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는 한여름밤을 시원하게 달래줄 신명나는 국악무대가 이어진다. 복잡다단한 섬생활 이야기를 신명나는 국악으로 달래줄 국립남도국악원의 ‘섬’이야기를 비롯, 국립국악원 정악단의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와 ‘전통연희공연’ 등이 줄지어 펼쳐진다. 또 국립국악원의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바람에 바람을 싣다’도 열려 전통문화의 향기를 진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악으로 선보이는 ‘섬’ 이야기

 

국립남도국악원 '섬' 공연 포스터[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 '섬' 공연 포스터[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남도국악원이 새롭게 제작한 대표 작품 <섬> 공연을 7월 8일 오후 7시 30분과 9일 오후 3시에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서 선보인다.
 
지난 6월 24일과 25일 국립남도국악원 진악당(진도)에서 초연을 한 국립남도국악원 대표 작품 <섬>은 녹록치 않은 섬의 공간에서 거친 파도와 바람, 자연과 싸우며 때론 그것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가족이야기를 진도민속예술을 통해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그동안 묻혀 있던 토속민요 <미역따는 소리>, <아들타령>, <조도 닻배노래>, <씻김굿 중 푸너리> 등을 새롭게 찾아 구성하고 소리와 음악, 춤과 연기, 그리고 우리들의 이야기로 함께 담아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더한다. 

한편, 이번 음악극 <섬>의 연출은 국립국악원 새해국악연(울울창창)과 2019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문화공연 등을 연출한 김태욱이 맡았으며, 뮤지컬<라디오 스타>의 각본과 국립정동극장 정기공연 <소춘대유희> 등의 극작을 맡은 강보람이 극작을 맡았다. 또한 국악계의 거장이자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을 역임한 김영길이 음악감독으로 공연에 참여했다.

명현 국립남도국악원 원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손에 쥐고 있으면 소중함을 모르지만 당장 내게 없을 때는 그리워할 우리네 어머니,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 가곡 공연 포스터[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 가곡 공연 포스터[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은 정악단의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를 오는 7월 13일과 14일 이틀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 올린다. 

‘필운대(弼雲臺)’는 현재 배화여고(종로구 필운대로 1길 34) 뒤편에 위치한 곳으로 19세기 당시 한양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최고의 명소로 꼽혔다. 이러한 정취에 취해 선비와 풍류객들은 이곳을 드나들며 시서화악가무를 즐겼는데 이러한 문화가 이른바 ‘필운대 풍류’로 불리며 ‘필운대’는 풍류문화의 산실로 자리 잡게 됐다.

특히 가객 박효관은 당시 필운대 부근에 ‘운애산방(雲崖山房)’을 열고 가객들을 모아 풍류를 즐겼는데, 당대의 가곡을 모아 가집(歌集) ‘가곡원류’를 편찬해 오늘날 가곡 전승의 바탕을 이루는 큰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정악과 풍류음악의 전통을 이어가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예술감독 이상원)은 풍류음악의 멋을 깊이 있게 전하기 위해 19세기 풍류음악의 향유 무대였던 ‘필운대’에서 행해진 풍류음악을 국립국악원 우면당 무대로 옮겨 올해 기획공연으로 선보인다.

'필운대 풍류' 가곡 공연 모습[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필운대 풍류' 가곡 공연 모습[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이번 공연의 무대는 멋스러운 암벽과 나무 등 필운대의 정취가 전해지는 자연의 공간으로 꾸며 풍류음악의 멋을 시각적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무대로 옮겨놓은 필운대 위에서 정악단은 기악과 성악으로 풍류음악의 다채로운 멋을 전한다. 긴 호흡의 대금독주 ‘상령산’과 물에서 노니는 용을 표현한 ‘수룡음’, 영산회상 중 ‘하현 ․ 염불도드리, 타령’의 소규모 합주를 통해 아정하면서도 수려한 선율을 들려준다.

심청을 실은 배가 망망한 바다로 떠나는 내용의 사설시조 ‘범피중류’와 경포호에 비친 봄을 묘사한 시창 ‘경포대 십이난간’, 떠난 임을 향한 여인의 그리운 마음을 담은 가사 ‘상사별곡’, 짝을 잃은 이별의 슬픔을 노래하는 휘모리 시조 ‘푸른산중하’, 태평성대를 희망하는 가곡 ‘태평가’를 통해 풍류객들의 다양한 감정을 담은 이야기 또한 맑은 음색의 노래로 관객들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울 예정이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이상원 예술감독은 “관객들의 분주한 일상 가운데 절제와 집중의 균형 속에서 한국적인 서정미와 세련됨을 감상할 수 있는 이번 공연을 통해 풍류음악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국악원 정악단 기획공연 ‘필운대 풍류’는 국립국악원 누리집 또는 전화(02-580-3300)로 예매 가능하다. A석 2만원, B석 1만원 

 

서울예술단 창작 가무극 <굿 세워라 금순아>

가무극 ‘굿 세워라 금순아’ 포스터[이미지 제공 서울예술단]
가무극 ‘굿 세워라 금순아’ 포스터[이미지 제공 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은 굿을 소재로 한 신명나는 창작 가무극 ‘굿 세워라 금순아’를 오는 8월28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젊은이들이 거의 다 떠난 한적한 농촌 마을에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오랫동안 지키고 가꿔 온 숲이 훼손되게 되자 이를 저지하고 지켜내고자 하는 이들의 소동극이다. 소중한 전통문화를 지키고 발전시켜 나가는 것, 자연을 아끼고 보호해야 한다는 주제뿐만 아니라 등장인물 가운데 조선족 귀향, 러시아에서 시집온 안나, 티벳에서 돈 벌러 온 캄차 등을 통해 함께 살아가야 하는 다문화 사회에 대한 관심 또한 이 작품이 담고 있는 주제의식이다. 

무대는 상징적인 소품과 미니멀한 무대 장치를 통해 상황과 장소를 설명한다. 12개의 작은 스툴이 주요 소품으로 이 스툴들은 의자가 되고 제상이 되고 평상이 되고 징검다리가 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끌어내는 장치 역할을 한다.

새로운 소재와 형식의 가무극을 끊임없이 발굴해 선보이고 있는 서울예술단은 이번 공연에서 타악 단원들이 주축이 된 특별한 가무극을 선보인다. 흥미로운 서사와 함께 국악의 멋과 흥이 가득한 축제이기도 한 창작가무극 <굿 세워라 금순아>는 민속신앙인 ‘굿’을 소재로 전통 마당놀이 형식에 사물놀이와 가무가 결합한 독창적인 뮤지컬로 관객들과 만나고자 한다. 신나는 음악과 리듬, 온 몸을 들썩이게 하는 춤, 우리에게 익숙한 신명나는 장단으로 어우러지는 소동극은 새로운 장르의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공연 일정은 7월 15-16일 당진문예의 전당, 22-23일 함안문예회관 대공연장, 30일 부산 영화의 전당 하늘연극장, 8월 5일 옥천문예회관, 18일 영덕예주문예회관, 27-28일 용인문예회관 등이다.

 

‘2022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포스터[이미지 제공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포스터[이미지 제공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이사장 김삼진)이 주최·주관하는 ‘2022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가 오는 7월 10일까지 국립국악원 일원에서 개최된다. 전통연희의 생활화와 대중화를 도모하는 전통연희축제는 매년 2만여 명이 찾는 대규모 야외축제로 2007년부터 개최되었다. 올해는 7월 10일까지 대면 축제를, 오는 9월 9일부터 12일까지는 온라인 축제를 열어 예술인들의 열정 가득한 무대를 즐길 수 있다. 

개막작은 ‘김덕수’ 명인이 그동안 쌓아온 60년의 경지를 다시금 초연하는 마음으로 선보이는 ‘신동 김덕수의 <초연>’으로 축제의 막을 올린다. 둘째 날에는 무속음악 남성 악사 변진섭, 박범태, 김태영, 김운석 4인의 무대인 ‘굿판의 마에스트로 <화랭이전>’으로 전국의 무속음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사물놀이와 재즈의 결합을 선보일 ‘뜬쇠예술단’과 타악 연주가 ‘박재천’의 무대, EDM 사운드와 전통 음악으로 도시 국악을 형상화한 ‘김주홍과 노름마치’ 공연을 통해 전통연희의 현대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화제의 프로그램 JTBC ‘풍류대장’에서 파이널 진출 6팀에 오르며 대중들의 이목을 끈 ‘풍물밴드 이상’, 자메이카 장단 ‘스카’와 우리나라 ‘휘모리 장단’의 흥겨움을 느끼게 해줄 ‘유희스카’의 공연을 통해 MZ세대도 힙한 국악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고창농악보존회, 화성두레농악보존회, 동두천이담농악보존회 등 각 지역별 농악 시연과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여성 줄꾼 ‘서주향’의 줄타기까지 더해져 전통 농악부터 무속음악, 줄타기, 탈춤까지 전통연희의 모든 것을 축제에서 즐길 수 있다. 

전통연희축제 현장 공연은 전석 무료로, 축제 관련 상세정보 확인과 사전예매는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누리집에서 가능하다.(문의 02-580-3274)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 바람에 바람을 싣다’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 포스터[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 포스터[이미지 제공 국립국악원]

한편, 국립국악원은 전통공연예술의 부채를 중심으로 명인 명창의 예술세계와 그들의 이상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획전시 ‘명인 명창의 부채-바람에 바람을 싣다’를 오는 9월 25일까지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국립국악원은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춤, 연희, 무속 분야 전통예술의 명인 명창 58명의 부채 80여점을 수집했다. 전통예술에서 부채는 판소리뿐 아니라 한량춤, 부채산조, 부채춤과 같은 전통춤과 줄타기, 탈춤, 굿 등 연희에서도 필수적으로 활용하는 소품이다. 이번 전시는 소품으로서의 부채를 넘어 다양한 명인 명창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아 기획했다. 부채에 담긴 글과 그림을 통해 명인 명창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이상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총괄한 서인화 국악연구실장은 “명인 명창들의 이야기와 바람이 담겨있는 그리고 신체의 일부와도 같은 소중한 부채를 전시를 위해 기증 또는 대여해 주신 모든 명인 명창분이 계셨기에 이번 전시가 가능했다.”고 밝히면서 “명인 명창의 이상과 예술에 임하는 마음가짐, 그리고 예술의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또한 전시 명 ‘명인 명창의 부채, 바람에 바람을 싣다’의 붓글씨는 한글서예가로 유명한 소리꾼 장사익이 직접 써 전시의 의미를 더욱 빛냈다.

국립국악원은 이번 전시와 관련한 연계 특강을 오는 8월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명인 명창의 부채-바람에 바람을 싣다’는 9월 25일까지 국악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문의 02-580-3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