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 갈렙은 자신의 저서 《스카우트 마인드셋》(이주만 옮김, 와이즈베리, 2022)에서 ‘스카우트 마인드셋(scout mindset)’을 강조한다. ‘스카우트 마인드셋’은 단어 그대로 ‘정찰병 관점’이다. 이는 승리를 위해 전투지의 실제 지형이나 적의 동향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살피는 정찰병과 같이 ‘사실 그대로 직시하는 태도’를 뜻한다.

줄리아 갈렙 지음 "스카우트 마인드셋" 표지. [사진 와이즈베리]
줄리아 갈렙 지음 "스카우트 마인드셋" 표지. [사진 와이즈베리]

저자는 두 가지 관점을 비교하여 '스카우트 마인드셋'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스카우트 마인드셋’과 대조되는 것이 ‘동기화된 추론’ 또는 ‘전투병 관점’이다. ‘동기화된 추론’은 이런 것이다. 사람은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바랄 때 ‘믿어도 될까?’라고 자문하며 인정할 만한 이유를 찾는다. 반면 어떤 것이 사실이기를 원치 않을 때는 ‘어째서 믿어야 하지?’라고 자문하며 거부할 이유를 찾는다.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은 전투에 패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신념을 수호하고 강화하기 위해 증거를 찾는다.

동기화된 추론이 마치 전투병이 자신에게 위협적인 증거를 물리치려는 과정과 유사하면, 정확성이 동기가 된 추론은 정찰병이 돼 전략적 요충지를 관찰하고 지도를 그리는 과정과 같다.

우리는 정찰병 관점과 전투병 관점을 모두 갖고 있다. 우리가 동기화된 추론을 하는 이유는 매우 중요한 것을 지키고자 하기 때문이다. 즉 자기 자신과 삶에 관해 마음을 편안히 하는 능력, 힘든 과제를 수행하고 극복하는 데 필요한 동기,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 설득하는 능력, 공동체 안에서 느끼는 소속감을 지키기 위함이다.

정찰병은 사실만을 알고 싶어한다. 실재하지도 않는 다리를 지도에 표시하는 멍청한 실수는 하고 싶지 않다. 정찰병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것은 당신의 지도, 즉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인식이 가능한 한 정확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정찰병은 새로운 정보가 나타날 때마다 점검하고 생각을 바꾼다. 정찰병 관점에서 신념을 위협하는 정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 자신이 오판한 부문을 알게 되면 정찰병에게 잘된 일이다. 지도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찰병 관점에서는 ‘이것이 사실일까?’라는 기준으로 정보를 찾는다. 자기의 판단이 정확한지 정보를 살피고, 문제점을 해결하고, 유리한 기회를 파악하고, 어떤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지 알아내고 인생을 어떻게 보낼지 결정한다. 때로는 순전히 호기심을 충족하는 차원에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싶을 때도 정찰병 관점에서 사고한다.

왜 정찰병 관점이 필요할까? 인간은 실수를 합리화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을 속이려 든다.

줄리아 갈렙은 ‘자신을 속이지 않는 데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며 삶에서 꼭 가져야 할 교훈을 소개한다. 인지과학, 역사, 전 세계적 화두를 바탕으로 비즈니스, 과학, 사회운동, 정치, 스포츠, 생존의 영역을 넘나들며 명료한 논조로 정찰병 관점을 적용해 성공을 이룬 수많은 사례를 보여준다. 나아가 우리 시야를 가리는 자기기만의 유혹에서 벗어나 인생의 중요한 순간,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친절히 소개한다.

이제 세계는 상황을 분명히 볼 수 아는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길게 봤을 때 이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인생에 허락된 것이 무엇이든, 타고난 능력 또는 배경이 무엇이든, 거기에 적응하는 능력에 따라 행복이 결정되는 시대는 끝났다. 오늘날의 세계는 갈수록 정찰병의 세계가 되고 있다.정찰병 관점을 갖추면 우리의 선택이나 행동이 틀렸을 때 거기서 그치지 않고 발전된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정찰병 관점을 지닌 사람은 자신이 틀린 것을 알아차리고 맹점을 발견한 다음 당연시하는 명제를 검토해 진로를 수정한다.

인간의 뇌는 전투병 관점에 더 익숙하다. 하루아침에 정찰병으로 나아갈 수 없다. 전투병에서 정찰병으로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