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원이 3월 25일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제2대회의실에서 “교육기본법의 ‘홍익인간’교육 방향성 재조명”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심백강 박사는 “고조선의 ‘홍익인간’ 정신과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나라는 2차대전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하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되었다”며 “이제 당면한 과제로 중화중심주의 사대주의, 민족혼을 말살한 일제의 식민사관, 무비판적 서구지향화를 타파하고 한국혼이 살아 있는 교육, 뿌리 깊은 국적 있는 교육, 즉 경제혁명과 정치혁명을 넘어 교육혁명을 이룩하는 것이 이 시대 한국인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심백강 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심백강 박사. [사진=김경아 기자]

이어 심 박사는 대한민국의 교육이 나아갈 방향으로 1)국부(國富)를 넘어 국혼(國魂)의 시대로 2)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도구교육에서 문, 사, 철 중심의 인문교육으로 국, 영, 수 중심의 지식교육에서 수양, 수련, 수행 중심의 지혜교육으로 과감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3)자본주의와 사회주의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4)무시무종의 홍익인간 세계관을 가르치고 5)2분법적 논리를 뛰어넘어 너와 나가 하나 되는 홍익인간의 3.1철학을 가르치자고 제언했다. 3.1철학은 음과 양, 흑과 백, 선과 악이 서로 대립하는 양의(兩儀)가 아니라 서로 상생하고 상승하면서 새로운 하나를 창조하여 삼극(三極)이 된다는 ‘천부경’이 강조하는 철학이다.

심 박사는 또한 “인간이 물질의 부속물이나 노예로 전락할 위험 요소를 다분히 내포하고 있는 서구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함과 한계를 극복하고 인간이 우주만물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서로 화해하고 융합하면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곧 하나님이라는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의 홍익인간 인생관을 이제 한국과 세계의 인류에게 널리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근철 미국 캐롤라인 대학 교수. [사진=김경아 기자]
이근철 미국 캐롤라인 대학 교수. [사진=김경아 기자]

이어 “성공회대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총론 개정방안’비판”을 발표한 이근철 캐롤라인대학 교수는 '학교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총론 개정방안(이하 개정방안)'에서 제기한 교육이념 ‘홍인인간’에 관해 제시한 문제를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이 교수는 “첫째 홍익인간의 이념이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라 한 것은 시상이나 이념은 당연히 관념적이고 추상적이다. 민주주의 역시 마찰가지이다. 처음부터 구체화된 개념이 아니라 오랜 역사를 통해 수많은 학자에 의해 다듬어졌을 뿐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둘째 홍익인간이 친일계 인사들의 주도로 교육이념이 되었다고 한 것은 당시 교육이념을 제정하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견해”라고 지적했다. 홍익인간을 찬성했던 백낙준은 친일활동을 한 것이 사실이지만 홍익인간을 반대했던 백남운은 철저한 마르크스 유물사관론자로서, 주창자의 사상을 바탕으로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개정방안’의 델파이 조사 전문가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정립하는 데 앞장선 이는 초대 문교부장관 안호상이었는데, 안호상이 친일을 했다는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홍익인간 이념이 국가 교육이념 및 관련 개념들과 논리적으로 정합적이지 못하다는 ‘개정방안’의 지적에 관해 이 교수는 “이는 홍익인간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고조선의 건국이념 정도로만 생각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결론에서 “홍익인간은 민주주의가 담고 있는 인간존중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추구한다. 홍익인간은 민주주의가 담고 있는 자유를 넘어 유익을 말하고, 평등을 넘어 화해와 공존을 말한다. 홍익인간은 편협한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지구촌의 여러 갈등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큰 실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라면서 “산업혁명 이후 서양의 과학, 물질문명이 세계의 주류를 이루어왔지만 오늘날 이로 인한 부작용도 심각히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동아시아 문화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져 가고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방향도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는 이때 홍익인간이 담고 있는 의미를 매우 긍정적으로 연구하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매림 대한사랑 사무총장. [사진=김경아 기자]
이매림 대한사랑 사무총장. [사진=김경아 기자]

 

이매림 (사)대한사랑 사무총장은 “‘홍익인간’사상과 고조선의 건국철학”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대한민국 국통, 대한국인의 정체성 척도는 ‘홍익인간’에 있다”며 “일제의 황국신민화 정책의 핵심은 황국사관 정립이고 이는 단군조선을 부정하고 위만, 한사군 역사를 정립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제23주년 3.1절 선언문(1942년 3월 1일)’에는 위만조선, 한사군이 없다고 소개했다.

“우리 민족은 처음 환국桓國이 창립된 이래 檀君·夫餘·三韓·三國·高麗·朝鮮 및 大韓民國을 거쳐 5천 년의 국가 주권은 한민족에 의해 계승되었으며 한국 강토에 근거해 서로 물려주면서 큰 난리를 겪어도 우뚝하게 독립하였고 민족의 광채를 보전하며 백 번 전쟁에 분발하여 시종일관하였고 全國家의 인격을 보전하였다.”

김진희 홍익교원연합 부회장. [사진=김경아 기자]
김진희 홍익교원연합 부회장. [사진=김경아 기자]

또한 이 총장은 “1958년 문교부의 〈문교개관〉에 ‘홍익인간은 우리나라 건국이념이기는하나 결코 편협하고 고루한 민족주의 이념의 표현이 아니라 인류공영이라는 뜻으로 민주주의의 기본정신과 부합되는 이념이다’고 설명했다”고 소개했다.

김진희 홍익교원연합 부회장(서울 온곡초등학교 교사)은 “‘홍익인간’ 교육 현장 실천 사례”라는 주제 발표에서 “많은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꼭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아이들이 자기가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 자기 삶을 정말 즐기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컸으면 좋다’라고 하는데, 이게 우리의 홍익이나 이념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홍익인간교육 3가지 방법으로 러브마이셀프 교육(자기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하는 교육), 자기계발교육(뇌의 무한한 가능성에 도전, 자기신뢰 회복 교육), 홍익의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교육을 제시했다.

김 부회장은 러브마이셀프교육으로 자존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쟁과 비교 속에서 열등감에 빠진 아이들은 부정적인 뇌를 긍정적인 뇌로 바꾸는 것으로 활기찬 몸만들기, 정서조절, 칭찬하고 격려하는 문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김 부회장은 자기계발교육으로 남과 비교한 자신감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는 자신감, 본질적인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는 도전 프로젝트로 자신의 한계를 넘어 자신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익의 꿈과 희망을 갖게 하는 교육으로 작은 것부터 시작하여 하루 한가지 실행하는 홍익실천, 함께 실천하는 홍익프프로젝트를 소개했다.

국학원의 “교육기본법의 ‘홍익인간’교육 방향성 재조명”학술대회는 주제발표 후 종합토론을 진행하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국학원의 “교육기본법의 ‘홍익인간’교육 방향성 재조명”학술대회는 주제발표 후 종합토론을 진행하였다. [사진=김경아 기자]

김 부회장은 ‘친구의 고민을 들어주었다’ ‘수업에 집중했다’‘친구를 칭찬했다’ ‘아파트 경비아저씨께 인사를 했다’ 등 다양한 아이들의 홍익실천사례를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부회장은 “홍익인간 교육은 인간의 가치와 가능성을 실현하는 교육이다. 공존과 공생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류교육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김광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명예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되었다.