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5,000억 개.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전 세계에서 연간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양이다. 이렇게 버려진 담배꽁초가 하수구를 통해 강, 호수, 바다로 흘러 들어가 심각한 해양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수구에 버려진 담배꽁초. 빗물이나 바람 등을 타고 하수구로 모인 담배꽁초는 하천, 호수, 바다로 흘러간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금정지회 제공]
하수구에 버려진 담배꽁초. 빗물이나 바람 등을 타고 하수구로 모인 담배꽁초는 하천, 호수, 바다로 흘러간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금정지회 제공]

국제 해양환경단체 해양보존센터는 2018년 “지난 32년간 전 세계 해변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의 1/3이 담배꽁초로, 단일 품목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중 가장 많다”라고 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해 수거한 제주 해안 쓰레기의 22.5%가 담배꽁초라고 밝혔다. 위해성으로 인해 주목하는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폐기물의 0.02%인데 비해 담배꽁초가 차지하는 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연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양은 4조 5천억 개로, 해양폐기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연간 전 세계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의 양은 4조 5천억 개로, 해양폐기물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특히, 담배꽁초의 필터를 통해 담배 내 비소, 납, 니코틴 등 7000가지 화학물질이 유출되는데 그중 발암물질이 50가지로 수생생물에 치명적이다. 필터 자체는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로 만들어지는데 1만2000개의 가는 플라스틱을 포함하고 있어 자연분해 되는데 10년 이상 걸린다. 담배꽁초의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하천과 해양 생태계가 위협을 받고, 유해물질을 섭취한 해양생물이 사람의 식탁에 오를 위험까지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문제 개선을 위해 지구시민연합이 전국규모의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지구시민연합은 올해 22주년을 맞는 지구시민의 날(6월 15일)을 기념해 오는 30일까지 ‘지구시민이 대한민국을 청소합니다’라는 주제로 《담배꽁초 어택 플로깅(Attack Plogging)》 캠페인을 펼친다.

지구시민연합은 오는 6월 15일 지구시민의 날을 맞아 6월 한달 '담배꽁초 어택 플로깅-지구시민이 대한민국을 청소합니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지구시민연합은 오는 6월 15일 지구시민의 날을 맞아 6월 한달 '담배꽁초 어택 플로깅-지구시민이 대한민국을 청소합니다' 캠페인을 전개한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지구시민연합은 “많은 쓰레기 중 담배꽁초를 집중적으로 수거하는 플로깅을 제안한 이유는 담배꽁초 1개의 부피는 작지만 매일 상당한 양이 버려지고, 버려진 담배꽁초의 유해성분으로 인한 환경오염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라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 8일 첫 활동으로 지구시민연합 부산지부 금정지회가 구서1동 지하철역, 시장 일대에서 플로깅을 실시했다. 이날 100분간 진행한 행사에 11명이 참여해 5,452개의 담배꽁초를 수거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행사가 진행되며, 18일에는 지구시민연합 청년팀이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플로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8일 지구시민연합 부산지부 금정지회가 첫 캠페인 활동을 전개해 총 5,452개의 담배꽁초를 수거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금정지회]
지난 8일 지구시민연합 부산지부 금정지회가 첫 캠페인 활동을 전개해 총 5,452개의 담배꽁초를 수거했다. [사진 지구시민연합 금정지회]

일상 주변에서 버려진 담배꽁초를 주우면서 조깅을 하는 《담배꽁초 어택 플로깅》은 지구시민연합 전국지부에서 시행하며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참여를 원하는 경우 해당 지역 지부에 연락해 행사에 참가하거나 개별적으로도 참여하면 된다. 플로깅 캠페인 참가자들은 지구시민연합 누리집에서 해당 캠페인 관련 설문에 참여해 수거한 담배꽁초의 수량을 기록하고 인증하면 된다.

지구시민연합은 캠페인 종료 후 전국에서 실시한 담배꽁초 어택 플로깅 현황과 수거한 담배꽁초 수량을 발표하고, 캠페인 영상을 제작해 담배꽁초의 위해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현재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국내 시민활동으로는 플로깅 단체인 '와이퍼스-지구를 닦는 사람들'이 지난해 플로깅으로 11만여 개비의 담배꽁초를 모았고,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이 지난 2월 국내 담배 제조사인 KT&G에서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