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고궁박물관은 8월 15일(월)까지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을 개최한다.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사진 김경아 기자]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사진 김경아 기자]

현판懸板은 글자나 그림을 새겨 문 위 또는 벽에 걸어놓는 널조각을 말한다. 주로 궁궐이나 절, 사당, 정자 등 옛 건축물의 처마 밑에 걸려 있다. 현판에는 건축물의 이름을 새겨 해당 건축물의 기능과 용도를 짐작하게 했고, 건축물의 이름을 짓고 현판을 거는 행위는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기도 했다.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사진 김경아 기자]

조선 왕조의 궁중 현판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 왕실이 궁중 현판을 통해 널리 알리고자 했던 유교적 이상과 가치를 살펴볼 수 있다. 전시 공간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만들다', '담다', '걸다'로 구성된다.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사진 김경아 기자]

조선을 건국한 후, 태조(재위 1392~1398년)는 정도전(1342~1398년)에게 명하여 경복궁의 이름과 궐 안 주요 전각과 문의 이름을 짓고, 궁중 현판도 함께 만들었다. 

조선의 궁궐과 전각 이름을 지으며 쓴 글이 수록된 정도전의 '삼봉집' [사진 김경아 기자]
조선의 궁궐과 전각 이름을 지으며 쓴 글이 수록된 정도전의 '삼봉집' [사진 김경아 기자]

궁궐은 유교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한 조선의 의지가 담긴 공간이었으므로 건물 곳곳에 걸린 현판에는 왕도 정치를 이뤄내기 위한 바람과 구체적인 노력이 담겼다. 왕실과 관련 건물에는 건물의 이름뿐 아니라 당대 왕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다양한 내용이 담긴 현판이 걸렸다. 

현판은 궁궐 건물의 위계와 용도에 따라 크기, 형태, 색상, 제작 기법 등의 차이가 있었으며 위엄을 지니고 있으나 사치스럽지 않게 장식하여 백성들이 우러러 볼 수 있도록 했다. 

양화당 현판. 창경궁 양화당에 걸었던 순조 어필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창경궁 양화당에 걸었던 순조의 어필 '양화당'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규장각 관원인 각신閣臣의 근무처에 걸었던 '규장각학사지서'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규장각 관원인 각신閣臣의 근무처에 걸었던 '규장각학사지서'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백성을 보호하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는 뜻을 새긴 철종 어필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백성을 보호하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는 뜻을 새긴 철종 어필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왕세자만을 위한 교육 기관인 세자시강원인 춘방에 걸었던 '춘방'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왕세자만을 위한 교육 기관인 세자시강원에 걸었던 '춘방'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영조가 홍문관에 당부한 글을 새긴 현판의 일부 [사진 김경아 기자]
영조가 홍문관에 학문에 힘쓸 것을 당부한 글을 새긴 현판의 일부 [사진 김경아 기자]
왕실 가족의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왕실 가족의 음식을 준비하던 '수라간' 현판 [사진 김경아 기자]
'궁중 현판'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는 미디어아트 [사진 김경아 기자]
'궁중 현판'에 담긴 의미를 알아보는 미디어아트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장 마지막 부분에서는'나만의 현판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장 마지막 공간에서는 '나만의 현판 만들기'를 체험할 수 있다 [사진 김경아 기자]

'궁중현판' 전시는 휴관일이 없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가능하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입장은 마감 1시간 전까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