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과연 공정할 수 있을까? 근본적인 다름을 공정으로 포용할 수 있을까? 올해 두산아트센터가 선정한 두산인문극장의 주제는 '공정(Fairness)'이다. 오는 4월 4일부터 7월 23일까지 주제와 연관된 강연, 전시, 공연을 선보인다.

〈두산인문극장〉은 두산아트센터가 2013년부터 시작해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으로 인간과 자연에 대한 과학적, 인문학적, 예술적 상상력이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빅 히스토리’를 시작으로 ‘불신시대’, ‘예외’, ‘모험’, ‘갈등’, ‘이타주의자’, ‘아파트’, ‘푸드’까지 매년 다른 주제를 선정하여 우리 사회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고민해왔다.

[포스터=두산아트센터 제공]
[포스터=두산아트센터 제공]

 

올해 〈두산인문극장 2022〉는 ‘공정’ 주제와 연관된 강연 8회, 전시 1편, 공연 3편을 선보이며 다양한 관점으로 이야기할 예정이다.

먼저 ‘두산인문극장 2022: 공정’ 무료강연을 4월 4일부터 5월 30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한다. 강연은 경제, 역사, 정치, 뇌과학 등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공정과 연결된 대한민국의 능력주의, 청년, 성차(性差), 장애 등에 대해 다양한 관점의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 섞여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모두 이 질문들을 어떻게 미래를 향한 힘으로 다듬을 수 있을지 살펴볼 예정이다.

첫번째 강연은 4월 4일 경제학자 최정규가 '공정'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재조명하고 현재화하며 ‘정의’에 대해 다시금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한다.

4월 11일  두번째 강연에서 역사학자 김호는 조선시대 공정에 대한 인식을 통해 대한민국 능력주의의 뿌리를 찾아본다. 4월 18일 천관율 alookso(얼룩소) 에디터는 한국 청년들의 공정 감각의 형성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질문해본다. 4월 25일 송지우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불평등한 사회에서 공정한 절차는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현대 정치철학 논의를 중심으로 다뤄본다.

심리학자 김학진은 사회신경과학 그리고 신경경제학 연구들에서 밝혀진 ‘공정의 뇌과학적 기원’에 대해 소개한다.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공정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최신 뇌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제안할 예정이다. 과학기술학자 임소연은 미래지향적인 관점에서 성차(性差)를 고려하는 과학 연구의 가능성을 살펴본다. 김정희원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조직 공정성의 의미를 알아보고 공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이론과 실천의 접점을 모색해 본다. 마지막으로 변호사 겸 공연예술가 김원영은 공정과 사회제도, 사랑과 우정의 관계를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과 입장에 비추어 조명할 예정이다.

‘두산인문극장 2022: 공정 Fairness’ 강연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30분부터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진행, 강연 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된다.

[포스터=두산아트센터 제공]
[포스터=두산아트센터 제공]

 4월 20일부터 5월 25일까지 두산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 《Skyline Forms On Earthline》은 ‘공정’에 대한 김민정, 문서진, 최태윤, 황예지 작가의 시선과 고민, 제안을 담는다. 이번 전시는 공정의 가능성이 불완전함을 받아들이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음에 주목했다. 제각각의 질감과 높낮이를 가진 땅과 맞닿아 그려지는 하늘의 모양이 만들어내는 균형처럼, 각자 다른 처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개인’에 대해 생각하고 ‘다름을 인정함’으로부터 생겨날 가능성을 탐구한다.

공연 3편은 연극 〈당선자 없음〉, 〈웰킨〉, 〈편입생〉으로 구성했다. ▲연극 〈당선자 없음〉은 우리나라 제헌헌법을 만든 과정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정의’ 혹은 ‘공정’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한 것들이 최초의 사회계약 과정을 통해서 오래 전 ‘합의’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은 극작가 이양구와 연출가 이연주가 함께 호흡을 맞춘다. ▲연극 〈웰킨〉은 〈차이메리카〉로 잘 알려진 영국 극작가 루시 커크우드의 신작이다. 나이, 출신, 인종, 계급이 다른 12명이 여성들이 한 사건의 배심원으로 모인다. 여성들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노동, 계급, 종교, 법, 성별 등의 공정성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논쟁한다. ▲연극 〈편입생〉은 미국 극작가 루시 서버의 작품으로 교육 시스템의 공정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재능이 있지만, 빈곤한 환경 때문에 학업에 매진할 수 없었던 두 학생이 명문대 편입 면접을 앞두고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2020년 제11회 두산연강예술상 공연 부문 수상자 윤혜숙이 연출을 맡는다.

〈두산인문극장 2022: 공정〉 강연과 전시는 모두 무료로 진행한다. 다만 강연은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후 참여할 수 있다. 4월 강연(4회차) 예약은 마감되었으며, 5월 강연(4회차) 예약 일정은 추후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지할 예정이다. 공연은 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