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칠나무가 첨단기술과 결합하면 건강식품 원료뿐 아니라 화장품 원료, 친환경 생활용품, 화학의약품을 대체할 천연의약품 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자원으로서 가치가 무궁무진합니다.”

식물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입자, 식물엑소좀을 연구하는 나노바이오 공학자 연주헌 박사(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융합생명과학과 학과장). 그는 황칠을 활용한 항암연구에서 출발해 세계 최초 식물 엑소좀 뷰티 브랜드 ‘엑소드랍’을 런칭해 주목받는 실험실 창업가이다. 그가 창업한 ㈜웰에이징엑소바이오‘는 올해 중소벤처기업부에서 ‘2022년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특허청이 ‘2022년 글로벌IP(지식재산)스타기업’으로 선정되어 글로벌 식물엑소좀 플랫폼 기업으로서 전 세계적인 수출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황칠 엑소좀 연구를 하는 나노바이오 공학자 연주헌 박사. [사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융합생명과학과 제공]
황칠 엑소좀 연구를 하는 나노바이오 공학자 연주헌 박사. [사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융합생명과학과 제공]

나노바이오공학자가 황칠에 주목한 이유는?

- 식물이 분비하는 1억분의 1미터 크기의 나노입자인 엑소좀 연구를 하면서 어떤 식물을 타깃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한국 전통의 약용식물이자 항염, 항암, 항산화, 미백 등 다양한 효능을 가진 황칠나무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잎과 줄기, 뿌리, 수액까지 모두 약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추출한 나노입자 또한 다양한 유효성분을 가지고 있어 건강증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가설로 출발했어요.

첫 출발인 황칠 엑소좀 항암연구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 황칠나무 수액에서 추출한 엑소좀에서 선택적인 항암효과를 발견했죠. 보통 암치료 약물의 경우 정상세포도 암세포로 인식하고 죽이니까 부작용이 심한데 황칠나무 엑소좀은 정상세포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효과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또 암세포 자체뿐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암 전이세포에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현재 항암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다양한 암 조직 세포 연구를 통해 황칠나무 엑소좀이 피부 멜라닌 성분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냈죠. 지금은 3차원 인공피부 조직을 만들어 황칠나무 엑소좀의 피부암 예방효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피부암이 증가추세이 있죠. 특히 악성 흑색종의 경우 전이가 굉장히 잘 되기 때문에 큰 이슈가 되고 있어요. 집중적으로 연구해서 피부암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발견해낸다면 이를 의약품 원료로 개발 활용할 계획입니다.

연주헌 박사는 우리나라 전통의 약용식물인 황칠나무에 주목해 항암연구를 했다. [사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융합생명과학과 제공]
연주헌 박사는 우리나라 전통의 약용식물인 황칠나무에 주목해 항암연구를 했다. [사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융합생명과학과 제공]

항암연구 이후 황칠을 원료로 한 세계 최초의 식물 엑소좀 화장품을 개발하고 실험실 창업을 한 이유는?

연구를 통해 황칠나무 엑소좀이 기존의 미백성분보다 더 뛰어난 미백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한 이후 이를 미백 기능성 화장품 원료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죠. 그러던 차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실험실 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미국 워싱턴에서 학생들과 함께 두 달간 창업교육을 받고 시장조사를 하면서 황칠 엑소좀 화장품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할 수 있었어요.

한국으로 돌아와 ㈜웰에이징엑소바이오를 설립하고 ‘엑소드랍’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한국의 오픈마켓과 미국 아마존에서 우수한 리뷰를 받으며 꾸준히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피부에 자극이 없는 화장품으로 빠른 흡수력과 함께 민감한 피부에도 사용 가능하다는 호평을 받고 있죠. 지난해는 미백효과에 주름 개선과 고보습 효과를 더한 새 제품도 출시했는데 현재 미국과 뉴질랜드, 일본 등으로 지속적으로 수출하고 있어요.

황칠나노입자를 활용한 세계 최초 식물엑소좀 천연화장품. [사진 (주)웰에이징엑소바이오 제공]
황칠나노입자를 활용한 세계 최초 식물엑소좀 천연화장품. [사진 (주)웰에이징엑소바이오 제공]

 

올해 세안이 가능하며, 샴푸, 바디워시까지 한 번에 사용할 수 있는 황칠 올인원 클렌징 바(Bar) DIY 키트를 개발했는데

가정이나 학교에서 친환경 클렌징 바를 직접 만들고 사용하면서 일상생활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경험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개발했습니다. 사용 후기로 “욕실에서 점점 플라스틱이 사라지고 있다”라는 글을 보고, 저희가 제로웨이스트 실천에 일조할 수 있어서 뿌듯했죠.

이윤을 남기기 위한 제품은 아니고 우리 연구팀과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를 알리는 목적이 있습니다. 현재 NGO단체인 지구시민연합과 MOU를 맺고 중·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환경감수성 교육 및 지구공감 체험 수업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황칠 올인원 클렌징 바 만들기와 반려식물로 황칠나무 키우기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황칠나무의 효능과 가치, 환경적으로 얼마나 이로운 식물인지 청소년들에게 알려주고 생명의 소중함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교육이죠.

황칠 올인원 클렌징바. [사진 (주)웰에이징엑소바이오 제공]
황칠 올인원 클렌징바. [사진 (주)웰에이징엑소바이오 제공]

연구개발의 목적을 ‘지속가능한 지구’와 ‘공생’에 두고 있다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인간과 자연에 도움을 주는 황칠나무처럼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공생의 가치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우리 연구팀은 식물 유래의 원료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EWG 그린 등급의 원료만 배합하고, 100% 사탕수수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포장을 사용합니다. 또한, 영국 비건협회의 비건 인증을 받는 등 지속가능한 지구와 공생의 가치를 추구해왔습니다.

지난 6월 18일과 19일 뉴질랜드에서 열린 ‘헤어 앤 뷰티 엑스포’에 참여한 성과는?

- 엑스포 중 세미나에서는 그는 ‘청정자연 뉴질랜드의 천연자원과 K-뷰티기술의 융합’이란 주제로 현지에서 높은 호응을 받았어요. 최근 한국의 황칠나무가 뉴질랜드로 공식 수출되어 현재 3만 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청정 환경에서 자란 황칠나무를 원료로 한 화장품뿐만 아니라 식품, 의약품 개발로 확장할 계획이 있습니다.

지난 6월 18일과 19일 뉴질랜드에서 열린 '헤어 앤 뷰티 엑스포' 세미나에서 연주헌 박사는 '청정자연 뉴질랜드의 천연자원과 K-뷰티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황칠 엑소좀 화장품을 소개했다. 엑스포 현장 모습. [사진 본인 제공]
지난 6월 18일과 19일 뉴질랜드에서 열린 '헤어 앤 뷰티 엑스포' 세미나에서 연주헌 박사는 '청정자연 뉴질랜드의 천연자원과 K-뷰티기술의 융합'을 주제로 황칠 엑소좀 화장품을 소개했다. 엑스포 현장 모습. [사진 본인 제공]

올해 해외시장 확대 계획은?

오는 8월에 미국 LA에서 대규모로 K-POP콘서트와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컨벤션을 융합한 ‘KCON 2022 LA’가 열리는데 우리 회사도 선발되었죠. 좀 더 소비자들과 가깝게 만나서 황칠 천연화장품을 알릴 계획이죠. 오는 9월 영국에서 열리는 세계화장품학회에서 발표를 하게 되어 있어요. 유럽시장에 황칠 엑소좀의 효능에 대해 알릴 예정입니다.

향후 피부암 관련 의약품 개발 외에 또 다른 계획이 있다고. 

- 황칠나무뿐 아니라 다양한 한국 전통 약용식물, 그리고 해외에 있는 여러 천역식물에서 식물 엑소좀을 추출해서 ‘식물 엑소좀 뱅크’를 만들 계획입니다. 우선, 우리나라가 식물 엑소좀 자원을 보유한 곳이 거의 없는데 자원보유의 측면이 있고, 뱅크를 활용해 최적의 효능을 가진 식물 엑소좀이 무엇인지 발굴할 수 있죠. 앞으로 여러 나라 연구자들과 함께 식물자원을 공동 연구해서 전 세계가 함께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