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에 있는 이음 더 플레이스(EUM THE PLACE)는 2022년 일기일화(一期一畵) 시리즈의 세 번째 기획 전시로 서정민 작가의 개인전 '선 : LINES' 전시를 7월 3일(일)까지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무심 39 (Absence of the worldly desire39), Hanji, 150 x 80cm, 2018 [사진 김경아 기자]

서정민 작가는 서양화를 전공하여 초기 작업은 다른 화가들과 비슷한 유화 작업이었다. 그러나 유화 작업의 한계를 발견한 후 그는 한국인으로서, 또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그림의 가장 기본인 선 긋기로 초심을 되새기며 현재의 작업 세계를 구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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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의 여행 93(Lines of travel 93), Hanji, 72 x 60cm, 2022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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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들의 여행 85 (Lines of travel 85), Hanji, 100 x 100cm, 2021 [사진 김경아 기자]
선들의 여행 85 (Lines of travel 85), Hanji, 100 x 100cm, 2021 [사진 김경아 기자]
선들의 여행 85 (Lines of travel 85), Hanji, 100 x 100cm, 2021 [사진 김경아 기자]

작가는 우리 정서를 표현하는 데에 적절한 재료로 한지를 주목했다. 한지의 긴 생명력, 질기고 부드러운 성질이 우리 민족과 닮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는 폐기되는 서지를 수집한 후 펴서, 말고, 자르고 풀을 먹이는 과정을 거쳐 견고하고 의미있는 재료로 만든다.  한지를 말아서 동심원으로 배열하기도 하고, 여러 열로 차곡차곡 구성하기도 한다. 또는 급하게 쌓인 나무토막처럼 쌓이면서 촘촘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한 작품에 5,000개에서 많게는 15,000개의 한지 조각이 사용되는 등 수많은 땀과 시간을 들여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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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1-A(LINE 1-A), Hanji, 200 x 200cm, 2021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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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1-A(LINE 1-A), Hanji, 200 x 200cm, 2021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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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왼쪽) 선 12(LINE 12), Hanji, 140 x 140cm, 2022 (그림 오른쪽) 선 10(LINE 10), Hanji, 140 x 140cm, 2022 [사진 김경아 기자]

그의 작품은 유연하고 가벼운 재료로 이루어졌지만, 최종적인 형태는 매우 단단하게 표현된다. 작품 앞에 마주 서면 오랜 세월을 견디어온 것 같은 시간의 무게감과 우주의 한 가운데에 존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서정민 작가는 2013년 베니스 비엔날레 팔라조 뱀부(PALAZZO BEMBO)에 초대 되었으며 프랑스, 미국, 독일, 대만, 스위스 등 국제무대에서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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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18 (Shout-18), Hanji, 150 x 150cm, 2019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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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13(LINE 13), Hanji, 140 x 140cm, 2022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관람할 수 있고 월ㆍ화요일은 휴관이다. 1일 3회(오후 12시, 오후 2시, 오후 4시)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할 수 있으며, '이음 더 플레이스' 네이버 플랫폼에서 유료로 예약할 수 있다. 

이음 더 플레이스는 전통의 품격과 현재의 아름다움, 미래의 가치를 이어가는 프라이빗 한옥 갤러리다. 이음은 코로나로 전시가 중단된 시간 동안 법정스님의 말씀 중 "삶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 지금 이 순간이 단 한 번의 기회, 단 한 번의 만남이다." 라는 '일기일회(一期一會)를 모티브로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만남의 소중함을 되찾는 예술의 역할을 고민했다. 이에 2022년을 맞아 '일기일화(一期一畵)(지금 이 순간은 생애의 단 한 번의 시간, 지금 마주하는 이 그림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를 주제로 7번의 기획전을 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