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항아리, 세라믹, 56 x 65 x 12.5 cm, 2019, © 2GIL29 GALLERY. [사진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달항아리, 세라믹, 56 x 65 x 12.5 cm, 2019, © 2GIL29 GALLERY. [사진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도예가 강석영의 개인전이 5월 28일부터 6월 25일까지 2GIL29 GALLERY 이길이구 갤러리(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158 길 35 가로수길)에서 열린다.

도예가 강석영은 30년 넘게 시대적 유행이 아닌 새로운 실험에 몰두하여 자신의 독자적인 제작방법과 기법연구을 연구해왔다. 그는 작품의 첫째 조건을 ‘진실함’이라 말하였다. 오랜 작업을 거쳐오는 동안 강석영은 자신 속에 숨겨진 세계를 깊이 파고들어 '나-우리'의 전통 가치를 회복하고 재발견하였다.

‘한국적 백색의 아름다움’을 변주하는 작업을 해온 작가는 조형 원리에 충실한 형태를 완벽하게 구현한 후, ‘인위적으로 변형’하는 제작 방법과 기법연구로 독자적인 추상 도자를 구축해왔다.

무제, 슬립캐스팅, © 2GIL29 GALLERY. [사진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무제, 슬립캐스팅, © 2GIL29 GALLERY. [사진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재현이 용이한 공업용 작업에 주로 사용되는 ‘슬립 캐스팅 기법’에서 역설적으로 심미적 직관성을 극대화하는 제작방법을 구현해냈다. 이 기법은 강석영이 80년대 초 프랑스 유학시절 이후 꾸준히 발전시켜온 기법이다. 석고로 원통이나 입방체의 틀을 만들고 백토를 부어 구운 후 나무칼이나 선으로 변형을 가한 기법으로 구멍을 뚫거나 자국을 내고 찌그러뜨림으로써 생동감을 더하고 미적 효과를 살려낸다.

강석영의 작품들은 '자연의 결'을 텍스트로 하는 형태의 미적 가치를 자아내고 있다. 강석영이 나타내는 '자연의 결'이란 자연의 일부인 인간에 의하여 표현된 행위를 뜻한다. 다시 말해 '자연의 결'이 표현되었다는 것은 작가도 한 생물로서 이성의 개입이 아닌 '자연으로서 인간'의 흔적을 작품으로 남기는 것이다.

화려한 기교를 걷어내고 무한대의 조형성에 도달할 수 있는 근원점을 추출하듯, 그의 작업은 가장 순수한 무채색인 백색으로 수렴한다. 특히 그의 작업에는 도예에서 주요하게 다뤄져야 할 ‘질감의 문화’, 즉 질감에서 발현되는 문화성을, 한국적 미의식을 충만하게 담아낸다. ’한국적 백색의 아름다움’이 깊게 녹아든 그의 작품은 이미 그 조형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2004년부터 그리스 아테네 ‘국제 도예 올림픽공원’에 작품 ‘ '순수, 화합, 축제'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영구 소장 전시되고 있다. 청계천 복원 시 작품 ‘빛의 생성’을 제작했으며, 세종시 기획재 정부 로비의 벽면 설치 작업을 맡기도 했다. 지난 1997년에는 이화여대 도예연구소 학생들과 함께 전남 영암에서 채취한 고령토로 만든 ‘영암도기’를 개발, 특허를 내기도 했다.

무제, 슬립 캐스팅, © 2GIL29 GALLERY. [사진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무제, 슬립 캐스팅, © 2GIL29 GALLERY. [사진 이길이구갤러리 제공]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에 적절한 변형을 가함으로써 백자의 단아한 이미지를 표출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선백자의 신비한 멋을 현대적 설치 작품으로 구현할 예정이다. 전통과 현대 도자의 완벽한 형태와 색상을 오랜 시간 실험해 온 작업을 위주로 한국 현대 도예의 또다른 방향성을 제시하는 새로운 추상의 조형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는 자연과 닮은 유기적 생명체의 모습을 형상화한 작품들로 아름다운 생명의 향연을 엿볼 수 있는 작가의 근작들로 조형 원리에 충실한 완벽한 형태의 추상 도자를 볼 수 있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자연성과 인위성' 이란 흙의 물성을 극대화하여 순수한 형태를 표현함과 동시에 물리적인 힘으로 우연에 의한 변형 형태를 이끌어내는 것을 말한다. 이는 독자적인 캐스팅 기법으로 구축해온 그만의 특유의 조형 세계로 백토의 성격을 극대화한 투명한 질감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도자의 모습이다.

특히 생동감을 불어넣기 위해 유약을 사용, 광택이 흐르는 새로운 작업들도 선보였다.  또한 순간적 혹은 우연적인 효과로서 날카로운 도구로 표면을 찢거나 긁거나  손 끝으로 뚫는 행위를 더한 작품들은 여전히 공간과의 관계를 극대화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작가가 온몸으로 느끼고 생활하며 더불어 사는 삶 속에 존재하는 작업 행위이다.  

도예가 강석영은 1949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파리 국립공예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귀국 후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학장과 도예 연구소 소장을 역임하며 30년간 연구와 후학 양성에 힘썼다. 퇴직 후 가평에 작업실을 두고 작품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