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 계통

1) 단종 유형

2) 2종 복합유형

3) 3종 이상 복합유형

3종 이상 복합유형에는 고인돌·신목·장승·솟대 복합유형, 적석단·신목·제천사 유형, 적석단·고인돌·신목 복합유형, 적석단·신목·장승·솟대 복합유형, 숲·신목·적석단·솟대 복합유형 등이 실로 다채롭게 나타난다.

ʻ마을로 내려온 제천시설ʼ 계통의 경우 적석단, 고인돌, 신목, 제천사, 장승, 솟대 등의 제천시설들이 앞에서 살핀 것처럼 단종이나 2종 복합유형도 나타나지만 3종 이상 복합되어 나타나는 양상이 두드러진다. 그 이유는 산등성이에서 마을로 내려오는 위치적인 입지 조건의 변화와 더불어 제천사의 숫자는 줄어들고 마을 입구마다 동네를 수호하고 액을 막아내는 의미의 솟대와 장승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형태의 복합 제장이 만들어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민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던 산등성이 높은 곳에서 민인들의 삶의 터전 가까이로 내려오면서 그만큼 저변이 확대되고 대중화되어 갔음을 의미한다. 세상살이에 힘든 민인들의 다양한 기원과 바람을 반영한 다채로운 형태의 제천시설이 생겨나는 과정에서 3종 이상의 제천시설들이 서로 중첩되면서 형태상으로 더욱 다변화되어 갔을 것이다. 그러하기에 마을제장은 세상살이에 지친 민인들의 쉼터이며 기도처이자 한과 흥을 풀어내는 축제의 장으로 기능하였음을 알게 된다.

충남 논산시 상월면 주곡리에서는 청주 양씨가 마을에 정착하면서 마을 수호와 주민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장승을 세웠다고 한다. 장승제는 그때부터 해마다 음력 1월 14일 장승과 짐대(솟대)를 깎아 세워 장승제를 지낸다. 주곡리에서는 장승이 주신(主神)으로 모셔지며 장승제만 단독으로 지낸다. 제장은 신목·선돌·장승·솟대가 복합된 형태이다.

강원도 영월군 하동면 예밀2리 예미촌의 마을제장은 제천사(성황당), 적석탑 , 참나무, 아카시아나무 숲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천사에는 위패가 2개인데 웃마을 제천사에 모셨던 여신을 모셔왔기 때문이다. 적석탑을 남신으로 인식한다. 음력 1월 14일 마을의 화합과 안녕을 기원하며 서낭신에게 제를 모신다.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공암1리에서는 적석탑(탑할머니) 1기와 선돌 3기가 복합된 제장을 이루는 탑제를 지낸다. 마을 입구 선돌 1기를 남쪽 수호신, 마을 뒤편 선돌 2기를 북쪽 수호신으로 부른다. 마을 사람들은 선돌이 할머니탑을 수호하고 마을에 들어오는 액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고 여긴다. 탑은 원뿔 형태로 둥글고 탑 윗돌이 얹힌 형태이다. 수백 년 된 팽나무가 있었으나 태풍으로 소실되어 현재의 나무로 교체하였다. 탑과 신목이 결합된 형태이지만 탑을 더 중요시 여긴다. 음력 1월 14일 마을의 평안과 전염병 예방을 위한 탑제를 지낸다. 주 신격은 탑할머니이다. 3일 전부터 금줄을 치고 황토를 뿌리며 탑 윗돌과 선돌 윗부분에 한지를 씌우고 금줄로 묶어 놓는 등 부정이 들지 않도록 정성을 들인다.

충북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티마을 탑은 제신당 또는 탑신제당으로 불리는데 마한시대부터 마을 경계 표시의 수문신으로서 풍수상의 액막이 구실을 하였다고한다. 마을제장은 원탑(적석탑), 짐대(솟대), 장승, 산신당(소나무)으로 구성되어 있다. 탑은 원추형으로 형태는 옥천 지역에서 흔한 편이지만 규모가 다른 것보다 큰 편이다. 탑신제를 지내기 전 산신제를 지내는데 탑신제보다 산신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여 산신제를 지내기 전에는 싸우지 않고 살생과 부정을 금한다. 산신의 신체는 소나무이다. 탑신제는 음력 1월 14일 지내며 마을의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며 엄숙하게 거행된다.

전남 곡성군 삼기면 노동2리 남계마을제장은 마을 뒤쪽 구릉 위 솔숲의 천룡당이 있는 곳과 마을 앞 논의 큰 팽나무 옆에 짐대(솟대)와 탑석이 있는 곳인데 탑석은 높이 1.5m 정도의 원추형으로 돌을 쌓아 올린 위에 60cm 정도의 자연석을 세웠다. 매년 음력 1월 14일 당산신에게 마을의 안녕과 풍농, 육축 번성을 기원하며 당산제를 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