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통계청에서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생명표’에 의하면 한국의 기대여명은 83.5세. 100세 시대가 조금 먼 이야기처럼 들린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 통계청 '2020년 생명표' 기준. [사진=EBS 위대한 수업 강연 영상 갈무리]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5세. 통계청 '2020년 생명표' 기준. [사진=EBS 위대한 수업 강연 영상 갈무리]

그런데 2007년 태어난 아이가 104세까지 살 가능성이 50%, 1997년생은 101세 혹은 102세까지 살 가능성이 50%이다. 1987년생은 98~100세까지, 1977년생은 95~98세, 1967년생은 92~96세까지, 1957년생은 89~94세까지 살 가능성이 50%이다. 런던 경영대학원의 린다 그래튼 교수는 앤드루 스콧교수와 공저한 《100세 인생: 저주가 아닌 선물》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둘 중 한 명이 100세 인생에 돌입한 것이다. 이미 다가온 100세 인생을 저주가 아닌 선물로 만들려면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

린다 그래튼 교수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한국교육방송(EBS) 위대한 수업에서 ‘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한국 독자를 만났다. 강연은 ▲우리를 바꿀 세 가지 힘 ▲성공적으로 늙는 방법 ▲장수 시대의 일자리 설계 ▲노년에 적응한다는 것, 총 4강으로 진행되었다.

런던 경영대학원 린다 그래튼 교수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EBS '위대한 수업-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총 4강을 통해 한국 독자를 만났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런던 경영대학원 린다 그래튼 교수는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3일까지 EBS '위대한 수업-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총 4강을 통해 한국 독자를 만났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그는 우리를 바꿀 3가지 힘, △장수 △기술발전 △사회적 추세의 급격한 변화가 우리의 삶과 일의 방식을 바꾸고 있는 현실을 구체적인 사례와 통계를 바탕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단순한 인생 후반 설계가 아닌 인생 전반을 재설계하고 시간을 재구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단계 삶으로 전환, 인생 전반 재설계하고 시간 재구성하는 과정 필요

린다 그래튼 교수는 강연 중 한국과 관련해 “지난 60년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빠른 경제변화를 했다. 농업기반 국가에서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발표 세계 11위 경제 대국이 되었다”며 “앞으로 한국은 기술과 장수가 가져올 변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교육수준이 높은 한국에서 좋은 삶은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라고 여긴다. 이는 100세 인생의 준비가 아니다”라는 따끔한 지적을 하고 “회사가 70, 80대까지 일할 수 있는 미래, 장수 시대를 지지하도록 변화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번 강연에서 린다 교수는 100세 시대에 과거 부모‧조부모 세대의 ‘교육-일-퇴직’으로 구성된 3단계 삶은 더 이상 유용하지 않으며, 자기 삶을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는 ‘다단계의 삶’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3단계 삶에서는 전환기가 교육에서 취업 단계, 퇴직단계 두 번뿐이었지만, 다단계 삶에서는 일과 다른 일, 일과 배움, 일과 휴식 사이에 무수히 많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된다.

그는 “한때는 청년들만 갭이어를 했지만 이제 나이에 상관없이 누구나 갭이어를 할 수 있다”라며 “다단계 삶에서 오래 일하려면 ‘재교육’을 받아야 하고, 완전히 다른 일을 위한 ‘새로운 교육’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전환기 수차례…나이에 상관없이 ‘갭이어’ 필요, 자기성찰 통해 ‘가능자아’키워야

린다 그래튼 교수는 “새로운 삶인 다단계 삶의 핵심은 그 원동력과 궤도가 자신에게서 나와 자기주도적인 것”이라며 자기주도성과 통찰력을 강조했다. 3단계의 삶에서는 앞선 세대를 보며 따라갈 수 있었으나, 다단계의 삶에서는 수많은 선택을 통해 각기 다른 삶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린다 그래튼 교수는 100세 시대 다단계 삶에서 자기주도성과 통찰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린다 그래튼 교수는 100세 시대 다단계 삶에서 자기주도성과 통찰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특히, 그는 건강한 일과 삶의 균형을 가진 ‘가능 자아’를 강조했다. “인생의 어느 시점에든 당신 앞에 여러 가능성이 있다. 전환기를 어떻게 만들지가 중요한데, 경험과 영감을 줄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를 만들고, 스스로 여유를 갖고 자신의 네트워크가 다양한지 살펴라. 그러면 새로운 ‘가능 자아’를 발견할 것이다. 선택지는 많을수록 좋다. 긴 인생 동안 많은 전환기를 거치며 여러 선택지를 만들어 보라.”

그는 미래를 위한 고찰로 다음 3가지를 들었다. “첫째, 내 삶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그것의 가치는 미래의 삶에 영향을 줄까? 둘째, 강화된 나의 능력과 기술, 필요 없어질 능력과 기술은 무엇일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셋째, 내가 가진 가능성은 무엇이며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한 첫 단계는 무엇일까?”

한편, 린다 교수는 나이와 관련해 “삶은 상황과 자기 결정, 행동습관으로 형성되는데, DNA가 노화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25% 이하”이며 “나이는 바꿀 수 있다.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라”고 조언했다.

그는 잘 나이 들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들의 공통된 단순한 습관은 ‘운동’이라고 했다. “주 2,3회 심박수를 높이는 운동을 해야 한다”며, 건강이 노년의 삶을 좌우하는 중요 요소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여유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깊고 진실한 인간관계’라고 강조했다.

100세 인생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피할 수 없는 질문

린다 그래튼 교수는 그의 저서 《100세 인생: 저주가 아닌 선물》에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우리는 100세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에, 이러한 질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전 세계 80세 이상 인구 증가.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전 세계 80세 이상 인구 증가. [사진=강연 영상 갈무리]

린다 그래튼 교수가 100세 시대에 우리가 겪을 변화와 개념을 설명했다면 맥을 같이하며 자기성찰을 통해 노년을 위대하고 아름다운 여정으로 설계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장수 시대를 현명하게 맞기 위한 지침서로는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이승헌 총장이 쓴 《나는 120세까지 살기로 했다》가 있다.

이 총장은 단순히 오래 사는 장수(長壽)가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게 꿈을 실현하면서 완성하는 삶을 이루어 가는 장생(長生)을 강조한다. 그는 건강과 행복, 마음의 평화를 스스로 창조하며 자신의 노년기를 적극적으로 경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원리와 방법, 일상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관리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강연자 린다 그래튼 교수는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실무를 가르치며 ‘일의 미래(Future of Works)’라는 과목을 담당하고 ‘인적 자원 전략’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특별회원으로 활동했고, 경영학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싱커스 50(Thinkers 50)’에 5년 연속 선정되었다. 2013년에는 ‘HR매거진’ 공로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저서 ‘일의 미래’가 비즈니스 북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2015년에는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최우수 강의 교수로 뽑혔다. 저서로는 《초예측》 《100세 인생》 《핫스팟》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