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안병우)은 조선후기 불교 조직의 제도와 실천을 조망한 학술지 《Korea Journal》여름 특집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이번 《Korea Journal》은 지난 8월 15일부터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불교학술대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Studies, IABS)를 고려하여 기획·추진한 것으로,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김성은 교수가 특집 기획자로 참여했다.

Korea Journal 2022년 여름 특집호 표지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Korea Journal 2022년 여름 특집호 표지 [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순천대학교 이종수 교수의 “The Establishment of Buddhist Cultivation Centers in Late Joseon Korea(조선후기 불교 수행기관의 성립 연구)”에서는 국가 공인의 종파가 없어지고 자체적으로 교단을 운영했던 조선후기 불교계의 수행기관으로서 강원, 선원, 염불원의 성립 배경과 과정, 그리고 그 불교사적 의미를 고찰했다.

임진왜란 이후 불교계는 선종 계통의 임제종으로 단일화했지만 교종의 사상과 교육 기능도 포섭했으므로 선의 경절문·교학의 원돈문·정토의 염불문, 이른바 삼문 수행이 보편화하였다.

이종수 교수는 “삼문 수행의 영향에 따라 승려들은 강원을 졸업한 이후 선원이나 염불원에서 수행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러한 수행 과정에서 심성 논쟁과 선 논쟁 등이 일어났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리움미술관 이승혜 책임연구원의 “The Role of Laity in Rebuilding Buddhist Devotional and Material Culture in the Late Joseon (조선후기 불교신앙과 물질문화 재건에서 재가신도의 역할)”은 조선후기 불교계가 존립을 위해 재가신도에게 다가갔던 상황과 재가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낳은 불교문화의 변화상을 유기적으로 조명했다.

19세기 후반 조선 사회에서 불교가 재흥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재가신도들의 역할을 복원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사회적 배경과 정치적 의도를 지닌 재가신도들이 불사의 후원을 통해 무엇을 얻었는지 분석했다.

특히 불교사찰이 유교사회 속에서 신분과 젠더의 제약으로 인해 소외됐던 중인과 여성들에게 그들만의 공간을 제공했다는 점을 밝혔다.

동국대학교 이자랑 교수의 “Restoration and Legitimacy of the Bhikṣu Precept Lineages in the Late Joseon(조선후기에 나타난 비구 계맥의 회복과 정통성)”은 19세기 조선불교계에 나타난 비구 계맥 회복 현상, 특히 19세기 초에 대은 낭오의 서상수계로 계맥 회복이 실현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19세기 말에 만하 승림 등이 수계를 위해 중국행을 선택하게 된 교리적, 시대적 배경을 고찰했다.

서상수계(瑞相受戒) : 수계해 주는 계사 없이 스스로 서원을 세워 수계하는 것을 말한다.

이자랑 교수는 서상수계가 계율 전통에서 비구 수계법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점, 대은의 계맥이 19세기 중후반에 이르러서야 비구계로 수용되며 본격적인 정통성 논란을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는 점, 19세기 말에 조선과 중국 간에 정기항로가 개설되면서 양국 간에 인적 왕래가 촉진될 수 있었다는 점 등을 분석했다.

《Korea Journal》특집호(2022년 여름호)는 한중연 누리집(www.aks.ac.kr) → 출판·자료 → Korea Journal로 접속하면 원문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