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등으로 미래 작물 경작 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작물경작의 첫 단계인 종자 보존 및 개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작환경이 급변하는 기후변화시기에 자기 토양과 기후변화에 적응 가능한 작물 종자의 보유는 사회의 안전을 유지할 만큼 필수적인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세계 종자시장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미래 식량안보의 강자로 살아남기 위해 인력양성과 함께 종자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종자산업 미래인력 양성과정 운영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 누리집. [이미지 제공 국립종자원]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 누리집. [이미지 제공 국립종자원]

 국립종자원(원장 김기훈)은 우리나라 미래 종자산업 발전의 핵심 인력이 될 농생명 계열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종자검정, 조직배양, 종자 가공처리 기술과 유전자분석 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미래인력 양성과정」을 마련했다.

지난 2019년부터 총 16회에 걸쳐 무료로 운영했다. 올해에는 학부생 1-2학년(2회), 3-4학년(4회), 대학원생(2회) 과정으로 구분해 운영하며,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 누리집에서 바로 신청할 수 있다.
  
학부생 과정에는 종자의 유전자 분석기술과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법을 적용한 순도검정, 발아율조사, 테트라졸리움(TZ)검정 등의 종자검정 기술, 종자의 겉면 필름 코팅 등 종자의 품질을 높이는 가공 기술 등 종자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 기술 중심의 다양한 실습으로 종자 검정에 필요한 실험기기들도 직접 사용해 보는 기회도 갖게 된다.

대학원생 과정에는 학부생 과정을 포함해 종자산업 분야의 지식재산권인 식물신품종 보호제도, 종자 수분검정, 형광프라이머를 활용한 품종식별 기술 등 학부 과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문성이 요구되는 실습 교육과목을 체험하게 된다.

중학생 대상 종자산업 진로체험

종자산업 분야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종자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공유와 관련 직업탐험, 다양한 종자들의 형태와 모양 등을 직접 관찰해보는‘중학생 대상 진로체험 과정’이 마련됐다. 

본 과정은 국립종자원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에서 지난 6월 3일과 17일 두차례 진행했으며, 오는 6월 29일에 4시간 과정으로 진행된다. 토종밀인 앉은뱅이 밀 등 국산 종자의 우수성과 식량 자급의 중요성 및 농업·농촌 미래 유망 직업 100선, 신품종 보호제도 등 국내 종자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이게 된다. 또한 벼, 보리 등 109가지 종에 대해 전자현미경을 통해 관찰해보고 오이, 옥수수 등 싹이 나온 종자가 정상 종자인지 비정상 종자인지 선별하여 종자의 품질을 판단해 보는 발아 검정 기술도 직접 체험하게 된다.

서봉열 국립종자원 교육센터장은“이번 진로체험을 통해 종자산업을 이해하고 종자검정 기술 체험을 통해 신품종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해 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설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양한 육종 소재 발굴 위한 핵심집단 구축기반 마련

다양한 육종 소재 발굴을 위한 상추 핵심집단 구축 기반이 마련된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5월 23일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상추 유전자원 현장 평가회를 열었다.
농업유전자원센터는 국가생명연구자원 선진화사업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상추 품종을 만들 수 있는 육종 소재를 선발하고 품질을 높이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쌓아온 유전자원 표현형 자료(데이터)와 연관된 유전체 상관분석으로 내병성, 품질 특성, 천연물질 연구에 맞춤형 재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현장 평가회에서는 농업유전자원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국가등록자원 2천464자원 가운데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해 선정한 핵심집단 후보자원 400개를 선보인다. 이 400자원은 앞으로 5년 동안 종자클러스터 중앙은행 자원의 품질 고도화와 활용체계 구축 연구에 따라 핵심집단 구축 기반을 다지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의료용  대마 육종기술 개발

농촌진흥청은 의료용 대마 식물체 개발을 위한 육종 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하고, 이 기술로 만든 국산 의료용 대마 식물체 2자원을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한다고 지난 5월 밝혔다.

대마는 활용 용도에 따라 △줄기를 활용하는 섬유용 △씨앗을 활용하는 종실용 △꽃과 잎에서 추출한 유용 성분(칸나비디올 (CBD))을 의약품, 화장품 등의 원료로 사용하는 의료용으로 구분한다.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의료성분의 산업 활용은 불가하며 연구 목적으로만 활용 가능하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용 대마의 기술 표준화와 산업화를 위한 자원이 없어 북아메리카나 유럽에서 도입한 자원을 연구에 활용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지난 2020년부터 국산 의료용 대마 품종 개발을 목표로 연구 사업을 진행해 왔으며, 지난 3월 대마 육종에 필요한 기술 특허 2건을 출원*하고 이 기술을 활용해 의료용 대마 자원을 육성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육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암그루에서 수꽃이 피도록 유도해 자가 수정하는 인공교배 기술 △암꽃이 피기 전 어린잎(미전개엽)을 조기 분석해 우수 자원을 선발하는 기술 △실내 재배에 알맞은  자원을 선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 기술로 의료성분인 칸나비디올(CBD)을 9% 이상 함유한 ‘칸나비디올 고 함유 대마(IT 342820)’와 중독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0.3% 미만으로 적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 저 함유 대마(IT 342821)’ 총 2자원을 육성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의료용 대마를 농업유전자원센터에 기탁해 생명자원 등록을 마쳤으며, 대마의 재배, 분석, 생리활성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내 연구기관에 분양할 계획이다. 

국립종자원, 종자 수출 활성화 모색

국립종자원은 국내 종자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종자 수출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세계 종자시장은 지난 2020년 440억달러로 연평균 4%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농업의 뜨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한국의 종자시장은 세계종자시장의 1.4%(6억2천만불)에 불과, 국내 종자산업의 새로운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국립종자원은 종자 수출 활성화 방안을 찾기 위한 첫 단계로 국내 종자업계 대표 40여 명과 종자 수출 활성화 간담회를 지난 4월 개최해 업계 어려움을 청취하고 수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종자업계는 종자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서 수출 가능성이 큰 채소 종자를 중심으로 민관이 협업해 종자 수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민관학이 함께 참여하는 종자 수출 활성화 전담 조직을 구성해 지금까지의 종자 수출 상황과 여건 및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수출 관련 제도와 정부 지원사업, 해외시장 다변화와 홍보, 민간 종자 업계의 역량 강화 등 다각적인 면에서 종자 수출 활성화 방안을 올해 하반기까지 마련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국립종자원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곡물 위기 상황이 가중되는 시점에서 이번 종자 수출 활성화 방안 마련을 통해 종자산업이 농업의 새로운 미래전략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