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 지음 《돈그릇을 키우는 6가지 방법》(성안당, 2022)은 가게를 기업 운영하듯 하면서 터득한 성공비결을 들려준다. 지은이 김승현 조조칼국수 대표는 대학교 앞 옷 가제를 시작으로 온라인 의류 소핑몰, 닭강정 가게, 대형 패밀리레스토랑, 곱창 전문점, 돼지찌개 전문점, 한우 식육식당, 분식집 조조칼국수, 육가공업체까지 25곳의 매장을 단 한 번의 실패 없이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청년사업가다. 이런 사업가가 그만의 사업 비결을 모아놓은 책이 《돈그릇을 키우는 6가지 방법》이다.

김승현 지음 "돈그릇일 키우는 6가지 방법" 표지. [사진 제공 성안당]
김승현 지음 "돈그릇일 키우는 6가지 방법" 표지. [사진 제공 성안당]

지은이가 미리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재테크서가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돈그릇’은 돈이 아닌 ‘성공을 담아낸 그릇’을 뜻한다. 그는 장사꾼에게 그릇은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그릇 크기만큼 손님을 담고 , 자신의 그릇 크기 만큼 매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그릇에 가장 먼저 사람을 담으라고 강조한다. 고객, 직원, 매출, 시간을 담을 그릇이 준비돼야 비로소 돈이 고인다. 내 그릇에 사람을 담아야 돈이 따라오고, 고객에 취해야 돈이 쫓아온다는 것이다. 

돈그릇을 키우는 방법 여섯가지를 저자는 1 홀로서기, 2 고객창출, 3 소비심리, 4 사람, 5 리스타트, 6 자기절제로 나누어 소개한다. 

먼저 창업을 하겠다는 이들에게 저자는 다섯 가지 질문을 고민해보라고 권한다.

첫째, 왜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을 해야 하는가?

둘째, 왜 지금 해야 하는가?

셋째, 왜 이 자리여야 하는가?

넷째, 왜 이 아이템이어야 하는가?

다섯째, 1,000곳의 가게 중 5등 안에 들 자신이 있는가?

이 질문에 단 하나라도 구체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면? 그러면 장사를 하면 안 된다.

저자가 생각하는 장사 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다른 사람들이 ‘고객에게 무엇을 팔까’라고 고민할 때 나는 ‘고객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를 숙고한다. ‘내가 얼마를 투자해 얼마를 벌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고객이라면 이 가게를 다시 오고 싶을까’를 생각한다. 사장의 입장이 아니라 고객의 입장에서 ‘또 오고 싶은 가게’로 만드는 게 장사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요즘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음식점이 늘어나는 추세다. 저자는 키오스크의 장점을 살리되 본질적인 문제를 놓치지 말라고 조언한다. 키오스크는 ‘사람 냄새 나는 서비스’가 없다.

“만약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고 로봇이 서빙하는 방법을 선택했다면 직원들은 주방에 박혀 있을 게 아니라 홀로 나와 손님과 눈을 맞추며 온기를 나눠야 하낟. 갑자기 쏟아진 비를 맞고 들어온 손님에게 마른 수건과 따뜻한 물 한잔을 건네는 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아이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을 보고 유아용 의자를 먼저 챙겨 주고 음식을 잘게 자를 수 있는 가위를 내주는 것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이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강조하는 부분은 ‘시스템’이다. 주100시간 노동하는 부자가 아니라 주10시간만 일해도 부자가 되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결국 사람을 통해 실현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자연스럽게 이를 대체할 좋은 인재들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런 인재들을 위해 저자는 그 무엇도 아끼지 마라고 조언한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분명 한정돼 있다. 하지만 함께 일하는 사람을 성장시키면 일의 영역과 역량이 무한대로 확장된다. 그 가치는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다만 사람을 성장시키고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내 기획을 실현시켜 주는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과 고마움은 어떻게 보상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돈, 휴가, 선물, 격려, 시간 등 그 무엇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이 책은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부터 창업하여 가게를 운영하는 이들, 규모를 키우고 싶은 이들이라면 꼭 읽어볼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