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에 위치한 프라이빗 갤러리 비선재에서는 9월 1일(목)부터 10월 11일(화)까지 한국 단색화의 거장 최명영 작가의 개인전, '평면조건'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최명영 작가의 미니 회고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 '평면조건'은 최명영 작가가 1970년대 중반부터 지속하고 있는 작업 명제로서 자신만의 독립적인 회화적 실존을 파악하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었다. 그는 1970년대부터 전통 회복에 대한 자성을 시작했으며, 한국의 풍토(사계절), 동양적 사유와 유교적 절제, 소박한 생활철학 등을 평면작업에 투사하기 시작했다. 

[사진 김경아 기자]
갤러리 비선재, 9월 1일부터 최명영 작가 개인전 '평면조건' 개최 [사진 김경아 기자]

최명영 작가는 미술을 영위하는 작가의 사명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 회화의 본령이 무엇인가라는 질문, 물질과 정신의 이원적 구분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어떠한 회화적 방법론으로 극복하느냐는 질문으로부터 대전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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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비선재, 9월 1일부터 최명영 작가 개인전 '평면조건' 개최 [사진 김경아 기자]

작가의 작품세계는 1970년대 '등식(等式)' 연작을 통해서 캔버스에 올린 물감을 사포로 문질러 물질을 평면 속에 소멸시키는 작업을 선보였으며, 질료를 지문으로 반복적으로 문질러 물질의 정신화를 꾀했다. 1970년대 후반에는 캔버스에 롤러로 물감을 발라 신체활동의 반경 내에서 신체활동과 물질적 표현의 가능과 한계를 설정하기도 했다. 1980년대는 한지를 질료로 삼고 송곳으로 구멍을 내 물질이 한지에 침투시켜 촉각성을 생생하게 구현하기도 했다. 1980년대 중후반에는 수직ㆍ수평의 반복적 작업을 통해서 역사(과거)와 현실(지금)의 교차를 화면에 구축하기도 했다.

2015년 이후부터 캔버스 바탕(素地)이 선택적으로 드러나게 하여 물질(물감의 안착)과 정신(비어있는 소지)의 화학적 결합을 추구하였다. 현재는 반세기가 넘는 작업활동의 집대성을 통하여, 회화작업의 우연 속에서 필연을 발견하고, 물 흐르듯 자유로운 완급과 변화의 회화를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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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itional Planes 2-830B, 26x21cm, 2021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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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ditional Planes 2011-10, 130x162cm, 2011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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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비선재, 9월 1일부터 최명영 작가 개인전 '평면조건' 개최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갤러리 비선재에 사전에 전화 예약 후에 관람 가능하며, 전시 기간 동안 휴관일 없이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