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68년 전후, 유럽에서 당시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졌던 당구공의 대체재 개발을 공모한 결과 최초의 합성수지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가 탄생했다. 1907년 베이클랜드가 페널-포름알데히드 반응기술을 향상시켜 상업용 제품인 베이클라이트를 개발한 이후 합성플라스틱은 시장에 대규모로 진출해 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재료중 하나가 됐다. 1950년대 이후 지난 2015년까지 총 누적 합성플라스틱은 약 83억톤 이상 생산됐으며, 오는 2050년까지 약 330억톤의 합성플라스틱이 생산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생산비용이 낮고 가소성이 높아 산업적 활용도가 무한대에 가까워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잘 분해가 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물리적 마모나 풍화, 온도변화 등에 따라 작은 조각으로 분해돼 자연생태계로 스며든다. 특히 육안으로 식별이 곤란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이나 각종 일상용품 제조에 들어가면서 자연생태계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플라스틱 오염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탈플라스틱 움직임을 빠르게 내딛고 있다. 유엔 환경총회가 결의안을 채택,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하는 등 구체적 행동방안 마련에 나섰다. 이에 따라 우리 사회도 이러한 국제사회의 탈플라스틱 움직임에 발빠른 대응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다루기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 마련을 공식적으로 논의한 첫 국제회의인 제5차 유엔환경총회가 지난 3월 열려 회원국들은 결의안을 통해 ‘정부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해 플라스틱 오염 방지를 위한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회원국들이 오는 2024년 성안 완료를 목표로 연내 정부간 협상위원회를 구성해 협상을 개시하기로 한 만큼, 국제사회에서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주요 내용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플라스틱 오염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9일 국제사회의 탈플라스틱 협약을 선제적으로 논의 및 대비하기 위한 이해관계자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및 학계 전문가가 최근 탈플라스틱에 대한 국제사회의 현황을 짚어보고 유관 기관 전문가들과 토론 및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제적 환경현안으로 떠오른 미세플라스틱 오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세플라스틱 집중연구 중기 이행계획(2022-2026)을 수립하고 올해부터 실행과제 연구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효과적인 미세플라스틱 관리방안 마련을 위해 △발생원 관리 △분석법 표준화 △환경 중 실태조사 △유해특성 조사 등 4개 분야에 걸친 전과정 통합 기반 연구의 19개 세부과제를 추진한다. 특히 국민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4년간 본격적인 실태조사에 들어간다. 전국 주요 정수장의 원‧정수 실태조사와 함께 유입원별 유입량 조사, 효과적인 유입방지 및 처리에 대한 연구를 함께 진행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현재 국립환경과학원은 미세플라스틱 연구기반 마련을 위해 국가표준을 제안하고 본격적인 실태조사 등 전 과정 통합 연구를 시작하는 단계"라며, "먹는물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미세플라스틱 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산업용 필름 등 플라스틱 제품 15종, 재활용 의무가 강화된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지난 4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 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산업용 필름 등 플라스틱 제품 15종이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 제품’에서 ‘재활용 의무 대상 제품’으로 전환된다. 이번 개정에 따라 산업용 필름과 교체용 정수기 필터는 올해 출고 제품부터 재활용 의무 대상이 된다. 안전망, 어망 등 나머지 13종은 2023년 출고 제품부터 적용된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로 플라스틱 폐기물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플라스틱을 생분해하는 기술개발이 꾸준하게 이어지면서 생분해 플라스틱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업계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에 따르면,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특허출원이 최근 5년간(16-20년) 연평균 18% 증가해, 5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출원인별 출원비중을 살펴보면, 기업에 의한 출원 비중이 68%를 차지해 출원을 선도하고 있으며, 개인(14%)과 대학(12%)의 출원 비중은 유사하며, 연구기관은 5%를 차지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플라스틱은 생산 및 폐기 과정에서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및 환경오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라며, "우리나라는 기업의 선제적 노력과 국민의 실천으로 탈플라스틱 방면에 많은 진전이 있었던 만큼 국제적 흐름을 읽고 이러한 움직임을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