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도서관은 4월 25일(월)부터 “꽃으로 만나는 근현대시 展, ‘그대, 내게 꽃이 되어’” 전을  7월 3일(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정유철 기자]
국립중앙도서관은 4월 25일(월)부터 “꽃으로 만나는 근현대시 展, ‘그대, 내게 꽃이 되어’” 전을 7월 3일(일)까지 개최한다. [사진=정유철 기자]

  시인 김소월 ‘진달래꽃’부터 나태주의 ‘풀꽃’까지 한국 근현대 꽃을 소재한 한 대표시 14편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서혜란)이 4월 25일(월) 개막하여 26일부터 일반에 공개한 “꽃으로 만나는 근현대시 展, ‘그대, 내게 꽃이 되어’” 전시이다.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과 열린마당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김소월의 ‘진달래꽃《개벽, 1922》’ 발표 100년, ‘꽃의 시인’ 김춘수 탄생 100년을 기념하여 우리나라 시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자료의 가치를 국민과 함께 나누는 의미에서 마련하였다.

전시실에서는 한국 근현대 꽃을 소재로 한 대표시 14편을 발표년도 순으로 소개한다. 작가의 전시 작품은 한국시인협회의 자문을 받아 선정하였고, 작품에 관한 설명과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실제 자료를 함께 전시한다. 아름다운 시가 수록된 시집 원본과 사운드, 미디어아트와 설치미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김소월 '진달래꽃' 시집과 소개 자료. [사진=정유철 기자]
김소월 '진달래꽃' 시집과 소개 자료. [사진=정유철 기자]

참여 작품은 △김소월 ‘진달래꽃’△김소월 ‘산유화’△한용운 ‘꽃이 먼저 알아’△한용운 ‘해당화’△이상 ‘꽃나무’△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김동명 ‘파초’△정지용 ‘노인과 축’△이육사 ‘꽃’△조지훈 ‘낙화’ △김춘수 ‘꽃’△박목월 ‘산도화’△이형기 ‘낙화’△나태주 ‘풀꽃’까지 총 14편.

전시실 14개 시는 해당 시인의 커리컬쳐와 시 제목, 발표년도, 시 전문을 소개하고 아래에 시의 의미와 시인의 약력을 적었다.

시를 소개한 부문을 보자. 먼저‘진달래꽃’. 1922년《개벽》에 발표된 김소월의 대표작품으로 3행 반복 형식을 맞추고 있으며, 민요적 율격을 사용하고 있다. 아름다운 모국어를 구사하며, 여성 화자를 앞세워 이별의 정조를 한국인의 정서에 맞게 표현하였다. 전통적 정한(情恨)의 세계를 현대적인 리듬으로 변용하여 근대시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오늘날까지 온 국민이 널리 사랑하는 애송시이다.

전시에서는 한국 근현대 꽃을 소재로 한 대표시 14편을 발표년도 순으로 소개한다. [사진=정유철 기자]
전시에서는 한국 근현대 꽃을 소재로 한 대표시 14편을 발표년도 순으로 소개한다. [사진=정유철 기자]

 

 

김춘수의 ‘꽃’. 《시와 시론》을 통해 1952년 발표되었으며, 이후 1959년 다섯 번째 시집 《꽃의 소묘》에 수록된 김춘수의 대표작품이다. 너와 나의 관계성을 꽃을 소재로 삼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존재의 인식에 대한 사유를 형상화한 관념적이면서도 주지적인 시로, 꽃을 하나의 존재로 설정하여 그 본질과 의미를 찾으려는 갈망을 담고 있다.

또한 전시장에서는 해당 시를 낭송하는 음성을 들으며 전시를 감상할 수 있다.

한국 근현대 꽃을 소재로 한 대표시 14편 시집. [사진=정유철 기자]
한국 근현대 꽃을 소재로 한 대표시 14편 시집. [사진=정유철 기자]

아울러 이이남 작가의 ‘시(詩)가 된 산수(山水)’에서는 근현대 꽃시를 주제로 여러 가지 시어와 꽃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관람하는 동안 작품 속으로 들어가 작품과 하나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왜 시(詩)가 된 산수(山水)인가? 전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현대시는 엄혹한 시대를 거치는 과정에서 존재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였다. 현실의 아픔에 고정된 시선을 자연으로 돌리며 국가의 부재와 혼란 속에서 존재의 의미를 찾으려 하였고 희망을 부여하고자 하였다.

시가 된 산수는 이런 근현대의 시를 배경으로 꽃과 관련된 시어가 지니는 ‘존재론’적인 의미를 동양미학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꽃을 주제로 하는 여러 가지 시어들이 인간의 호흡처럼 살아 움직이며 산수를 만드는 모습을 통해 생기를 느낀다. 또한, 영상과 반사되는 거울 사이에 비추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시와 그림 속에서 주체가 하나되는 온전한 ‘시화일률(詩畫一律)’을 이룬다.

이이남 작가의 ‘시(詩)가 된 산수(山水)’에서는 근현대 꽃시를 주제로 여러 가지 시어와 꽃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이이남 작가의 ‘시(詩)가 된 산수(山水)’에서는 근현대 꽃시를 주제로 여러 가지 시어와 꽃의 이미지를 영상으로 표현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사진=정유철 기자]

 

김종구 작가의 설치미술, 움직이는 풍경(Mobile Landscape)을 볼 수 있다. 4월 25일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열린마당에서 진행된 개막 행사에서 김종구 작가는11미터 대형 종이 위에 쇳가루로 꽃시를 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는 이 작품은 마치 움직이는 풍경처럼 느껴진다. 이 설치미술 작품은 전시기간 동안 본관 1층 열린마당에서 관람할 수 있다.

‘그대, 내게 꽃이 되어’ 전은 우리가 사랑해온 꽃과 관련된 근현대시를 한자리에 모아 시각, 청각, 후각을 통해 다채롭게 즐기며, 시에 나타난 꽃을 새로운 차원으로 경험해 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온 우리 모두에게 이번 전시가 활기찬 봄을 맞이하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꽃으로 만나는 근현대시전 ‘그대, 내게 꽃이 되어’는 7월 3일(일)까지 국립중앙도서관 본관 1층 전시실과 열린마당에서 열린다.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