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을 거쳐오며 청소년들은 함께 협업해서 과제를 이루는 기회가 많이 줄었다. 그러나 국토대장정에 오른 청소년들은 힘든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협업하는 기쁨을 찾았다.

갭이어형 대안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 7월 2일부터 12일까지 제4회 사이다(사이좋게 이루다 다함께)국토대장정을 했다. 설악산 낙산사 대웅전 앞에서. [사진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갭이어형 대안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지난 7월 2일부터 12일까지 제4회 사이다(사이좋게 이루다 다함께)국토대장정을 했다. 설악산 낙산사 대웅전 앞에서. [사진 벤자민인성영재학교]

갭이어형 대안고등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충남학습관 김리한 학생(17세)은 지난 7월 2일부터 12일 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한 제4회 사이다(사이좋게 이루자 다함께) 국토대장정에서 체력의 한계를 넘고 친구들과 함께하며 한층 성장했다. 다음은 김리한 학생의 국토대장정 참가기이다.

국토대장정 중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김리한 학생. [사진 본인 제공]
국토대장정 중 저녁식사를 준비하는 김리한 학생. [사진 본인 제공]

망설임없이 국토대장정에 참여하겠다고 선택했던 것은 벤자민학교 입학 후 경험의 소중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볼까라는 생각과 이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성장한 내 모습이 앞으로의 인생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기대가 되었다.

또한, 입학 후 처음으로 전교생이 참여한 스타트 캠프에서 조장을 맡아 본 이후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 궁금했고, 동해안을 따라 설악산 대청봉까지 오르는 180km의 대정정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고 더욱 성장하고 싶었다.

국토대장정 첫날 모든 일정이 끝났을 때 내가 과연 끝까지 해낼 수 있을지 두려움이 생겼다. 막연히 생각했던 것과 달리 갈수록 무거워지는 가방의 무게 때문에 어깨는 아파오고 몸은 지쳐갔다. 하지만 “할 수 있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마음의 힘을 내어 버텼다.

둘째 날 몸은 더욱 힘들었다. 대장정 출발 전 21일간 주어진 과제(매일 5km걷기와 자기 선언 30초)를 모두 완료한 대원에게 잠시 짐 없이 걷는 포상이 주어졌는데 몸이 힘드니 그 친구들이 너무나 부럽고 과제를 해내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나는 평발이어서 죽을 것같이 힘들어’라는 생각을 가지니 발걸음은 더더욱 무거워졌다.

3일 차에는 출발 때부터 식은땀이 나고 몸 상태가 안 좋다고 느꼈다. 그날따라 오르막길도 많아 뒤처지는 친구들이 많았다. 하지만 같이 걷는 친구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고, 조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꼈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했고, 눈물이 흘러도 그대로 놔두고 걸음에 집중했다. 힘들 때마다 “나는 할 수 있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나 자신과 조원에게 격려하며 걷다 보니 힘든 시간도 끝이 났다. 이렇게 하루하루 시간이 흐르고 대장정 후반에는 걸으면서 힘들다는 생각 자체가 나지 않았다. 겪은 시간 속에서 나도 모르게 성장했는지 예전의 나라면 당연히 힘들다는 말을 먼저 했을 텐데 오히려 “할 수 있다! 파이팅!”처럼 긍정적인 말들만 하고 있었다. 나뿐 아니라 친구들에게 격려하는 내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동해안을 따라 설악산 대청봉까지 180km 국토대장정 중 주문진 바닷가에서. [사진 본인 제공]
동해안을 따라 설악산 대청봉까지 180km 국토대장정 중 주문진 바닷가에서. [사진 본인 제공]

그리고 대장정 동안 나를 크게 성장시킨 것은 조 활동에서였다. 6명의 조원을 이끄는 조장을 맡아 혼자 모든 일을 다 해내려고 했다. 조원들이 도와주려 할 때도 그 도움을 받아들이지 못해 갈등이 생겼다. 음식을 나 혼자 하려 하니 그걸 지켜보는 조원들은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만 지적하게 되었다. 안 그래도 힘든 데 지적까지 받으니 더 힘겨웠고, 나중에는 힘든 내색을 비춰도 누구도 도와주지 않게 되었다.

그런 나를 보던 선생님께서 “리더를 따라가는 팔로워가 없다면 리더는 리더가 아니다”라고 조언해주셨다. 이 사실을 알고난 이후 무엇을 하든 다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각자 역할을 정하고 업무를 분담했다. 그러자 조원들의 태도가 바뀌고 옆에서 도와주고 나를 걱정하고 챙겨주기까지 했다. 함께 성장하고 같이 변화하는 조원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혼자 성장하고 느꼈던 뿌듯함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기쁨이 느껴졌다. 그리고 함께하는 즐거움에 감사하게 되었다.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을 소중한 경험이었다.

갭이어과정을 밟는 김리한 학생은 국토대장정을 통해 서로 협력하여 이루는 기쁨과 책임감, 감사함을 경험했다. [사진 본인 제공]
갭이어과정을 밟는 김리한 학생은 국토대장정을 통해 서로 협력하여 이루는 기쁨과 책임감, 감사함을 경험했다. [사진 본인 제공]

이번 국토대장정을 통해 직접 겪으며 배운 책임감과 감사함, 긍정의 힘은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누군가 국토대장정을 갈지 고민한다면 나는 1초도 망설임없이 “가라”고 외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국토대장정에서 진정한 내면의 아름다움을 얻었고 그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