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해법, 어디까지 왔나?
동북공정 해법, 어디까지 왔나?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2-06-20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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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문화학회, 제9회 학술대회 ‘유라시아의 적석단총 문화와 한반도’

유라시아 적석총 연구로 동북공정 해법을 찾는 한국학계의 현주소 보여줘

적석총, 한반도-만주-중앙아시아-소아시아로 이어진 유라시아 공통의 문화자산

유라시아문화학회(학회장 정경희)는 국학연구원과 함께 6월 18일(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유라시아의 적석단총 문화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한반도·만주는 물론 유라시아 상고·고대 문화의 핵심 표지인 적석단총문화에 관한 종합적 인식을 통해 한반도 신석기 적석단총문화를 만주지역 적석단총문화와 연계하며 더 나아가 중앙아시아와 소아시아 지역까지 연계, 그 역사적 의미를 찾아가는 방향으로 기획되었다.

1980년대 이래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만주사가 왜곡되면서 만주사를 본류로 하는 한국사는 큰 위기에 봉착, 어느덧 40여년의 시간이 흘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번 학술대회는 유라시아 신석기~청동기시대 유라시아 전역에 걸쳐 있던 적석단총(적석제단 겸 무덤)문화를 통해 중국의 동북공정으로 왜곡된 만주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 동북공정에 대한 한국학계의 새로운 해법을 모색하고자 마련되었다. 만주를 중심으로 하는 북방 유목민들의 문화인 적석단총문화는 중원지역 문화와 상관없는 문화로서 그 기원과 상호 교류 관계를 연구하는 것은 동북공정과 전혀 다른 시각의 접근법이자 동북공정을 넘어설 수 있는 매우 유효한 접근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태용 원장(청구고고연구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유태용 원장(청구고고연구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엄기표 교수(단국대학교)의 사회로 학술대회 제1부에서 유태용 원장(청구고고연구원)은 ‘한국 신석기시대 적석묘의 검토’를 통해 한반도 신석기시대 적석형 묘제는 요동반도 신석기시대 적석총과 함께 시원적인 묘제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만주지역 특유의 문화 성격인 ‘제단과 무덤이 결합되는 관행’의 좋은 사례로서 서산 휴암리유적을 제시하였다.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는 동북평원 우수리강 일대에서 2020년 새롭게 발굴된 소남산유적의 적석총문화가 요서지역으로 전파되었음을 주장, 그간 요서지역(흥륭와-홍산문화)을 중심으로 진행된 중국 동북공정의 오류를 전면 반박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소남산유적은 서기전 7200년~서기전 6600년경 동북아 최초의 적석총 유적이자 동북아 특유의 옥석기문화의 원형을 담지하고 있는 주요 유적으로, 2019년도 중국에서 ‘전국10대고고신발굴’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2020년 12월 27일 중국 CCTV로도 방영된 바 있다.

 

이헌재 연구원(한국민주화운동기념관).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이헌재 연구원(한국민주화운동기념관).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제2부에서 이헌재 연구원(한국민주화운동기념관)은 이스라엘 중남부 지역의 거석유적의 분포 · 특징 · 형식을 분류하고, 레반트 아나톨리아고원~메소포타미아~만주·한반도의 입석·열석유적이 같은 계통임을 밝혔다. 유라시아 전역에서 발견되는 허다한 입석·열석·고인돌 등 거석유적의 형식적 유사성뿐 아니라 이곳에서 행해진 제의의 내용적 유사성에 대해서도 많은 중요한 논점들을 제시하였다. 

남상원 학예연구사(국립문화재연구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남상원 학예연구사(국립문화재연구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남상원 학예연구사(국립문화재연구원)는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 2015년부터 발굴조사해오고 있는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제티수지역에 위치한 사카문화(스키타이문화) 카타르토베 고분군(쿠르간)에 대한 조사 내용을 소개하였다. 중앙아시아지역으로 이어지는 한민족문화의 원류를 모색하고자 한국 정부가 직접 참여하여 발굴하고 있는 발굴 성과들을 대중적으로 공개하고 연구 결과를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고대 유라시안 네트워크의 중요한 연결점이었던 사카문화의 주요 특징인 적석총(쿠르간)문화를 통해 고대 거석문화의 교류 관계에서도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었다.

임재해 명예교수(안동대학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임재해 명예교수(안동대학교)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임재해 명예교수(안동대학교)는 만주·한반도 적석단총문화의 성격을 만주·한반도지역 특유의 고대 제천의례 전통, 또 이를 계승한 민간의 마을굿 문화로서 조명, 만주지역 고고학을 민속학과 연계해서 해석하였다. 만주지역 적석단총이나 고인돌 등에서 행해진 제천문화의 명맥이 끊이지 않고 현재 한국의 공동체신앙인 마을굿으로 전승되고 있음을 밝혔다.

유라시아문화학회가 국학연구원과 함께 6월 18일(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유라시아의 적석단총 문화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이 종합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유라시아문화학회가 국학연구원과 함께 6월 18일(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유라시아의 적석단총 문화와 한반도"라는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들이 종합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유라시아문화학회]

 

이번 학술대회는 유라시아 신석기~청동기 적석단총 연구를 통해 한반도·만주사를 유라시아사의 일환으로 바라보는 거시적 안목이 제시되었던 점, 특히 우수리강변 소남산문화가 동북아 적석단총문화의 원류이자 요서지역 적석단총문화(흥륭와문화-홍산문화)의 원류라는 새로운 시각이 제시되었던 점에서 한국학계가 오랜 동북공정의 굴레를 넘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가고 있는 현주소를 확인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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