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돌아가기 위해 야생적응 훈련 중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의 모습이 국민에게 공개되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3일 해양정보포털 누리집을 통해 8월 4일부터 약 한 달간 제주 바다 위 가두리훈련장에서 빠른 조류, 높은 파도 등 바다 환경에 적응 중인 비봉이의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제주 연안 야생가두리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사진 해양환경정보포털]
남방큰돌고래 비봉이가 제주 연안 야생가두리 훈련장에서 훈련하는 모습. [사진 해양환경정보포털]

해양환경정보포털 누리집 상단 ‘해양생태&해양보호’ 메뉴 내 남방큰돌고래(비봉이)훈련을 클릭하면 8월 3일 이송장면부터 22개의 사진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비봉이는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이다. 2005년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다른 물고기와 함께 그물에 잡히는 혼획(混獲)으로 인해 잡혀 16년 간 퍼스픽리솜(구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되었다. 비봉이의 현재 나이는 약 23세 전후로 수컷이며, 포획 당시 나이는 6세 전후였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방류 결정 이후, 비봉이가 적응 훈련 중인 곳은 제주 연안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 120여 마리의 핵심 서식지이다. 비봉이는 그동안 살아있는 물고기를 사냥하는데도 익숙해졌고, 동족 무리와 접촉하는 모습도 매일 관찰되었다.

현재 비봉이는 태풍 제11호 힌남노의 북상에 대비해 지난 8월 31일 퍼시픽리솜 수족관으로 긴급이송되어 적응 훈련 중이다. 해상 상황과 가두리훈련장 보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다시 해상 가두리로 돌아갈 계획이다.

지난 8월 31일 태풍 힌남노 북상에 대비해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담시 퍼시픽리솜 수족관으로 긴급이송되었다. [사진 해양환경정보포털]
지난 8월 31일 태풍 힌남노 북상에 대비해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는 담시 퍼시픽리솜 수족관으로 긴급이송되었다. [사진 해양환경정보포털]

해양수산부는 그동안 비봉이의 빠른 야생적응을 위해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훈련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 후 더욱 높아진 국민의 관심을 고려해 비봉이 방류 협의체 및 기술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훈련과정을 담은 일부 영상과 사진을 공개한 것이다.

지금까지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방류는 세 차례 진행되었다. 2013년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에 이어 2015년 태산이와 복순이, 2017년 금등이와 대포였다. 야생 방류 이후 삼팔이에 이어 춘삼이, 복순이가 새끼돌고래와 함께 포착되어 성공적인 적응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성년시기에 포획된 개체와 달리 청소년기에 잡혀 10년 넘게 수족관에 익숙하해진 금등이와 대포의 경우, 방류 이후 전혀 포착되지 않아 야생적응에 실패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간 비봉이의 해양 방류에 관심과 우려가 쏟아졌던 이유는 비봉이가 바로 금등이 대포와 같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는 비봉이의 야생적응 훈련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 밝혔다. 그러나 동물복지 및 보호단체는 야생에서 보다 수족관에서 훨씬 더 긴 17년을 보낸 비봉이의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 신중한 결정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제외하고 국내 5곳의 수족관에 21마리의 고래류가 감금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