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 방정환 선생께서 1923년 어린이날을 제정한 지 100주년을 맞은 5월 5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동시와 동화, 하모니카와 피아노 연주, 그리고 이야기가 어우러진 북콘서트 ‘연희에 물들다 5월: 꿈’이 열렸다.

지난 5일 어린이날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아동문학가 강벼리 작가와 정은 작가, 하모니스트 박종성 씨, 피아니스트 조영훈 씨가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지난 5일 어린이날 연희문학창작촌에서는 아동문학가 강벼리 작가와 정은 작가, 하모니스트 박종성 씨, 피아니스트 조영훈 씨가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씨가 진행한 북콘서트에서는 아동문학가 강벼리작가와 정은 작가가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시와 동화를 낭독했다. 박종성 씨와 피아니스트 조영훈 씨는 작품의 분위기에 꼭 맞는 연주로 무대를 찾은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공연을 여는 동시로, 수업시간 너무나 산만해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아이가 사실은 산(山)처럼 기지개를 켜는 것이라는 동시 ‘나는 산만해’를 낭독한 강벼리 작가는 “제 어린 시절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아동문학가 강벼리 작가는 북콘서트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독후활동으로 작가가 된 사연과 작품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아동문학가 강벼리 작가는 북콘서트에서 세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독후활동으로 작가가 된 사연과 작품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강나리 기자]

자신이 흥이 많아 때로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도 한다는 강 작가는 “세 아이를 키우며 자연스럽게 책을 읽어주면서 아동문학를 하게 되었다”며 “지금은 산만해 보이는 아이들이 앞으로 많은 여정을 통해 결국은 종착지인 산이 되는 아이들의 꿈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엄마와 헤어진 어린 다람쥐를 데려와 친동생처럼 지내지만 언젠가 엄마를 만날 꿈을 꾸는 이야기 ‘다람쥐 동생의 꿈’, 그리고 추천작으로 남호섭 작가의 ‘작은 꿈’을 낭독했다. 강벼리 작가는 2012년 ‘먹다 먹힌 호랑이’로 작품 활동을 시작해 동화책 ‘먹지마 곤충젤리’, ‘동백꽃섬 오동도’, 앤솔로지 ‘나의 슈퍼걸’등을 출간하고 올해 동시집을 출간할 계획이다.

북콘서트 진행을 맡은 하모니스트 박종성 씨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작가들의 동시와 동화를 빛냈다. [사진=강나리 기자]
북콘서트 진행을 맡은 하모니스트 박종성 씨가 아름다운 음악으로 작가들의 동시와 동화를 빛냈다. [사진=강나리 기자]

정은 작가는 태어날 때부터 소리를 듣지 못하다가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 소리를 듣게 된 소녀 수지, 전색맹으로 색깔을 보지 못하는 소년 한민과 반려견 마르첼로의 이야기를 다룬 자신의 소설 ‘산책을 듣는 시간’ 중 일부를 전했다. 그의 소설은 제16회 사계절 문학상 최종 심사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그는 “외부 사람이 볼 때는 장애가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둘은 그게 장애라고 생각하지 않고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른 사람과 다를 뿐이라고 여긴다. 스스로 그냥 완전하다고 느끼는 두 아이가 ‘산책을 듣는 시간’이라는 사업을 꾸리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장애를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른 사람과 다를 뿐 스스로 완전하다고 느끼는 두 아이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는 아동문학가 정은 작가. [사진=강나리 기자]
장애를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른 사람과 다를 뿐 스스로 완전하다고 느끼는 두 아이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는 아동문학가 정은 작가. [사진=강나리 기자]

정 작가는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면 뭔가 교훈을 줘야 될 것 같은 선입견이 있다. 그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원하는 태도 같다. 아이들이 좀 더 책임감 있는 걸 원하면서도 막상 아이처럼 대한다. 사실 청소년이 좀 더 성숙한 존재일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아름다운 선율로 따뜻한 감성을 전한 피아니스트 조영환 씨. [사진=강나리 기자]
아름다운 선율로 따뜻한 감성을 전한 피아니스트 조영환 씨. [사진=강나리 기자]

하모니시스트 박종성 씨와 피아니스트 조영훈 씨는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 ‘천개의 바람이 되어’, 영화 포카혼타스의 주제가 ‘바람의 빛깔(Color of the wind)’ 조용필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등 감미로운 음악으로 감성을 더했다.

이날 딸 이은후(4) 양과 함께 참석한 시민 최나래(37, 연희동) 씨는 “공간이 무척 예쁘고 날씨도 좋은데다가 동화 작가님의 낭독이랑 연주가 좋아서 아이도 즐거워하고 뭔가 삼합처럼 조화가 잘 이루어져 기분 좋은 공연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참석해 동시와 동화, 연주에 빠져들었다. [사진=강나리 기자]
이날 북콘서트에는 아이와 함께 온 가족들이 참석해 동시와 동화, 연주에 빠져들었다. [사진=강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