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won Neung, Pygmalion, 2022, Oil on Canvas, 86x131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Kwon Neung, Pygmalion, 2022, Oil on Canvas, 86x131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여기 예술적 생존을 위해 고착되지 않는 여행자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동시대 작가 두 사람이 있다. 90년대생 권능 · 권대훈 작가다.  중국 심천(深圳)을 주무대로 활동하는 권능의 회화는 시대와 국가의 경계를 넘나들며 특정한 기법에서 탈피된 창조적 사고를 근간으로 구성된다. 한국을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권대훈은 런던 슬레이드 미술학교(Slade School of Fine Art, UCL)에서 수학하며 런던을 기반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여, 장르를 넘나드는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예술행위를 통해 고유의 작업 스타일을 전개하였다.

Kwon Neung, Artistic Disneyland, 2022, Oil on Canvas, 100x240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Kwon Neung, Artistic Disneyland, 2022, Oil on Canvas, 100x240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예술적 생존을 위해 끊임없는 창조적인 행위를 하며 고착되지 않는 여행자 즉 ‘노마드’로서의 삶을 이어가는 현시대 작가 2인, 권능 그리고 권대훈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조명한 전시가 개막했다. 아뜰리에 아키에서 8월 31일 개막한  권능 · 권대훈 2인전 <여행자 NOMAD>전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폭넓은 영역의 소재와 매체를 전방위적으로 넘나들며 실험적 행보를 펼쳐온 두 작가의 회화와 조각 15여 점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데, 특히 권능 작가의 작품을 심도 있게 조명한 국내 첫 번째 전시라 그 의미가 크다.

Kwon Neung, Painting Class, 2022, Oil on Canvas, 93x204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Kwon Neung, Painting Class, 2022, Oil on Canvas, 93x204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1990년생 작가인 권능은 과거와 현재, 동아시아와 서양, 예술과 일상 그리고 현실과 상상을 구분 짓지 않고, 캔버스 화면 안에 펼쳐 평범한 일상을 위대한 역사와 빛나는 예술로 승화한다. 대학 시절 책으로 접했던 일본 작가 무라카미 타카시(村上隆, 1962~)의 작업을 해외 아트페어 현장에서 본 권능 작가는 예술의 실마리를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후 작가는 반 고흐(Vincent Van Gogh), 앤디 워홀(Andy Warhol), 뒤러(Albrecht Dürer)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보내는 평범한 일상을 회화적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또한 권능은 샤를 보들레르(Charles Pierre Baudelaire)가〈현대의 삶을 그리는 화가〉에서 언급한 현대적 삶과 예술의 관계에 관한 고찰을 전제로 현실 세계, 현실의 재현 세계, 순수한 환상의 세계를 한 화면에 담아 한 시대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낸다. 예술가들이 우리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담아낸 작업은 작가의 집요한 관찰과 표현을 통해 단단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작품으로 발현된다.

특히 작가는 아시아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트페어 중 하나인 ART021 상하이(Shanghai)를 포함, Aar Miami, Art Central Hong Kong, Art Taipei 등 주요 아트페어에서 개막 전, 프리뷰를 통해 모든 출품 작품이 완판되며 국제무대에서 한국미술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Kwon Daehun, Chalna, A man and  Headphone I, 2012, Polymer Plaster,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70x110x(h)84.5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Kwon Daehun, Chalna, A man and Headphone I, 2012, Polymer Plaster,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70x110x(h)84.5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권대훈 작가는 이미지와 대상의 관계성에 관한 끊임없는 탐구를 기반으로 기억 속 찰나의 순간에 대한 ‘감각’을 회화적 대상으로 승화한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업은 작가가 여행길에서 만나고 기록한 인물, 즉 작가 개인적 경험 속 각인된 이미지로부터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2차원 평면과 3차원 입체가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작업은 회화와 조각, 실물과 이미지의 경계를 넘나들며 조각의 개념을 넘어 공간과의 새로운 관계를 맺는 관계적 요소로 발전된다. 이를 통해 작가가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관계성에 관한 사유가 다시금 발화한다. 작가 자신의 경험에서 기인한 그의 작품 속 인물은 매체의 범주를 초월하며 독자적인 서사를 구현함과 동시에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 실험적이고 창조적인 예술 행위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조각과 회화가 결합된 방식으로 서로 다른 차원의 순간이 한 공간에 표현된 작업은 보는 이의 방향에 따라 서로 다른 시공간을 제시하며 획일화된 존재성을 설정하지 않는다.

Kwon Daehun, Drawing 1-3, 2019,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h)141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Kwon Daehun, Drawing 1-3, 2019,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h)141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이러한 그의 작품은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최고의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왕립 미술원(Royal Academy of Arts, RA)에서 조각 부문 최고상인 '잭 골드힐 조각상(The Jack Goldhill Award)’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였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샌프란시스코의 미술관(Asian Art Museum San Francisco) 등 유수한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현재 서울대학교 조소과 교수.

Kwon Daehun, Drawing 3-II, 2020,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h)141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Kwon Daehun, Drawing 3-II, 2020, F.R.P resin, acrylic paint, linen, steel, wooden board, 101x35x(h)141cm [사진 아뜰리에 아키]

 

권능 · 권대훈 2인전 <여행자 NOMAD>는 실험적인 태도를 기반으로 회화과 조각이 결합된 새로운 형태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고유성을 드러낸 권대훈 작가의 대표 작품들과 미술사조를 초월하며 시대적 특성을 아우르는 상상력이 돋보이는 권능 작가만의 독창적인 화면을 통해 유동적이고 다변화되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권대훈 작가의 작품 전시 모습. [사진 아뜰리에 아키]
권대훈 작가의 작품 전시 모습. [사진 아뜰리에 아키]

 

전시 <여행자 NOMAD>는 10월 1일까지 아뜰리에 아키(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32-14갤러리 포레)에서 관람할 수 있다.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