈로 우리의 국토를 빼앗겨 어쩔 수 없이 타국땅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었지만, 임시정부는 독립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가며, 조직과 활동에서는 정부의 면모를 손색없이 보여준다. 외교, 교육, 군사, 재정, 법률 등을 마련하여 전 세계에 흩어져있는 우리 민족의 구심점 역할을 한 것이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학생들이 역사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학생들이 역사 해설을 듣고 있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제2관은 임시정부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임시의정원 사람들 뿐 아니라 독립운동가의 가족에 대한 기록이 있다. 특히 보이드 영상 ‘임시정부 사람들의 27년’을 태극기를 모티브로 제작된 거대한 영상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고향땅을 등지고 타국에서 쫓기는 생활을 했던 많은 임시정부의 사람들. 그들의 사진은 역사책 속에 나오는 한 줄의 글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삶의 고단함을 그대로 전하며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제3관은 광복을 맞아 지금의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민주공화국 제도, 국가상징, 기념일 등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환국하는 임시정부 요인들의 모습은 감격스럽기도 하고 그 긴 세월을 이겨내고 고국 땅을 밟은 독립운동가들에게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은 마음이 든다. 지금 누리는 평화가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얻어낸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비밀일기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비밀일기 미션을 수행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우리역사바로알기]

야외 옥상에서는 인왕산 아래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 펼쳐져 보이고, 멀리 남산 타워가 마주보인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그렇게 바라던 해방된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시설의 기념관을 통해 역사를 돌아보는 오늘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기념관을 나와 독립공원에 있는 현충시설인 3.1독립선언 기념탑에서 다시 한번 독립운동의 뜨거운 마음을 되새긴다. 탑 앞에 놓여있는 독립운동가들의 핸드프린팅과 어록 동판을 닦는 정화활동을 하며 우리의 역사를 알고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배우게 된다. 혼란스러운 세계정세 속에서 독립운동가들이 견뎌온 그 혹독한 세월의 발자취를 배우며 시대의 소명을 알고 극복해나가는 후손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이 저절로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