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계의 역사 연구는 공산당 중심의 인해전술식으로 나가고 있는데 우리 학계 연구는 제각각 백가쟁명식으로 가고 있다.”

지난 17일 동북아역사재단이 개최한 동북공정 20년 평가와 과제에 관한 학술회의 종합토론에 온라인 참석한 윤재운 교수(대구대 역사교육과)는 중국 역사공정에 대응한 한국 역사학계의 변화를 촉구했다.

지난 17일 열린 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 종합토론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식 역사인식에 대응할 한국사 체계 구축과 논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지난 17일 열린 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 종합토론에서 중국의 동북공정식 역사인식에 대응할 한국사 체계 구축과 논리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사진 동북아역사재단]

그는 “고구려나 신라가 중원 국가와는 다른 독자적인 천화관을 가졌듯 우리도 연구자 간 만남과 활발한 학제 간 융복합 연구 등을 통해 중국 측 역사해석에 대응할만한 우리 학계 대표할 독창적 이론 체계가 나와야 할 것”이라며 “지금도 중요한데 미래가 더욱 중요하다. 학문의 후속세대 양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홍성화 부산대 교수는 “한·중 학자 간 교류와 접촉이 중국 동북공정 학자들의 인식과 상호 이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알고 있다”라며 “지속적인 접촉과 동시에 학술대회, 역사 학술 연구지원 등을 통해 우리 측의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 유효한 대응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계승범 교수(서강대 사학과)는 중국의 역사공정에 대응해 보다 과감하고 획기적인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우리는 대응만 하면서 20년이 지났다. 한국에서 나온 관련 연구에 중국 측이 대응하게끔 우리가 연구를 많이 내야 한다. 중국 측 논리의 명백한 허점을 지적하고 ‘역사는 무엇인가, 정권의 시녀인가’라는 질문도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에서 박선미 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 강나리 기자]
동북아역사재단 학술회의에서 박선미 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 강나리 기자]

박선미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고중세사연구소장은 “역사 왜곡을 비판하고 바로잡고 왜곡된 역사 인식을 극복하는 과제와 함께 중국과 더불어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연구가 없는지 모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여호규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중국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한편으론 대응할 충분한 역량을 우리가 장기적으로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역사를 인류사 차원에서 새롭게 정립하고 동아시아 각국과의 역사갈등 문제를 해결하고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 인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현대 중국의 역사 정책과 동북아 역사문제 대처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린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여호규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사진 강나리 기자]
'현대 중국의 역사 정책과 동북아 역사문제 대처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열린 종합토론의 좌장을 맡은 여호규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사진 강나리 기자]

여호규 교수는 학술회의 후 인터뷰에서 중국 역사공정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보다 체계적인 연구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종번(宗藩)이론으로 한국사를 종속하려고 하는데 이 한 가지만 검토하려고 해도 한국 고대사부터 개항기까지 연구자와 중국사, 일본사, 베트남사 연구자 등이 다 모여야 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역량 확보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