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권익 원장 중앙대학교 의료원 의료원장, 병원장, 중앙대학교 의무부총장
2002 국제인명센터(IBC) 올해 국제과학자, 2005 영국 국제인명센터 세계 100대 보건의료 전문인 선정

“제가 서울대 의대 합격소식을 전하면 기뻐하실 줄 알았던 어머니가 자신 앞에 무릎을 꿇려 앉히시고 ‘너 환자 기다리지 않게 할 거냐? 환자 손잡고 눈 마주치고 진료할 거냐? 두 가지 못 지킬 거면 가지마라.’하셨죠.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항상 노력할 뿐입니다.” 지난 5월 23일 천안소재 국학원을 찾은 하권익 중앙대의료원 원장의 말이다.

병원장만 8번째로, 부임하는 곳마다 개혁과 혁신을 이뤄낸 하 원장은 자신의 경험과 함께 가슴 따뜻한 신념을 전했다. 그는 강의 전 “여기 국학원이 인간존중의 철학을 교육하는 곳으로 알고 왔다.”며 시종 참석자에게 웃음과 공감을 주었다. 다음은 하 원장의 강의내용이다.

경영 중 첫 번째 경영해야 할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이다. “오늘 내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미치겠다.” 이런 에너지가 솟아나야 누군가를 존중하고 내가 속한 사회, 나라를 사랑하게 된다. 태어나는 것은 선택이 아니어도 이후의 삶은 내 선택이며 나는 나의 삶을 사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암 선고를 받고도 ‘갑작스런 죽음이 아니라 몇 달의 시간이 주어진 것이 기쁘다.’며 매일 자신을 위해 생일축하의 노래를 부르는 분이 있다.

그다음으로 경영해야 할 중요한 사람이 ‘내부고객’이다. 용산 병원에서 2천 명, 삼성병원에서는 3천6백명에게 직접 생일축하 전화를 하며 챙기는 이유는 “당신의 생일을 기억하듯 당신에게 관심을 갖고 존경하고 사랑한다.”는 확신을 전하는 데 있다.

또한 21일을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로 정해 약 680여 쌍 기혼 직원 집에 감사인사와 함께 장미꽃 1상자씩 보냈더니 전화에 불이 날 지경이었다. 감동하는 직원을 보며 제가 마음먹은 것 하나로 내부고객이 행복할 수 있다면 ‘뭘 또 할 수 없을까?’ 자면서도 고민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환자가 눈뜨기 전 VIP 환자 회진을 먼저 한다. VIP 환자는 바로 직원 또는 직원가족을 말한다. 6시 30분 응급실을 지나 밤 근무한 직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직원가족 병실에 들러 ‘이렇게 훌륭한 따님을 보내줘서 감사하다.’는 인사와 최선의 치료를 약속한다.

또한 반말은 인간존중에 역행하므로 반말하는 사람은 실력이 좋아도 채용하지 않는다. 가끔 젊은 의사가 실력만 믿고 인간적으로 안 되었을 때는 가운을 벗고 가차없이 욕도 하면서 화를 낸다.

칭찬할 수 있는 것 놓치지 않는 것이 사랑이고 존중이다

직원들을 칭찬할 수 있는 것을 놓치지 않고 칭찬하는 것 자체가 사랑이고 존중이다. 삼성병원에서는 하루 3번 가정, 병원에서 칭찬하자고 찬찬찬 운동을 벌였다.

병원에는 여섯 직종이 있는데 중요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모두가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일례로 아침 일찍 환자를 수술실로 옮기는 용원아저씨도 환자의 마음을 헤아려 환자이름과 담당 의사를 확인하고 들어가 손잡고 따뜻한 말을 건네며 담당의사에 대해 안심을 시켰을 때 혈압이 안정적이어서 마취도 잘되고 수술 시 출혈도 훨씬 적어 성공 가능성도 높아졌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모두 자기가 행운아라는 생각을 하도록 하는 것이 병원장의 일이다. 자기 삶에 확신을 가지고 내부고객끼리 사랑하고 존중하면 외부고객에게 잘하라 하지 않아도 절로 된다. 자기 안에서 사랑이 넘쳐 ‘환자에게 무엇을 해줄까?’ 먼저 생각한다.

보훈병원장이 됐을 때는 한쪽 벽에 초대형 태극기를 걸고 ‘아, 나의 조국 대한민국!’이라 써 붙였다. 환자들이 휠체어를 타고 와서 경례하는 모습을 보며 저분들께 뭔가 더 해 드리자 결심했다. 당시 국가유공자인데도 제대로 대우를 못 받는다는 것 때문에 조금만 섭섭하면 병원장실로 쳐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방에서 마이크로 환자를 부르던 것을 반드시 나가서 정중히 맞도록 하고 호칭도 ‘000 유공자님’으로 바꿨다. 이어 약봉지에도 ‘000 유공자님’으로 표기를 바꿨더니 상이용사가 집에서 잘 보이는 툇마루에 약봉지를 세워 국가유공자임을 자랑하셨다고 한다.

환자 존중하는 병원은 수술실에 환자의 연령, 취향을 고려해 5가지 이상 음악을 추려 준비한다. 고객의 수준에 다가가는 것이 바로 인간존중이다. 하 원장은 C.A.P(Creative change    창조적인 변화를 갖는 삶, Active action 능동적으로 활기차게 실천하는 것, Positive position 항상 긍정적인 태도)를 강조하는 것으로 강의를 마쳤다. 참석자들은  모두 일어나 박수로 하권익 원장의 감동적인 강의에 감사를 표했다.

사단법인 국학원과 (주)일지아카데미는 매월 ‘달인 특강’을 마련해 국학활동가와 일반시민에게 명품강의를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