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문제에 공동대응방안을 마련하는 등 해결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자연계와 인체에 확산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해양 미세플라스틱 유입량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 잇따라 확인돼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이에 따라 미세플라스틱 확산에 따른 생태계와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강화되고,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연구와 실천들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우리 정부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따른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활동에 들어갔다.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s)은 의도적으로 제조되거나 기존 제품에서 조각으로 떨어져나온 크기 5mm 이하의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은 1차 미세플라스틱(primary microplastic)과 2차 미세플라스틱(secondary microplastic)으로 구분된다. 1차 미세플라스틱은 의도적으로 미세한 크기로 제조된 플라스틱 알갱이다. 크기 2-4mm 크기의 원료물질인 레진펠렛이나 세안제와 치약에 들어 있는 스크럽제, 공업용 연마제 등이 포함된다. 2차 미세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제품이 사용되는 과정이나 폐기물로 버려진 뒤 외부 작용이나 자연 풍화에 의해 조각나 미세화된 플라스틱 파편을 말한다.

특히 최근 매년 수백만톤씩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실체가 잇따라 공개되면서 해양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경각심이 크게 늘고 있다. 각종 플라스틱 폐기물이나 바다에 버려진 밧줄, 그물, 비닐봉지들은 강한 자외선과 파도에 마모되고 쪼개지면서 점점 작은 플라스틱 입자가 된다. 이들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종이 이를 마시게 되면 체내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통해 최종 인체에게도 연쇄적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높아 우려를 낳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에는 플라스틱 제조 시 첨가되고 주변의 해수로부터 흡착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미세플라스틱을 삼킨 해양 생물은 플라스틱 입자의 물리적 영향과 함께 미세플라스틱에 부착된 화학물질을 흡수해 추가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WWF(세계자연기금)는 2천5백여개 이상의 연구를 검토 분석한 보고서를 지난 2월 8일 전 세계 동시 발간했다. 보고서를 통해 21세기 말까지 그린란드 면적의 2.5배가 넘는 해양 지역에서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50배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생산량이 2배 이상 증가해 2050년에는 바닷속 플라스틱 쓰레기가 4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생태적으로 생명이나 자연환경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위협을 받는 ‘생태적 위험 한계선’을 넘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특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연구된 해양 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에 의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명백한 추세가 드러났다. 한 예로, 전체 바닷새의 90%, 전체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해양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맹그로브의 복잡한 뿌리 시스템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플라스틱 밀도인 것으로 측정됐다. 플라스틱 오염은 식물 성장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다. 인도네시아 등 오염이 심각한 지역의 맹그로브 숲은 이미 벌목이나 토지 전환 등으로 인해 황폐화되고 있으며, 플라스틱 폐기물로 뒤덮여 더 큰 위협을 받고 있다. 전 세계의 산호초는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으며,  여기에 플라스틱 오염으로 인한 위협이 더해지며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과학적 관리기반 마련 위한 연구들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는 해양 미세플라스틱 오염의 과학적 관리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유입량과 유입 특성, 환경 거동을 파악하고, 미세플라스틱의 해양생태계 위해성을 평가하는 연구개발사업에 착수한다고 8일 밝혔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5년간 총 308억 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미세플라스틱 오염 관리를 위해 발생량과 유입량, 분포와 거동 특성에 대한 정보와 예측기술을 확보하고,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위해 수준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환경권고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동진)은 국제적 환경현안으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세플라스틱 집중연구 중기 이행계획(2022~2026)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실행과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효과적인 미세플라스틱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발생원 관리 △분석법 표준화 △환경 중 실태조사 △유해특성 조사 등 4개 분야에 걸친 전과정 통합 기반 연구의 19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세부 추진과제에는 미세플라스틱 배출원 분류체계 구축, 환경시료 중 미세플라스틱 분석법 표준화, 먹는물‧수환경‧토양 등의 미세플라스틱 분포실태 조사, 미세플라스틱 노출 유해성 연구 등이 포함된다.

또한 국민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먹는물 미세플라스틱 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4년간 본격적인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전국 주요 정수장의 원‧정수 실태조사와 함께 유입원별 유입량 조사, 효과적인 유입방지 및 처리에 대한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원장 박현)은 지난 2월 국산 목재의 지속적인 이용과 펄프·종이의 친환경 소재 활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제1차 목재미래소재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최근 세계적으로 심각한 환경오염물질로 인식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현황을 되짚어보고 목재 펄프를 대체품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이용되는 비드의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셀룰로오스 비드의 개발 동향, 주요 특성, 제조 방식에 따른 고려 사항 등을 소개하고, 연구 과정에서 겪었던 실질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국내 유통 식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인체노출량을 조사한 결과,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또한 해조류(미역‧다시마)의 경우 2회 이상 세척하면 미세플라스틱이 상당부분 제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식약처는 국내 수산물 등 유통 식품에 대해서 미세플라스틱 오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국내 유통 중인 해조류, 젓갈류, 외국에서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보고된 식품 등 총 11종 102품목으로 2020년-2021년 미세플라스틱의 오염도와 인체노출량을 조사했다.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미세플라스틱 오염도 조사 결과와 식품섭취량을 토대로 산출한 인체노출량은 1인당 하루 평균 16.3개로 지금까지 알려진 독성정보와 비교하면 이는 우려할 수준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