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5회 칸영화제에서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 2편이 동시에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송강호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한국 배우가 이 부문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칸영화제 누리집]
제75회 칸영화제에서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칸영화제 누리집]

무대에서 송강호는 프랑스어로 "메르시 보꾸(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히로가즈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객석에서 고레에다 감독은 엄지를 치켜들어 보여 화답했다.

송강호는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씨에게 깊은 감사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며 같이 출연한 동료배우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송강호는 “지금 2층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같이 온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고 말했다. 그리고 "끝으로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며 다시 한 번 감사했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 이후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이자 자신의 첫 번째 감독상 트로피를 받았다.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또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도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칸영화제 누리집]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는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사진 출처 칸영화제 누리집]

 그러면서 "우리가 이 질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에 참석자들이 모두 큰 박수를 보냈다.

이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은 CJ ENM과 이미경 CJ 부회장, 정서경 각본가를 비롯한 많은 크루(제작진)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무엇보다도 박해일, 탕웨이 이 두 사람에게 보내는 저의 사랑은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다.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탄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다. 아시아 배우가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화양연화'(2000) 량차오웨이(양조위), '아무도 모른다'(2007) 야기라 유야에 이어 세 번째다.

제75회 칸영화제 수상자들. [사진 출처 칸영화제 누리집]
제75회 칸영화제 수상자들. [사진 출처 칸영화제 누리집]

한편, '브로커'는 시상식에 앞서 비공식상인 애큐메니컬 부문을 수상했다.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는 데뷔 영화에 주는 황금카메라상 수상이 불발됐다. 단편 경쟁 부문에 오른 문수진 감독의 애니메이션 '각질'도 수상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