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6월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사서추천도서를 선정했다.

신간도서를 중심으로 사서추천도서를 선정하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6월에는 신간도서가 아니라 이슈가 된 주제를 중심으로 선정했다. 6월 이슈 주제는 '전쟁과 평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앞으로 1년에 2번 정도 시의성 있는 주제로 이슈 도서를 선정할 예정이다.

6월 사서추천도서로 선정된 책을 보면 먼저 유아 대상으로 문학 분야에서 조수경 글·그림 《곰이 왔어!》(올리, 2021)와 김정선 글·그림 《숨바꼭질》(사계절, 2018)이 선정됐다.

"곰이 왔어!"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곰이 왔어!"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곰이 왔어!》를 추천한 임혜은 사서는 추천글에서 이렇게 말했다.

"곰이다! 어느 날 사람들이 사는 마을에 곰이 나타났다. 곰들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 적응해가고, 조용했던 마을은 활기가 넘치게 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세계를 곰들이 누리는 것에 점차 불만을 가진다. 급기야 곰들은 숲으로 쫓겨나고 사람들과 서로 싸우게 된다. 싸움으로 마을과 숲은 모두 폐허가 되고 곰도 사람도 얼마 남지 않게 된다. 그리고 닥쳐온 추운 겨울. 그림책의 마지막에 소녀는 성냥을, 곰은 나뭇가지를 안고 있다. 곰과 소녀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림책에 등장하는 사람들과 곰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아이들과 함께 곰의 입장, 사람의 입장이 되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을 책이다.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갈등은 무엇인지, 우리가 다른 생명이나 낯선 사람들과 평화롭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숨바꼭질"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숨바꼭질"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숨바꼭질》을 추천한 이경희 사서의 추천 이유는 이렇다.

"한 동네에 살며 이름도 똑같았던 양조장집 박순득과 자전거포 이순득. 늘 함께 했던 ‘순득이들’이지만 이순득네가 먼저 피난길에 오른다. 산등성이를 지나고 강을 건너고, 전투기의 폭격을 피해 숨는다. 이순득의 피난길을 술래가 된 박순득의 목소리가 쫓는다. 어느덧 피난길에서 돌아와 마을 어귀에 도착한 이순득은 박순득이 키우던 점박이를 만난다. 그러나 친구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고, “못찾겠다 꾀꼬리”를 외쳐도 친구 순득이는 나오지 않는다. 계절이 지나도록 친구를 기다리는 순득이의 뒷모습에서 전쟁이 아이들에게 남긴 슬픔이 진하게 묻어 나온다. 현재에도 여전히 전쟁으로 시달리는 아이들이 있다. 이들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사랑하며 살게 되기를 희망해 본다."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추천도서로 문학 분야에서 《우리 할아버지는 열다섯 살 소년병입니다》(글 박혜선 그림 장준영, 위즈덤하우스, 2019)가 선정됐다. 이 책을 추천한 문성주 사서는 추천글에서 "우리는 70여년 전 일어난 한국전쟁을 잘 알지 못하지만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는 전쟁을 직접 경험했다. 그때의 슬프고 아픈 기억을 지워지지 않는 커다란 상처로 안고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이 책에서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도 행복하고 좋은 날들은 잊어버린 채 열다섯 살 소년병 시절의 기억으로 괴로워한다. 어린 나이에 참전하며 겪은 충격이 또렷이 남아 힘들고 슬픈 시간을 견디고 있다”라면서 “할아버지의 상처를 가족들이 사랑으로 함께 어루만지고 치유해가는 따스한 모습에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열다섯 살 소년병으로 할아버지가 겪은 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헤아리긴 어렵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가족과 친구를 잃고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일들이 생겨나고 있다. 어서 전쟁이 끝나고 모든 이가 자유와 평화를 누리기를 기원하게 한다”고 밝혔다.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회과학분야에서는 루이즈 암스트롱의 《전쟁을 평화로 바꾸는 방법》(그림 서현, 서애경 옮김, 평화를 품은 책: 꿈교출판사,  2015)가 추천됐다.

조혜린 사서는 추천글에서 "전쟁의 원인, 진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평화에 이르는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며 "두 친구가 바닷가에서 쌓은 모래성이 너무 가까워지는 바람에 모래성 사이의 땅을 서로 차지하려는 말썽을 ‘전쟁’으로 표현하였다. 분쟁 위험 지역, 충돌, 선전 포고, 전력 증강, 도발, 중립 지대, 왕복 외교, 화해, 상호 호혜, 무장 해제 등 어린이가 접하기 어려운 전쟁용어를 이러한 상황으로 예시하며 자세히 설명해준다. 불가피하게 전쟁이 발발했을지라도, 평화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놀이를 통해 평화에 이르는 길을 어린이와 함께 고민하며 전쟁 없는 세상에 대한 희망을 그리는 그림책이다"라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세계를 이끄는 힘 국제기구"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세계를 이끄는 힘 국제기구"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초등 고학년을 대상으로는 사회과학 분야 《전쟁 no! 평화 yes! 세계를 이끄는 힘,  국제기구 : 국제 사회에 필요한 건 리더일까, 대장일까?》(글쓴이 김일옥, 그린이 허구, 뭉치 : 동아엠앤비, 2021)이 선정됐다.

이 책을 추천한 조혜린 사서는 "세계 평화를 위해 만들어진 여러 국제기구에 대해 어린이 눈높이에서 알기 쉽게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매 장마다 여러 동물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개념을 설명한다. 동물 세계의 전쟁이나 토론을 통해 국제기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려주는 식이다. 장이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토론왕 되기’와 퀴즈 또는 낱말찾기 코너는 어린이들이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게 도와주고, 다시 한 번 복습할 기회를 갖게 해 준다. 또한, ‘호기심 노트’ 코너를 통해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등의 국제기구들이 만들어진 이유와 함께 세계 역사와 문화도 함께 익힐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이 국제사회와 세계평화에 관심을 갖고, 세계 속에서 자신의 꿈을 키워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기 팔지 마세요"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무기 팔지 마세요"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또 문학분야에서는 《무기 팔지 마세요!》(위기철 글, 이희재 그림, 현북스, 2020)이 추천됐다. 이 책을 추천한 이현주 사서의 추천글이다. "교실에서 보미는 남자아이들이 쏜 장난감 총 비비탄에 이마를 맞는다. 이 작은 소동을 시작으로 보미는 총과 전쟁의 위험을 알리는 벽보 붙이기, 평화모임 만들기, 장난감 무기 수거, 무기 판매 반대 행진 등을 벌인다. 이런 상황을 사진으로 보고 알게 된 미국인 제니는 학교 발표 숙제로 ‘총기 규제’를 준비하면서 보미의 사진을 활용한다. 제니의 발표는 학부모 모임 등 다양한 자리를 거치며 훌륭한 연설이 되어 가고, 제니는 유명인사가 되어 TV 쇼에도 출연한다. 그 결과 국회의원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책은 전쟁과 평화의 의미를 말하면서 특히 어린이와의 관련성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끈다. 장난감 무기 놀이가 어린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어린이들은 평화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나누기에 좋다."

"살아남는다는 것"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살아남는다는 것" 표지.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청소년을 위한 추천도서로는 문학분야에서 《살아남는다는 것!》(구드룬 파우제방 지음 ; 박종대 옮김, 봄볕, 2022)과 《천국으로의 70마일》(로베르트 클레멘트 지음 ; 함미라 옮김, 단비청소년 : 가치창조, 2015)이 각각 선정됐다. 《살아남는다는 것!》을 추천한 박주옥 사서는 추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열다섯살 기젤라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할머니, 만삭인 엄마, 그리고 세명의 남동생과 기차를 타고 외갓집이 있는 드레스덴으로 피난을 떠난다. 그런데 엄마가 갑작스런 진통으로 출산을 위해 기차에서 내리게 되고, 적의 공습으로 방공호로 피하는 중간에 할머니와도 헤어지게 된다. 기젤라는 세명의 남동생과 일곱 살 고아 소녀 로테까지 데리고 지하 방공호 화장실로 피했다가 건물의 붕괴로 매몰된다.
기젤라는 어둠과 목마름, 배고픔, 그리고 자신들이 발견되지 못하는 공포 속에서도 부족한 음식과 물을 합리적으로 나누어 먹고 지상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 온 힘을 쏟으며, 동생들을 다독이고 보살핀다. 이 책은 전쟁이 평화로운 마을을 파괴하고 평범한 가정을 해체하는 현실을 절절히 보여준다. 더불어 전쟁 중에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약자인 어린이들의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한 의지와 용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천국으로의 70마일".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천국으로의 70마일". [사진 제공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천국으로의 70마일》을 추천한 복남선 사서는 "이 책은 전쟁으로 난민이 된 아프리카인들의 이야기다. 작가는 '가장 감동을 자아내는 이야기는 삶 그 자체'라는 생각으로 실제 이야기를 현장답사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생생하게 담았다. 주인공인 소말리아 소녀 샤라와 아빠 시아드 같은 아프리카 난민들의 꿈은 유럽에 정착하는 것이다. 유럽이라는 천국에 도착하기 위해 밀항선에 몸을 맡기지만 불법입국자인 그들을 기다리는 건 임시수용소. 그럼에도 이들은 마피아의 갈취까지도 참아가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전쟁 난민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이 책은 그들의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위해 전세계가 함께 고민하고 나서야 한다는 걸 더 절실하게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