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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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테라와 루나 가상화폐의 급락으로 수많은 피해자들이 속출했다는 소식이 뉴스와 유튜브 등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 회자되고 있다. 그 피해는 최소 50조라고 하는 천문학적인 액수이며 피해자도 약 28만명 가량이라고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한 사회적 충격은 아직 표면적으로 크게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피해자들을 구제할 방법이 가까운 시기에 제시되지 않으면 가상화폐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던 이들도 느낄 정도로 큰 비극의 될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로서는 마땅한 구제방법이 없다는 것이 상황을 불안하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맞먹을 정도의 큰 재난이 될 수 있다고 하는 현 사태는 인터넷의 발달로 시작된 정보화시대에서 인류가 마주하게 된 크나큰 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태라 할 수 있다.

가상화폐에 대해서는 대부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가상화폐가 정확히 무엇인지, 그리고 사회에 어떠한 변화를 주게 될 것인지에 대해 확실하게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가상화폐 전문가라 칭하는 이들도 가상화폐가 정확히 무엇이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확히 알지 못한다. 단지 그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을 기반으로 다른 이들을 설득하려 들 뿐이다. 가상화폐가 가지고 있는 미래 가치는 마치 공산주의가 가지고 있는 미래 가치와 같다. 이론상 틀림없이 존재하고 언젠가는 실현되겠지만 언제 실현될지 알 수 없는 가설일 뿐이다.

공산주의는 원칙적으로는 생산수단의 사회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공장이나 논밭과 같이 생산을 하는데 있어 필수요소는 사회적 성격을 가지는 공동의 산물이기에 사유화 될 수 없다는 공산주의 이론은 실제로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실현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으며 실제로 한국을 포함한 수많은 선진국들에서 수도나 전기와 같이 특정 부분을 국유화함으로서 다양한 공적자산들에 대한 보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모든 자산들이 몇 년 이내에 공산화 될 것이라 믿지는 않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이론상으로만 존재해야 했던 공산주의를 실제로 해보니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는지 직접 봤기 때문일 것이다.

가상화폐를 설명하는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과 같은 이해하기 난해한 구조를 가지고 마치 곧 현실화 될 것처럼 이야기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은 언급하려 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가 탄생한 이유는 20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로 시작된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거대 금융기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같은 중앙은행들에 대한 신뢰성에 대한 문제를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가상화폐의 실체는 마치 공산주의와 같다. 통화시스템이 한 권력자나 기관의 소유가 될 경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시스템의 공산화를 주장한 것이다. 화폐에 있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신뢰도를 그 화폐를 쓰는 모두가 책임지는 시스템을 블록체인이라는 기술로 적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상화폐가 실현되기 어려운 가장 큰 문제는 블록체인 기술에 있지 않다. 바로 공산주의가 가지는 똑같은 문제를 가상화폐도 가진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결국 모두에게 책임을 부여하면 아무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루나 사태로 인한 수많은 피해사례를 보면서 필자는 이번 사건이 매우 큰 화두를 사회에 던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보화시대의 도래로 수많은 정보들이 난무하면서 사회는 더 이상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을 상실했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견해 역시 유튜브의 탄생으로 생겨난 인플루언서들의 목소리에 묻히게 되었다. 이제는 누가 전문가이고 비전문가인지를 알 수 없는 시대가 되었고 영상에서 더 자신에게 호감이 가는 사람의 말을 신뢰하는 시대가 되었다.

과거 테라와 루나 코인의 개발자 권도형 대표는 그가 코인 운영 방법에 대해 우려를 표한 영국 경제학자에게 “난 가난한 사람과 토론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믿고 싶은 사람의 말만 믿는 현 시대에서 전문가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이유는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주장이 자신의 비전문 영역까지 가게 된다면 전문가들은 더 이상 논쟁을 할 수 없게 된다.

현 시대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바보가 되기 쉬운 때이다. 이제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 국가도, 전문가도, 특정 기관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또한 그 누구도 자신 외에 타인이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평가해 주기를 원하지 않는다. 민주주의 시대에서는 결국 여론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이야기 한 가장 이상적인 정부의 형태는 깨달은 독재자가 모든 것을 판단하는 구조였다. 그와 정 반대를 가장 이상적인 정부의 형태로 선택한 인류에게 있어 이제 필요한 것은 각자의 생각과 판단이 얼마나 중요한 시대가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과거 어느 때 보다도 남의 말을 무작정 신용하는 것이 위험한 때가 되었다. 루나 사태와 같은 정보화시대의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가상화폐 제도화 같은 정부차원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개인이 자발적으로 정보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개선안들과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